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인생 저도 한 번 콘서트를 가보지 못 했지만 부모님도 제대로 된 공연을 보러가신 적은 없다 하셨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이문세 콘서트를 인터넷에서 보게되었고, 평소 이문세 음악을 자주 들으시던 부모님이 생각나 찾아봤더니 가까운 청주에서도 하는 게 아니었겠습니까, 이건 예매하라는 게시였죠.

당시 취준생이었던 저에게 25만원정도는 아주 큰,,, 정말 큰 금액이었지만, 원래 가족을 위해서 쓸 때는 과감해지는 법 아니겠어요. 제 옷은 3만원짜리도 비싸서 몇 날 며칠을 고민하면서 말이죠.

작년에 예매를 해두고 잊다시피 시간이 흐른 후 어느 새 공연날, 정신없이 일을 하고 집에 와서 밥을 먹고 이제야 핸드폰을 확인하니 잘 보고오겠다는 부모님의 연락이 와있었습니다.

끝나고 전화를 했을 때 부모님의 목소리는 한껏 격앙되어 있었습니다. 너무너무 좋았다네요.
막내 덕에 이런 경험도 해본다며, 2층이라 얼굴도 제대로 안 보였지만 직접 들으니 너무 좋았다고.

그 날 이후로 이문세 노래만 들으면서 복습하시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 왜 진작 해드렸을까,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꼭 같이 보러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덕분에 괜시리 따뜻한 밤들이었습니다.

엄마를 모시고 갔는데 엄마가 좋아하셨어요.
콘서트 오래오래 많이 해주세요. 정말 최고의 공연이였습니다!

이번이 이문세님 콘서트는 처음이었는데 가사는 잘 몰라도 멜로디는 다 알아서 흥얼거리게되고 역시나 말씀도 유쾌하게 잘 이끌어주셔서 지루한 줄 모르고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네요. 공연다운 공연 감상했고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또 들으러갈께요.

1988년 울산에서 시골로 이사를 오게되었습니다. 맏이신 아버지는 연로하신 부모님의 고집으로 하던 사업을 모두 접으시고 부모님을 모시기위해 시골로 낙향하시게 되었습니다. 난데없는 시골행으로 우리가족은 힘든 시간을 보내게되었죠. 낯선 환경, 아버지의 좌절, 시골의 텃세등 중2였던 저는 이 모든것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어렸습니다. 사춘기로 엄마에게 온갖 스트레스를 풀며 원망을 하던시기었습니다.
그때가 아마 이문세 5집인가가 발매되었을 무렵이었나 봐요.
늦은 오후 마이마이를 틀고 집으로 향하던 그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라일락 꽃향기 맡으며~~"
아카시아향이 코끝을 흔들며 마음속 깊이 위로가 되었던 그때가 기억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때 들었던 그 노래는 여전히 제 마음을 흔드는 노래가 되었습니다.
시골생활로 경제적으로 힘들었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 가수의 콘서트는 꿈도 못꾸던 시절이 지나고 이젠 어느던 중년이 되어 이문세 콘서트를 갔습니다.
열넷열다섯살 시절이 그대로 밀려와 너무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시간을 되돌릴수는 없지만 그때의 그 마음으로 함께 했던 시간이 너무 감사했습니다.
또보러갈게요

너무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