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았어요

이번에도 너무 좋았습니다 다음에도 기회가있다면 꼭 다시보고싶습니다

4시간 가까이 리사이틀을 처음이네요. 체력은 정말 장난이 아니에요…최고입니다.

이분이 콩쿨에 연연하지 말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 긴가민가하고 갔었다. 당신이야말로 정말 음악과 작곡가에 대한 깊은 애정과 존경을 가지고 음악자체를 즐기는 사람이었다. 무려 4시간 가까이 곡설명과 연주를 하는 열정은 정말 돈이 아깝지 않았고 앞으로 이분이 다시 온다면 또 가봐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프로그램이 비공개된 렉처 콘서트라고 하여 어떤 형식과 내용의 공연일까 무척 궁금해 하며 어쨌든 안드라스 쉬프의 4년만의 내한이니까, 하고 예매했습니다. 요즘 클래식 음악회 프로그램은 너무 정형화 되어 2-3년 전에 프로그램을 미리 짜놓기도 하는데, 그건 마치 2-3년 뒤에 저녁을 무엇을 먹을지 미리 짜두는 것과 같다고 말씀하시며 공연을 시작하셨죠. 연주 전에 들려주시는 바흐에게서 모짜르트가 받은 영향, 음악에서 도돌이표의 활용, 노래하는 모짜르트와 웅변적인 하이든, 모짜르트와 하이든 / 베토벤이 모티프를 활용하는 방법이 어떻게 다른지, 바흐와 베토벤의 페달링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가 어떤 상황에서 쓰여졌고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강연 한마디 한마디 모두 의미있고 연주의 감상을 더 깊이 할 수 있게 해 주는 유익한 내용이었어요. 뵈젠도르퍼 피아노로 들려주신 유려한 피아노 연주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았고요. “사람들이 잘 안다고 생각하는” 템페스토의 마지막 악장은 알레그레토여서 그렇게 빠르게 연주해서는 안된다고 말씀하신 후 연주를 들여주셨는데 정말 다르고, 섬세하게 아름다운 템페스트였고요.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595 가 휘몰아친 후 마지막 음의 잔향까지 끝까지 느낀 후 박수가 쏟아졌던 것도 황홀한 경험이었습니다. 좋은 재료로 최고의 셰프가 설명 곁들여가며 차려주신 오마카세를 만끽하고 나온 느낌이랄까요. 끝나지 않는 박수에 다시 나오셔서 들려주신 앵콜곡들도 좋았어요. 4시간 가까이 이어진 공연이었지만 저녁을 안 먹고도 허기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성찬이었습니다. 환상적인 공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