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되었어요~

로봇 태권브이와 큼지막한 엉덩이... 무대 곳곳에 걸려 있는 이색적인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찰스장 등 젊은 팝아트 화가들의 재기발랄한 걸작들이다. 무대 연출 김용현 씨의 감각이 엿보인다. 그리고 빗소리를 타고 흐르는 잔잔한 피아노 선율과 모짜르트, 그리고 영화 ''스모크'' OST. 솜씨 뛰어난 한재권 씨가 멋지게 요리한 음향의 성찬이다. 이런 범상치 않은 공간에서 30대 후반 세 여성 동창생의 수다가 스타카토 튀듯 펼쳐진다. 극단 차이무의 ''씨. 베토벤''. ''C''는 ''COPY''의 첫 글자, 신촌 대학가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짝퉁 베토벤, 즉 베토벤을 닮은 백발 노인의 로맨스가 이 작품의 모티브를 제공했고. 줄거리의 한 축을 이루기 때문이다. 증권 브로커, 무명 연애인, 대학원생, 세 여인이 늘어놓는 현실 같은 전설, 소설 같은 현실을 도청(?)하다 보면 어느새 억척스럽고 버겁기만 한 삶과 사랑의 무게가 잠시나마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자신의 애절한 사연도 그들의 테이블 위에 살짝 올려놓을 수 있을 것 같은 배짱과 여유마저 생기는 듯 하다. 무엇보다 김소진, 공상아, 오유진 세 여배우의 착착 달라붙는 연기 ''궁합'' 덕분이다. 여기에 김중기, 박상우의 ''돌출'' 호흡이 극의 재미를 더한다. 특히, 이상우 교수가 입버릇 처럼 강조하는 ''컬쳐 아키텍트''를 남몰래 이끈 한 주인공의 숨은 공로 덕분에 작품은 더욱 빛났다. 극 후반부의 페이스와 무게 조절이 다소 아쉽긴 하지만 40대 연출가 민복기 씨의 무대 빚는 솜씨는 ''발렌타인 17년''의 크리미하고 달콤하면서도 기품을 잃지않는 맛으로 접어들고 있다. 에스프레소 커피 향 자욱한 ''씨, 베토벤'' 카페는 아쉽게도 어제 문을 달았다. 리모델링을 거쳐 다시 오픈하는 날이 벌써부터 손꼽아 기다려진다. (2012. 4.29 삶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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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많이 본 건 아니지만
본 거 중에 제일 재밌었어요
다음에 또 보고 싶어요

차이무의 작품이라고 해서 보러 갔는데
다른 작품처럼 유명한 배우들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신선한 느낌이었어요.
다른 작품에서도 이 배우들을 다시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