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남씨~ 언제 들어도 좋은 노래들을 디너쑈 아닌 체육관에서 보게 됐지만 너무넘 좋았어요
남편과 함께한 저녁시간 ~즐거운 추억을 또 하나 만들었네요^^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들에 아름다운 추억들 많이 만들려구요~ 늘 건강하셔서 좋은노래 많이 들려주세요 GOD BLESS YOU!!

특유의 말솜씨로 웃기다가 모란동백으로 날 울리다...

어머니가 너무 너무 좋아하셔서 함께 나들이 갔어요^^

작년 연말에 한 쎄시봉 콘서트에 보내드리려고 했지만 너무 비싸서 못 보여드리고

이번에 공연 현수막을 보고 부랴부랴 바로 예매했지요~

저 또한 놀러와의 쎄시봉 편을 보고 음악에 반해 있던 터라 함께 가기로 하고,

콘서트는 역시 그 분의 노래를 많이 알아야 제맛이니

노래도 몇 곡 찾아서 듣고 놀러와 쎄시봉 편도 다시 보고^^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갔더니 역시 아는 노래도 많이 있었어요 ㅋㅋ

모르는 노래도 역시 있었지만 키높이 구두를 신으시고 노래 부르시는 게 안쓰러웠지만

ㅋㅋㅋㅋ 역시 왜 그분의 노래를 좋아하는지 왜 노래를 잘 부른다고 하시는지

정말 알겠더라고요^^

단순히 재밌는 분으로 알았지만 역시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오래 가는~

어머니들의 소중한 추억들을 느낄 수 있는 쎄시봉 오빠들의 노래 앞으로도

더 많이 듣고 싶으니 활동 많이 해 주세요^^

다음에 기회되면 쎄시봉 멤버 다 나오는 콘서트 또 가고 싶네요~^^

엄마와 즐거운 추억 만들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엄마, 조영남이 누구야?"

내가 처음 조영남 아저씨를 알게 된건 초등학교 때였다.
나는 생각이 안나지만 어느날 학교에서 온 내가 엄마에게 이렇게 물어봤다고 한다.
같은 반에 조영남 아저씨 딸이 있다면서.
그 때 그냥 가수구나- 하고 고개만 끄덕이고 말았는데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내 머릿 속 사전에서 조영남 아저씨의 정의는 그냥 '가수' 한 단어였던 것 같다.
그 가수라는 정의도 꼴랑 화개장터에서 도출되었지만 말이다.

부모님께 티켓 선물을 드리면서 어찌하다 나도 가게 된 조영남 아저씨의 콘서트는
그 정의를 완전히 뒤바꿔버렸다. 물론 2시간짜리 콘서트 하나로 조영남이라는 사람에
대해 완벽히 알게 되는 건 불가능했지만 적어도 내가 아저씨의 팬이 됬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그처럼 다재다능하고 멋있는 인물에 대해 왜 여태 관심이 없었을까, 할정도로.

처음 부천체육관에 갔을 때 내 나이 또래는 찾아볼수가 없었고 거의 어머니아버지뻘되는
분들만 가득 계셨다. 아마 우리 부모님처럼 어버이날 선물로 티켓을 받으셨지 싶었는데,
요즘애들 아이돌콘서트가는 것처럼 곱게 치장도 하시고 밝게 웃고 계시는 게 소년소녀들같이
반짝거려보였다.

입장 후 착석. 솔직히 처음엔 기대는 안했다. 엄마아빠나 즐겁게 보시면 되지..라는 생각만 있었다. 과자나 와작와작 씹어먹고 체육관규모나 보고 사람이 얼마나왔나 두리번거리고..

5시 정각. 조명이 꺼지고 오케스트라들이 조율을 하는데 그 제멋대로인 음색에 갑자기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그리고 오른쪽 무대 뒤에서 등장하시면서 노래를 하시는데 아- 정말 이게 진짜
가수구나 싶었다. 연세도 꽤 있으신데도 그 폭발적인 가창력과 젊은애들에게서는 나올수가 없는 묵직하고 중후한 목소리가 체육관을 가득채웠다.

