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야기랑 달리 화끈한 뭔가는 없지만
그게 삶이란걸 담담히 그려줘서
그게 더 저랑 비슷해서 ... 공감이 너무 가네요

배우님들의 하나하나 장면이야 말할거 없고
시간이 지날수록 사랑스런 캐릭터들도 고맙다는 말이 먼저 떠오르는 공연입니다.

공연을 보고난 후에 뭔가 여운이 남는걸 좋아하는데요.. 정말 딱 제스타일인 연극이었어요. 대사 하나하나가 마음에 꼭꼭 박혔었죠. 이렇게 좋은 공연을 영화값으로 봐서 죄송할정도였답니다. 정말 잘 보았습니다!!!*^^*

비오는날 안개같아요 연극이!

정말 강력 강력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인생에서 꼭 한번은 봐야만 할 작품인것 같아요~~

얼마전 대학로를 지나다가 공연 포스터들 중에서 마음이 끌리는 작품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사랑을 이야기하는 연극은 많지만 대체 [사랑에 스치다]라는 제목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라는 인상이 뇌리에 남아 호기심과 흥미를 느껴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던 연인이 자신의 친구와 결혼하는 것에 충격을 받아 사랑에 회의적인 수학교사 동욱은 자신의 부임과 전임교사의 퇴임을 겸하는 술자리에서 영어교사 은주를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부모님의 불화를 보고 자라서 사랑과 남성을 불신하여 독신을 고수하는데, 자신이 짝사랑하던 선배의 결혼에 충격을 받아 이따금씩 수학교사 동욱과 만나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술친구가 됩니다. 그런 은주의 솔직함과 자유분방함에 조금씩 끌리게된 동욱이지만, 은주의 아프리카 봉사활동 소식을 접하고 또다시 상처를 받게 되지요. 한편, 동욱이 가르치는 학생 윤희는 교사의 성희롱과 아버지 친구의 강간으로 언제나 커다란 헤드폰으로 노래를 들으며 세상과 단절한채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갑니다.

연극 [사랑에 스치다]는 이렇듯 사랑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안고 외롭게 살아가던 사람들이 특별한 인연으로 이어져 만나게 되면서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며 때로는 새로운 사랑을 경험하며 조금씩 성장하며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내딛으며 살아가는 평범한 현대인들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음악과 마치 잘만들어진 멜로 영화처럼 다양한 장면을 연출하며 담담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합니다. [사랑은 변하는게 아니에요, 사람이 변하는거지], [지우고 싶지 않은데 지워야 하는 것들이 있어요. 아파서 담을 수 없는...]과 같은 많은 이들이 공감할 만한 멋진 대사들도 너무나 좋았습니다.
장면마다 등장하는 음악들은 등장 인물들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80년대의 홍콩 영화의 주제가는 동욱과 윤희가 마음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되며 관객들이 보다 연극에 몰입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반면에 다양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표현하기 위해 장면 전환을 위한 암전이 많은 것은 집중에 조금 방해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연극을 보면서 가장 가슴에 와닿았던 것은 제목 [사랑에 스치다]라는 의미였습니다. 동욱은 은주를 사랑하게 되지만 아프리카를 오가며 봉사활동을 하는 은주는 동욱의 사랑을 깨닫지 못하며, 윤희는 자신에게 헌신적인 교사 동욱과 함께 연극제에 출전하거나 방과후 수업을 함께하며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동욱은 그것을 끝까지 알지 못합니다. 또한, 시골에 홀로사는 아버지를 귀찮게만 여기던 동욱은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부모의 사랑을 깨닫게 되지만 이미 너무 늦은 뒤였습니다. 사람들과 많은 연을 맺으며 관계를 갖고 살아간다는 것은 소중한 사랑을 스치며 지나치는 것과 같을지고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그것이 연극이 가진 주제이자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극장문을 나서면서 사람이 그리워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 동욱 역의 오동욱씨는 너무나 순수하기에 내면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며 은주의 존재로 인해 조금씩 과거를 극복해 나가는 감정 연기가 일품이었습니다. 은주역의 이은주씨와 윤희역의 이혜주씨는 각각 오늘날의 현대 여성을 잘 표현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멀티역의 양권석씨는 아버지, 가게주인, 교감, 학원강사등 여러 역할을 맡아 베테랑다운 연기와 함께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주인공이자 인물들 간의 매개체로서 문어 라면이 등장하는데 대체 어떤 맛일지 궁금하네요. 극중에선 조리법이 나오지 않는데 다음 재관람시엔 사장님께 여쭤봐야 겠습니다.

연극 [사랑에 스치다]는 특별한 멜로 드라마를 원하는 커플 관객들은 물론 예술 연극을 워하는 관객들 모두에게 강추합니다! 연극 사랑에 스치다가 출연 배우님들과 극단 여러분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마지막까지 좋은 결과를 얻게 되기 바라며, 더욱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게 되기를 응원합니다.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며 깊은 감동과 여운을 선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