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문화회관에서 열린 ‘2008 해설이 있는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 #여름이야기’는
‘연주가 끝나고 환호할 때 브라보는 남성에게, 브라바는 여성에게, 브라비는 단체에게 하는 말입니다‘
로 시작되었다.
8월20일, 내가 간 날짜에는 two pianos four hands였는데 조선미, 이혜정 선생님의 연주와 김선지 언니의
해설로 90분이 채워졌다.
맨 처음 연주된 곡은 요한 스트라우스 2세 작곡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였는데 많이 들어 본 곡이라 익숙하고 피아노 버전으로는 생소한 곡이라서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두 번째로 연주된 곡은 생상스 작곡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였는데 자동차 CF로도 쓰인 곡이라 클래식에는 문외한이었던 나로서는 반가웠고 왠지 클래식과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음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중의 ‘갈대피리의 춤’과 ‘꽃의 왈츠’였다. 이 곡은 독일의 낭만파 작가인 호프만이 쓴 동화 ‘호두까기 인형’을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가 2막 3장으로 각색해서 대본을 만들었고, 여기에 차이코프스키가 곡을 붙여 발레곡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이 곡은 영화 ‘해리포터와 불의 잔’의 무도회장에서도 나왔던 곡이었기 때문에 반가웠다.
네 번째 곡은 바흐 작곡의 ‘토카타와 푸가‘였는데 바흐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고 한다.
처음에 주인공이 절망에 빠질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곡이라고 설명해 주신 해설자 언니의 말을 들었을 땐 그래도 생소하다고 느꼈었는데 들어보니 정말 많이 들었던 곡이라 신기하기도 했고 이렇게 유명한 음악의 제목조차 모르고 있던 내가 조금 부끄럽기도 했다.
다섯 번째 곡은 19세기 천재 작곡가 비제 작곡의 카르멘의 ‘투우사의 노래’와 ‘하바네라’와 ‘아라고네즈’, ‘집시의 무곡’ 이었는데, 정열의 나라 스페인을 배경으로 자유분방한 집시 여인 카르멘과 그녀를 사랑한 병사 돈 호세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곡에서 유산균 요구르트의 CM song으로 쓰인 곡도 나왔는데 우리 생활에서 클래식을 많이 듣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피아노를 칠 출 아는 내가 이 곡을 꼭 중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치겠다 라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마지막은 리스트의 헝가리 광시곡 이었는데, 피아노의 신동으로 유럽의 음악계를 사로잡았던 리스트는 젊은 시절의 대부분을 연주여행으로 보내다가 1847년 바이마르 궁정악장으로 취임해 정착하게 되면서 비로소
본격적인 작곡활동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헝가리 광시곡은 리스트가 1851년 중년기부터 1886년 그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지속적으로 발표했던 작품들이며, 현재 19곡이 전해지고 있고 힘차고 정열적인 느낌이 넘치는 곡이었다.
헝가리 광시곡이 끝나고 우리는 모두 앙코르를 외치며 박수를 쳤고, 비제 작곡의 ‘카르멘’을 다시 들을 수 있었다.
연주하시는 분들은 연주가 성공적으로 끝나 기분이 좋으신지 아까보다 더 활기차고 가볍게 피아노를 연주해 주셨고, 우리는 모두 하나가 되어 박수를 치며 클래식을 즐겼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박수를 치고 앙코르를 외친다는게 나에게는 감동으로 느껴졌다. 앙코르 연주가 끝나고 연주자 두 분께서 손을 잡고 인사를 해주시는데 이상하게 두근거리고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이렇게 클래식을 들을 수 있다면 자주 음악회에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맨 처음에는 숙제니까 봐야지 라는 생각으로 홀에 들어갔는데 이제는 ‘클래식은 딱딱하고 어렵고 음악 전공하는 사람들이나 듣는 음악이다‘라는 편견을 버리고 클래식과 조금이나마 가까워 질 수 있게 된 기회였던 것 같다.
사실.. 음악회에 가는 돈이 아깝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생각이 잘못된 것이었다는 것을 느꼈고,
이제는 종종 시간이 날 때마다 음악회에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아직도 예전의 나처럼 음악회에 가는 돈이 아깝다고 생각하거나, 클래식은 딱딱하고 어렵고 재미없는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음악회에 직접 가서 클래식을 듣고 오는 것을 추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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