난 입을 헤벌리고 조영남 아저씨만 따라 시선만 더듬더듬 움직여갔다.
원래는 기대평쓰려고 노트까지 준비해갔는데 뭐 메모고 나발이고 눈 깜박이는 것도 아까워서
줄창 콘서트만 봤더니 무슨 노래를 하셨는지도 모르겠다.

아저씨 콘서트를 보면서 느끼는게 아 저 오케스트라 고생 좀 하겠구나 였다.
다른 콘서트들을 가면 철저하게 리허설하고 조금이라도 실수를 안하려고 기를 쓰고
행여나 중간에 조금 사고가 나서 멈춰야 되면 가수들이 당황하거나 미안해하는데
조영남 아저씨는 그런게 없었다.

'다시갈게요'라는 말도 없이 그냥 아저씨 스스로가 가사를 잊거나 별로다 싶으면
그냥 그대로 입을 다물어버리시는 거였다. 그러다보니까 지휘자고 오케스트라고 조영남
아저씨의 행동거지 하나하나에 집중할 수 밖에 없어보였다. 그게 마음에 안들었냐고 묻는다면
정 반대였다. 그게 너무 좋았다.

카리스마있게 오케스트라든 관객이든 압도하는 게 굉장히 신선하고 근사해보였다.
피아노연주자는 눈치없이 멘트할때 배경음 안깔았다고 핀잔도 듣고
지휘자는 지휘봉뺏기고 졸지에 성악하는 사람들 사이로 밀려나고
아무튼 늘 보던 틀에 잡힌 콘서트가 아니라 이리 튀고 저리 튀는 느낌이었다.

또 앉아서 듣는데다 락콘서트처럼 막 들뛰는 게 아니라, 차칫 지루하고 지지부진해질 수 있는
콘서트를 중간중간 특유의 입담으로 빵빵 터뜨려주셔서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 말씀도 얼마나 잘하시는지 다음엔 무슨 말을 하실까? 라는 기대까지 될 정도였다. 조영남 아저씨는 계속 노래하는 게 힘에 부쳐서 중간에 말을 하신다고 하셨는데 노래하시는 거 보면 그런것 같지도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목소리에 지친 기색이 없어보였다.

끝부분에서는 성악가 8분이 나왔는데 개인적으로 그 분 나왔을 때가 제일 좋았던것같다.
웅장하다못해 소름이 쫙쫙 돋았다. 마이크나 스피커가 그분들 목소릴 못따라간다고 느낄정도.
그땐 정말 침떨어질정도로 집중했다. 마지막에는 스타킹에 나온 야식배달부 김승일씨가 나왔는데 우와.. 정말...

스타킹을 못봐서 그 사람은 처음봤는데, 김승일씨가 뭘 하는 사람인지 몰랐다.
사람이 참 순박하고 착한데다 겸손하기까지 해보였는데, 대반전. 조영남아저씨가 지휘자에게 지휘봉을 뺏어서 지휘를 시작하는 순간 다른 사람이 거기 서있는 줄 알았다.

다소 움츠러들은 듯한 어깨가 곧게 펴지고 수줍게 웃던 표정은 금새 진지해져서는 도저히 상상도 못했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저렇게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그 재능을 썩혀두었다면 얼마나 전지구적 손해였을지. 한국의 폴포츠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마지막 곡까지 마친 뒤 마치 꿈에라도 있는 것처럼 멍한 정신으로 콘서트 장을 나왔다.
티켓값이 아깝지 않은 공연이었고, 부모님도 난생처음 와보신 콘서트에 어린애들마냥
재잘재잘 수다를 떠시면서 즐거워하셨다.

이렇게 즐거운 콘서트를 선물해주신 조영남아저씨께 정말 감사드리고 싶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가고 싶은 공연이었다.^^
다음번에 가게 된다면 아저씨의 노래 전곡을 숙지해서 따라부르고 싶다. 꼭!

어버이날 기념으로 친정어머니와 다녀왔습니다~
역시 조영남씨...노래도 너무 잘하시고 입담도 좋으셔서 어머니가 아주 좋아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