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드뷔시

최고의 피아니스트의 최고의 공연과 통영의 아름다움까지 함께 느끼고 돌아옴

1월 롯데콘서트홀에서 보았던 공연에 정말 감동받고 힘들게 예매한 보람이 있었던 공연이었습니다. 사실 1월 공연에서 멋진 프렐류드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지만 쇼팽 발라드를 듣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번 통영 공연에서 발라드를 연주한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힘들게 표를 구해 통영까지 간 보람이 있네요. 쇼팽 발라드도 궁금했지만 성진군의 유려한 드뷔시 연주는 어떻게 표현될지 너무나 궁금했었는데 정말 드뷔시 영상은 신의 한수였던 것 같네요. 통영이라는 물리적 공간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성진군의 드뷔시 연주는 정말 멋진 조합이었습니다. 드뷔시 곡을 듣는 내내 동양적인 색채가 물씬 느껴질 뿐만 아니라 잔잔한 밤바다 위에 밝은 달빛하나 얹어진 풍경이 계속 눈앞에 그려지더군요. 귀로는 분명 음악을 듣고 있는데 마치 한 폭의 풍경화를 보고 있는 착각이 들 정도로 청각의 시각화(?)를 체험했습니다. 그런 효과를 노리고 곡을 선택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고 기대하지 못한 큰 수확을 얻은 느낌이었어요. 다음번 음반은 드뷔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깐 해봤네요. (라벨도 음반으로 발매하면 좋을 듯~~~) 쇼팽 발라드는 정말 들으면서 또 다른 느낌으로 연주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네요. 그동안 듣던 발라드 음반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연주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크게 곡의 해석을 벗어났다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말로 표현하기 힘든...뭔가 또 다른 느낌이었네요. 특히 발라드 2번은 베토벤 비창 2악장을 생각나게 했어요. 도입부분에서 느껴지는 잔잔하고 조용한 느낌에서 두곡이 비슷하게 느껴졌던 것같네요. 사실 그간 들어왔던 발라드와 이날 연주했던 발라드가 사뭇 달라 집에 와서 쇼팽콩쿨 때의 발라드와 조성진군의 쇼팽발라드 정규 음반, 짐머만의 발라드 음반 중 발라드 2번을 번갈아 비교해가며 들었네요. 공연에서 들었던 발라드 2번의 느낌이 좀더 격정적이었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다른 느낌의 쇼팽 발라드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네요. 앵콜곡도 정말 정말 좋았어요. 특히 베토벤 비창 2악장을 앵콜로 듣게 될 줄이야~!!!!! 3월에 있었던 김선욱님의 베토벤 연주를 보고와서 비창 2악장에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했던 경험이 있는데 그 곡을 조성진군의 연주로 듣게 되어 너무나 좋았어요. 쇼팽을 좋아하는 제가 베토벤 곡을 다시 생각하게 한 곡이 바로 비창 2악장인데 생각지 못한 깜짝 선물을 받은 기분이어서 무척 감동적이었습니다. 다만, 너무 너무 아쉬웠던건 앵콜곡이 단 2곡뿐이었다는거....ㅠㅜ 3곡 정도 앵콜곡으로 예상했었는데.....관객분들이 너무 빨리 자리를 뜨는 바람에 앵콜곡 1곡을 통째로 날려버린 기분이어서....ㅠㅜ 공연장에 불은 켜졌지만 발걸음이 좀체 떨어지지 않더라구요...혹시나 또 나와서 연주를 해줄 것같아서...너무나 너무나 큰 아쉬움을 남기고 공연장을 나왔네요. 더 안타까웠던건 다음날 대구 공연에서 무려 앵콜을 6곡이나 연주했다는 사실!!!ㅠㅜ 대구 공연에 못간 저로서는 속이 까맣게 타더라구요.ㅠㅜ 마음 먹고 멀리까지 가서 들었던 소중한 공연인데 마지막에 대한 아쉬움이 정말 정말 크게 남았습니다. ㅠㅜ 마지막만 빼면 정말 멋지고 아름다웠던 공연이었어요. 지방까지 찾아가 공연을 본 것은 저에게 이번이 처음인데 이렇게 큰 감동과 소중한 추억으로 남게해준 조성진군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네요. 통영이라는 장소와 그날의 분위기, 조성진 군의 멋진 연주가 잘 조화를 이뤄서 지금까지 잊지 못할 감동으로 남아 있는 것같습니다. 조성진군의 멋진 연주가 선사해준 감동을 간직하며 내년 전국 투어 기다리겠습니다.

완전 좋았어요

너무 좋은 시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