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이 사회를 보고 지역난방공사와 함께하는 북콘서트는 올해로 4년인가, 5년이 되었을 것이다. 나는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두어번 가봤는데 주제나 내용보다는 게스트가 마음에 들어 가는 경우였다. 실제 북콘서트 진행 방법이나 내용은 영 마음에 안들었던지라, 앞으로는 가지 않아야겠다 했는데 이런, 이번에도 게스트에 혹 했다. 바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정재승 이건 정말 거절할 수 없는 아니 솔직히 사수해야하는 공연이다. 그간 얼마나 정재승 교수의 강연회를 가고 싶었던가. 다른 게스트도 있어서 오롯이 정재승 교수의 강연회가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다는 기대로 냉큼 예매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제까지 북콘서트 중 최고였다. ? 나의 자리는 왼쪽 맨 앞이었는데 입장하고 보니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왼쪽에 마련되어 있다.(속으로 나이스!를 몇 번 외침) 예전엔 초대 가수도 대화를 같이 나누더니 이번엔 초대가수는 정말 노래만 하고 사라졌다. 우주히피는 그간 인스타를 통해서 몇 번 보긴 했는데, 노래를 들은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처음 우주히피에 대한 소개글이 기록되어도 잊혀지는 것들에 위로를 보내는 우주히피라고 뜨는데 어머, 이거 마음이 울컥한다. 거기다가 이게 웬일. 노래를 듣는데 눈물이 났다. 특히 함께 있자에선 갑자기 눈물이 주르륵. 나 생각보다 눈물 많은 여자 아닌데. 누군가는 내게 눈물이 많다고 했지만 실제 나와 같이 공연보는 사람들이 눈물이 원체 많아서, 나는 되려 눈물이 적은 편이다. 우주히피의 음악을 들으며 눈물이 나다니. 심지어 뭔가 모를 울컥함까지. 시간이 되면 공연을 한 번 가보고 싶다. 당분간 음악을 들으며 조금 고민해봐야겠다. ? 우주히피가 3곡을 부르고 들어간 후 곧바로 이동진, 정재승, 채사장이 나왔다. 각자 소개 후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었는데 오늘의 주제는 바로 인공지능, AI. 생소하다기보다 내가 그리 관심을 갖는 분야가 아니다. 디지털을 즐기면서(편한건 다 좋아하는 여자) 아날로그를 꿈꾸는 사람이라 늘 그 간극의 사이에서 고민한다. 지금 누리는 이 편함을 놓지 못하면서 사라지는 감성들을 잡고 싶어하는 꽤나 이중적인 모습의 사람. ? 세 사람이 각자 추천한 책 혹은 영화가 있었는데 유일하게 봤고 관심가는 영화는 정재승 교수가 추천한 그녀(her)> 이 영화를 보며 인공지능인 그녀에게 빠져드는 남자 주인공을 안타까워하며 두려워했던 기억이 난다. 결국엔 진짜가 아니라는걸 알면서도 사람 마음이라는게 빠져들 수 밖에 없다. 로봇이 아닌 사람이니까 가능한 것이다. 나 역시 그 상황이라면 쏙 빠져들걸 알기에, 그리고 나만 소유하기 위해 고군분투할 사람이란걸 알기에 늘 경계하는 부분이다. 아닌 것에, 환상에 빠지지 말자.(인공지능은 환상이라고 생각한다.) ? 정재승 교수와 채사장의 토론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진행되었다.(이 와중에 이동진은 시간때문에 완전 초조해 하는 모습이 역력) 뭐랄까, 채사장은 약간 우리와 같은 입장이고 정재승 교수는 혼자 강의하는 느낌. 자신의 전문분야다보니, 북콘서트보단 북강연회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물론 이 부분때문에 호불호가 좀 갈리는 느낌이긴 했지만(나가면서 정재승 교수때문에 조금 지루했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나는 그래서 좋았다. 평소 내가 궁금했던 부분들을 채사장이 제시하는 느낌이었고 그에 대한 답변을 정재승 교수가 하는데 나 역시 오해하는 부분들이 많았으며, 그 부분들에 대한 해소가 되는 느낌이었다. 특히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한 윤리적 문제는 흥미로웠다. 인공지능을 어디까지 볼 것인가. 그들의 내면세계를 인정할 것인가,에 대해선 앞으로 더 많은 부분이 논의될 것 같다. ? 셔터 내리고 하면 몇 시간이고 더 할 것 같았던 북콘서트 랑데북. 개인적으로 정재승 교수가 바쁘겠지만 이런 과학에 대한 콘서트를 많이 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이지만 궁금증이 풀리고 과학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이었으니까. 특히 앞으로 인공지능이란게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니까,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 결국, 앞으로 안가야지 했는데 올해 모든 랑데북을 가야지 마음먹었다.(이미 7월 랑데북도 예매 완료! 주제도 게스트도 모르면서)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가수 게스트는 내가 격하게 좋아하는 계피님이 어떨까,하는 사심을 마구 뿌려본다. 계피님이 온다면 노래만 부르지말고 함께 토론도 하는 걸로. 올해 랑데북, 기대해보겠다.

계절마다 한 번씩 열린다니 모두 관람해보고 싶습니다.

가까이 살면서도 이렇게 오랫동안 북콘서트를 한지 몰랐네요 북콘서트는 처음인데 좋아하는 이동진님 그리고 정재승교수님 얘기 들을수있어 좋았어요 어려운 인공지능 얘기를 무겁지않게 풀어주셨구여 대본이 없다는거에 놀랐네요 다음 게스트와 주제가 뭐가될지 기대됩니다

이동진님 말씀대로라면 벌써 4년째, 매 계절에 만나고 있네요.
책과 음악, 좋은 사람들의 대화가 있는 자리가 너무도 흥미롭고 매번 기대가 됩니다.
올해는 all 출석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7월도 기다립니다^^

100분 공연이 금방 지나갔네요 인공지능이라는 주제 자체가 포괄적이고 할 얘기가 많은데 영화적 접근이라는 컨셉이라 다양한 얘기보단 영화적 질문과 화두 한 두 가지 집중했던 대화라는 점이 저는 더 흥미로웠던 것 같습니다 여건이 된다면 관객 질문 시간도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