이상은의 하이든 첼로협주곡
작년 교축때 인상깊게 들었던 연주자인데 오늘은 더 없이 연주가 좋았다
부드럽고 우아하고 또 자신감에 가득찬 연주였다
더구나 앵콜곡은 바흐 무반주곡,
개인적으로는 근래 들은 국내 첼리스트 연주중 최고였다

오늘 캐나다에서 온 지휘자에 흠뻑 빠졌다
다소곳이 지휘할때는 쇼팽 뒷모습 같다가도
격정적으로 음을 끌어낼때는 두다멜 이상이었다

KBS향의 연주가 갈수록 좋아진다
별 기대하지 않은 공연에서 너무나 큰 감동을 받은 행복한 하루였다

다른건 잘 기억이 안난다. 하지만 공연과 내가 대화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 느낌은 마지막 연주부터였다. 4번 째 곡명도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쇼스타코비치의 곡이였다.
연주자들의 활은 역동적이였지만 생동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조, 그것도 암울함만 가득하고 단 한번도 밝은느낌은 없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지휘자에게 물었다. 이대로 관객들을 집으로 보낼거냐고
영화 캣츠의 리뷰 중 하나가 떠올랐다.
"남겨진 우리들은 불행하게도 계속 살아가야 한다." 이대로라면 말이다.
곡이 끝난 후 우리를 이대로 보내지 말라는 의미의 박수를 쳤다.
앵콜곡명도 뭔진 모른다. 하지만 직전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기운의 곡이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장조. 또한 우리를 집으로 보내주는 느낌이였다. 곡이 진행되는 동안
마무리된 무대에서 커튼이 내려가고 있으며 그 사이로 잘 가라는 말을 우리에게 밀어넣는 인상을 받았다.
아까 지휘자에게 한 질문이 해소되는 기분이였다. 동시에 공연과 나 사이에 대화가 있었다는 감동마저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