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포로수용소는 작품의 모티브일 뿐 그리 중요할 것이 없다고 작가는 말한다. 폐차장이라는 물질문명의 잔해 속에 서 있다는 사실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폐차장 주인 앞에 과거의 망령이 살아나면서 폐차장은 현재와 과거가 마주치는 도덕적 심판대가 된다. 개인에게 참회가 있듯 국가나 민족이라는 공동체에서는 과연 참회가 가능한 것인가? 가능하다면 개혁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증오의 한풀이가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참회는 어떻게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안갑이라는 노인이 운영하는 도심의 폐차장, 여기에 젊은 종업원 준기가 일하고 있다. 안갑이 어느 날 호수에 빠진 승용차를 사 오면서 연극인 시작된다. 준기는 밤이면 주인 안갑 노인이 퇴근한 틈을 타서 인근의 떠돌이 소녀와 밀회를 즐긴다. 어느 날 밤 폐차 속에서 잠을 자는 백노인을 발견하는데 이는 정신병원을 탈출한 수배된 사람으로 안갑을 죽이기 위해 폐차장으로 숨어들어온 것이다. 준기와 소녀는 자신들의 밀회가 들통이 나는 게 두려워 백노인의 노숙을 눈감아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