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카르미나 부라나가 2011년 수성아트피아 공연이었는데
두 번째 카르미나 부라나에서 수성아트피아 소년소녀합창단을 보니 참 반가웠습니다.

단원들의 표정을 볼 수 없었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지만,
모두 마스크를 벗고 노래하고 감상할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면 좋겠네요.

마스크 쓰고 노래를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 텐데 모두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확진자가 많이 나와서 열 명 이상 빠진 상황에서도 끝까지 멋진 공연 완성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유명한 합창 칸타타를 전곡으로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일생 몇 번이나 올까요.
동행했던 사람은 중세인의 삶과 정서를 상상하며 즐겁게 들었다고 했습니다. 매우 공감 가는 감상법이라고 동의했습니다. 도입부를 들으며 합창단의 구성이 조금 약한 듯 했지만 이유를 마지막에 지휘자가 설명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빠진 합창단 멤버가 적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공연은 이내 근사해졌습니다. 천년 전의 사람들도 그랬고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삶에 몰입하고 사랑하는 가운데 정답 없는 유한한 인생은 결국 거대한 운명의 수레바퀴에 휩쓸려서 사라집니다. 그리고 인간의 삶은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유한한 듯 무한한 인간의 역사는 거창한 이념과 한두 사람의 위대한 영웅적 행위가 아닌 희로애락의 일상 속에서 이어지는 것입니다. 어떤 시대에 있던 우리는 다 같은 인간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며 노래하기를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노래도 영원할 것 같습니다.
인간의 운명을 은유한 가장 가련한 백조의 노래를 가장 빛나게 불러내던 테너에게 큰 박수를 보냅니다. 소프라노와 목 상태가 안 좋아 보였지만 마지막까지 평정을 회복하던 바리톤에게도 박수를 보냅니다. 남녀 합창단과 의젓하던 어린이 합창단, 중심을 잡아주던 오케스트라 모두 칭찬받을만 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