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 파탈; 가려져 버린" (작,연출:이슬기 조명디자인:홍성학 포스터디자인:장귀리 사진:조윤주 영상:채형식 출연:고지혜, 김서영, 강민지, 유유림, 김채련, 정새롬 제작:플레이팩토리 우주공장 극장:소극장 산울림 별점:★★★☆☆) 2013년도 부터 매년 고전을 주제로 연극을 만들어 온 "2023 산울림 고전극장" 네 번째 작품이다. 올해는 ''고전문학, 이야기의 기원을 찾아서'' 라는 주제로 네 편의 공연이 올려진다. 2017년도에 "움직이는 사람들" 이라는 공연을 봤었던 플레이팩토리 우주공장 작품이다. <히든 죄수> 는 사람들의 인식 속 ''부정적 선입견''이라는 감옥에 갇힌 신화 속 죄수를 찾아 그들 나름의 사연을 들어본 다음, 현재에서 다시 판결을 내리는 신 개념 심판대이다. ''남편과 시누이 살해죄''의 인안나, ''도의적 살인죄'', 다른 말로 ''우리 인간의 원죄 유발죄''의 릴리트, ''무수한 살인죄''의 메두사, ''대량 학살죄''의 펜테실레이아. 이들은 과연 무죄를 선고 받을 수 있을까? 메두사 말고는 잘 모르는 얘기이다. 신화를 이런 시선 으로도 볼 수 있구나... 열연을 펼친 배우들을 응원하며 별점 1개 추가!

너무 좋았어요. 이런 내용들을 모르고 있었다니요. 모계에서 부계로 넘어가면서, 모든 최초의 신인 여신들을 지우는 과정이 신화에서 있었다는 말은 들은바 있는데 이런 것이었군요. 공연 또 올라왔으면 좋겠어요.

들어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매력적인 인물들과 뛰어난 연출로 즐겁게 보고 왔습니다

생소한 신화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가져와 연극으로 그려낸 구성이 흥미로운 작품이에요. 연극의 취지가 잘 느껴졌어요.

사실 제가 연극을 자주 보는 편도 아니고, 4명의 주연 중 그 속 사정까지 확실히 아는 인물은 메두사 뿐이라, 관람 전에 내가 과연 이 공연을 잘 즐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긴 했었어요. 하지만 막이 오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공연은 인안나, 릴리트, 메두사, 펜테실레이아 라는 4명의 인물을 중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4명의 인물에 대해 잘 몰라도 걱정하실 것 없어요. 아주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거든요.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이 4명의 인물들은 각자의 이름으로 신화에 강렬한 업적을 남긴 존재들입니다. 또 모두가 무시할 수 없는 꼬리표를 달고 있지요. 이 공연은 그들이 달고 다니는 꼬리표만으로 그들을 정의하고 판단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꼬리표는 누가 붙였을까? 라는 질문을 계속해서 던집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들은 이들도 각자가 처한 자리와 환경에서 소신을 다하고, 남들처럼 스스로 믿는 대로 열심히 살았을 뿐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생각은 자연스럽게 이들이 가진 다른 점은 무엇인가?로 확장됩니다.

이 극은 단순히 ''여자''라는 이유로 평가절하되는 일은 수 없이 많으며, 예나 지금에나 똑같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직면 시켜주는 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여자들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존재라고 격려까지 해주죠. 분명 비범한 신화 속 인물들의 이야기지만, 저같이 그저 현실 속 평범한 여성들도 느끼며 살아왔던 부당함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진실이겠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해서 절대 외면하면 안되는 부분들을 콕 집어주는 공연입니다. 정말 생각을 많이 하게하는 작품이예요. 동기부여가 필요한 여성분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힘을 얻어갈 수 있는 공연이예요.

6명의 배우님들 연기도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히 연기력뿐만 아니라 각자 맡은 캐릭터를 찰떡같이 소화하는 모습과 파워가 정말 압권입니다. 소극장 연극 특성상 연출에 한계가 있을텐데, 빛과 그림자의 각도, 조명, 의자를 이용한 적절한 연출들이 개인적으로 너무 신박했구요. 배우들의 의상도 군더더기 없이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공연 연출과 배우분들을 앞으로도 자주 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