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음악감독을 맡은 프로그램이라선지 지난해보다 젊고 참신해진 느낌이었습니다.
젊은 음악가들로 구성됐지만 연주내용은 좋았습니다. 뜨거운 여름 상쾌한 바람같은 나들이였습니다^^

죄송합니다. 달리 불만을 소통할 창구가 없어 여기 적어요. 공연들은 매우 좋았습니다. 이번 음악제에서 메인공연 2개, 마스터클래스 3개, 이진상씨 강의까지 6개의 프로그램을 들었습니다. 공연들도 물론 매우 좋았지만 1만원 내고 듣는 마스터클래스(비올라, 첼로2)는 또 다른 느낌의 소름돋는 경험이었습니다. 마스터클래스와 이진상씨의 피아노매니아는 기본적으로 전문가가 전공생들을 교육하는 것을 일반인들이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이진상씨는 그런 상식적인 수준의 내용을 그렇게 공들여 진지하게 강의하시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 내용 없는 강의에 걸맞지 않게 왜 평창홀이 아닌 콘서트홀인건지, 피아노는 치지도 않을거면서 무대 한 가운데 그랜드피아노를 놓고 그 주변을 원형으로 수강자들 의자를 빙 둘러 배치한건지, 머릿속에서 바로 꺼내어 써도 될 어렵지도 않고 얼마 되지도 않는 강의 내용을 왜 맥북에 넣어 피아노 위에 올려 놓고 그 안에 대단한 뭐가 있는것처럼 봐가면서 화이트보드에 쓰는건지. 옷은 왜 그렇게 완벽하게 깔끔한 수트인지..(이 모든 것들은 강의가 알찼다면 모두 문제가 없을 것들이었는데 그게 아니니 저에겐 마치 코미디 장치 같았어요.) 참다 못해 제가 요청드렸습니다. "교수님, 지금 말씀하신 힘과 시간의 물리적인 개념들을 피아노로 어떻게 구현하는 건지 보여주시면 이해가 더 쉬울 것 같아요." 피아노는 끝까지 안 치시더군요. 다음날 11시 평창홀(작은홀)에서 첼리스트 율리안 슈테겔의 마스터클래스를 들었습니다. 옷을 편하게 입고 오셔서(그날 3시 연주에선 물론 멋진 수트 입으심) 정말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쳐주셨습니다. 느린 부분이었는데 ''strong''한 느낌으로 연주하라고 가르쳐주면서 그 소절을 직접 보여주더군요. ''이런거야''라는 듯이요.(일반인인 제게도 깨달음이 왔고 이럴 때 소름이 끼쳐요) 이진상씨와 같은 ''힘''을 이야기했는데 전달방식과 그에 따른 효과는 너무도 달랐습니다. 피아니스트로서 실력이 매우 좋으신건 알아요. 하지만 강의는 별개입니다. 좀 더 강의에 대해 고민하고 준비를 하셨으면 좋겠어요.(근사한 강연장, 수트, 맥북이 아니고요..)

큰 기대를 갖지 않고 갔는데 감동이었어요. 앞으로 많은 발전 이루리라 생각해요

피아니스트 임주희 양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소나타와 쇼팽의 야상곡 연주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젊은이의 패기와 열정을 느끼기에 충분한 박력있는 연주였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비록 실내악 연주이긴 하나 프로그램이 1시간도 채우지 못했는데 한 곡의 앵콜이라도 선사했다면 더욱 만족스러운 연주회가 아니었을까 한다.

즉흥연주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