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스콰르텟 연주를 들으러 간 이유였지만, 몰랐던 다른 아티스트의 연주도 함께 들을 수 있어 너무 좋았어요~^^

지루한 순간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아주 만족스러웠다. 첫곡인 모짜르트 3중주는 밝고 모짜르트스러운 곡이었다. 통통 튀어다니는 느낌의 피아노 연주(Sa Chun)가 썩 잘 어울렸다. 베버 3중주는 난이도가 어마어마해 보였는데, 연주자들의 호흡이 최고였다. 특히 피아노의 빠른 연주와 딱 맞아 떨어지는 플룻 연주자(Mathieu Dufour)의 기교가 놀라웠다. 게다가 첼리스트(Trey Lee)가 다른 악기를 위해 배경을 깔아주다가도 자기 차례가 오면 미친듯이 활약하며 혼을 쏙 빼놓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무릎에 손수건을 올려놓고 틈틈이 왼손의 땀을 닦던 이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첫 두 순서에 비하면 나머지 베토벤과 슈베르트는 좀 시들했다. 베토벤은 내가 성악에 관심이 없어서 좋다고 느끼지 못했다. (절망적인 가사를 밝게 노래하는 것이 흥미롭긴 했음) 슈베르트 4중주는 현악기로만 구성되다 보니 재미가 덜하다고 느꼈는데 기교만은 끝내줬다.

난 클래식을 잘 모르지만 이 공연의 연주자들이 모두 실력자란 것만은 알 수 있었다. 오케스트라는 너무 무거운 데다 곡도 길고, 독주는 단조로우니, 내 취향에는 실내악이 딱인 것 같다. 특히 한 악기가 곡을 지배하지 않고 돌아가면서 리드하는 것이 마음에 든다. 연주자들이 서로 눈빛을 교환하는 모습도 참 좋더라. 내년 축제가 벌써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