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어요 이고르 레빗 !

정말 잘 봤습니다

클래식 공연은 잘 안가는데 거의 유일하게 듣는 igor levit이라 들으러 갔어요
연주가 너무 좋았어요, 굉장히 몰입도 있게 집중해서 잘들었습니다.

다음에 또 오시면 보러갈게요

이고르를 직관해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고, 거부할 수 없는 선곡이었다. 때로 학생처럼 '땅땅' 두드리는 느낌도 있었지만...(최애 피아니스트의 해석과 비교를 하게 됨) ^^;; 다양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경험한 귀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내 뒤 중블 3열 지연관객이 소란스런 입장한것도 모자라 연주 내내 부산스럽게 가방을 여닫으며 동전을 세는 추태때문에 스트레스 받았다. 숨조차 몰아 쉬는 마당에ㅠㅠ 아티스트에게도 들렸으리라ㅠㅠ 앙코르곡 남았는데 곳곳에서 휴대폰알림음부터 요란법석을 떨고 민망해서 내가 숨고싶었다. 기본이 갖추어진 자들만 소중한 연주를 들을 자격이 있다.

이고르 레빗의 공연이 시작되면서 인터미션이 될 때까지 그의 공연과 나의 육체와 정신이 하나로 되었다. 꽉찬 객석 사이사이의 공기를 피아노 연주 소리와 이고르 레빗의 격정이 때로는 숨 죽이며, 때로는 폭발하며 휘젖는 공연.
베토벤의 소나타 곡이 왜 이렇게 아름다운지 그 절정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첫곡 템피스트 1악장에서 치고 들어오는 3초만에 나의 모든 신경과 에너지가 연주에 휩쓸려 버렸다.
절정은 마지막곡 Waldstein 이 가지고 있는 공격적인 연주와 나를 엿가락 처럼 늘어뜨리는 2악장 그리고 단거리 육상을 연상시키는 3악장의 이어짐은 환상 그 자체였다.
물론, 간혹 몇 사람들이 악장간 박수소리가 일부 나오며 연주자와 청중의 맥을 끊는 상황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맥이 이어지는데 이고르의 2초간의 호흡이면 충분했다.
공연이 끝나고 나도 모르게 이고르와 함께한 1시간반 가량 그에게만 집중된 에너지 때문인지 나도 등과 어깨가 ^^ 욱신 거리고 20km 마라톤을 뛴 것 처럼 에너지가 소모된 느낌이다.
처음에 4곡만 연주됨(물론, 앵콜곡으로 엘리제를 .. 포함하면 5곡)에 아쉬웠으나, 그 이상의 곡이 연주되었다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따라가지 못했을 듯 하다.
늦가을 녹록하게 된 육체와 정신이었지만, 또 새롭게 내일을 그리고 남은 2022년을 처음의 마음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리프레쉬를 얻은 날이다. Super! Igor lev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