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봤습니다. 이명행 배우님 최고!!!

제목이 주는 이미지 때문이었을까...고전 맥베스를 각색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원작의 무거움이나 비극성은 없는 논버벌 코믹 퍼포먼스 쯤으로 알고 있었기에 막상 극을 대하고 초반에는 당황함 속에서 허덕였다.

원작을 읽은 적은 없지만 어떤 내용인줄은 어렴풋이 알기에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은 없었지만 조금은 진부할 수도 있는 작품의 내용이 어떻게 새롭게 무대에서 재해석 될 지가 궁금했다.

맥베스의 권력에 대한 욕망이야 말할 것도 없겠지만 남성이 연기하는 그의 아내에게서 권력에 대한 강한 탐욕과 집착이 끔찍할 정도로 느껴졌다. 기계음같은 배경 음악에 맞춰 꼭두각시처럼 춤추는 사람들 틈에서 자객들로 부터의 전갈을 받고 초조해하는 맥베스의 모습은 극의 불안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긴 사다리 위에서 붉은 천을 아래까지 드리우고 짐승처럼 울부짖는 아내에게서는, 살인을 사주하던 강한 죄성 숨겨진 죄책감으로 몸부림치는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후에 저승길을 춤추며 날아가는 그녀의 자유로움은 남겨진 맥베스가 가진 강한 긴장감과 대조를 이루기도 했다.

점성술사의 예언에 동기부여되어 욕망을 채우기 위해 끝없이 달려가지만 결국은 예언이라는 매게체를 이용했을 뿐 인간이 가지고 있는 탐욕과 집착을 만족시키기 위해 스스로 파멸을 자초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

스마트 폰과 첨단의 기기가 삶을 좌우하는 요즘 시대에 만난 오랜만의 고전. 예상치 않았던 깊이와 즐거움이 깜짝 선물이 되었다. 앞으로도 적정한 가격에서 이런 좋은 작품들을 많이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