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공연을 좋아해서 많이 보는 편이예요. 그렇게 몇년을 지나다보니.. 어지간한 공연들은 내용을 다 알게되서 언제부터인가 새롭고 신선한 느낌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서 아쉬웠어요. 물론 보러가면 재미있고 이번엔 연출이 이렇게 바뀌었고 배우들만의 해석을 보는건 재미있지만... 무언가 허전함이 있었죠.

그/ 런/ 데!

닭쿠우스는 그 동안 못 본 무언가 신선함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끌리더라구요.
그리고 결과는 적중!
개그로만 점철된 가벼운 패러디 물이려나? 하는 생각을 하고 갔었는데 에쿠우스의 내용을 재창작하여 유쾌한 분위기로 만들어냈어요.
하지만 무조건 유쾌하기만 한것이 아니라 연극이란 무엇인가라는 생각도 하게 만들고 연극의 3요소(배우, 관객, 희곡)가 어떻게 서로 상호작용을 하는지 생각해볼만 공연이었습니다. 또한 결말부분에 원작과는 다르게 알란과 다이다이박사의 관계가 반전되는것도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아쉬운점은 원작은 알란이 말의 눈을 찌르는것이 설득력있게 표현되는데
<닭쿠우스>에서는 알란이 왜 닭의 눈을 찌르는지 설득력이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대단하신거같아용!

에쿠우스를 화요일에 보고 목요일에 닭쿠우스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
기억이 생생할 때 봐서 그런지 어떤 장면을 패러디했는지 좀 알기가 수월했다.
B급이라고 했지만 나름의 수준이 있는 극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마지막 부분은 인상깊었고 배우들의 넘치는 연기에 박수를 보낸다.

부조리를 에쿠우스를 빌리지 않고 전달한다면 어떻게 했을지가 궁금했다.
에쿠우스 뒤에 서서 따라갈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
당당하게 닭닭하게...

그럼 더 재밌으실 겁니다. 정말 재밌고, 말이 필요없어요. 지루함이 없는 연극입니다.

에쿠우스를 보고나서 닭쿠우스를 보니.. 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