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4일 목요일 오후8시 롯데콘서트홀에서의 서울시향 연주회는 객석이 무대를 에워싸는 독일의 베를린 필하모니나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와 같은 빈야드(vineyard) 식 극장이라 Cathedral in Sound라는 부제에 걸맞게 국내에선 가장 음향적으로 브루크너를 감상하기 적합한 장소에서의 연주회였다.

모차르트는 오케스트라의 전주가 끝나고 피아노로 시작하는 a음의 도약에서부터 당장 무대로 난입해서 건반을 쳐보고 싶을 충동을 억제하기 힘들정도의 영롱하고 맑았다. 피아니스트 틸 펠러는 자신의 사운드가 아닌 모차르트에 최적화된 소리를 뽑아냈다. 생활소음과 속세에서의 번잡함을 한번에 씻겨준 정화였다. 간만에 듣는 모차르트였지만 역시 언제 들어도 실로 힐링이 되어주는 모차르트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음악이 있으라 하시니 모차르트가 있었고 모차르트의 음악이 하나님이 들으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그 음악을 밝음과 어둠, 기쁨과 괴로움, 희망과 절망으로 나누사 모차르트가 그것들을 나란히 존재하거나 뒤섞지 않고 동시에 다루며 천사가 되어 우리 인간세상에서 영원한 아름다움으로 남겨 놓았다. 모차르트 자체가 맑고 순수하다. 그래서 소아(素雅)다.


브루크너에서는 1시간이 넘는 연주시간이 무색하게 순삭이었다. 금관악기군을 지극히 절제시켜 타 악기군을 함몰 시키지 않고 절묘하게 밸런스과 균형을 맞춘 음향체는 과도하지 않았다. 우직하지만 질서를 존중하고 겸손을 미덕으로 아는 오스트리아 촌로의 주름진 얼굴에 뿌듯함이 묻어나는 브루크너였다.세련된 화법, 호소력 있는 목소리, 이목을 집중시키는 제스처와 선동적인 언사 그리고 감정이입으로 대규모 카타르시스를 불러오는 대중앞에서의 부흥회가 아니라 어눌하고 말주변도 없고 발음도 안 좋고 도대체 내용의 연결도 토막토막식이며 수줍게 한마디씩 푸는 촌로의 간증, 신앙고백이 브루크너다. 특히나 독일의 미헬(deutsche Michel)이라고 명명한 2악장 스케르초는 투박하고 우직하지만 한번 마음을 열면 변치 않고 믿을만한 게르만 민족, 아마도 브루크너 자신일 것인데 현파트의 의도적인 강한 음색의 과시는 8번 교향곡에서의 어쩌면 유일한 노래하는 악절의 강조일 것이다. 이윽고 곡의 종반부에 접어들면 지금까지의 모든 주제들이 복합적으로 엮이면서 분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떠오르기 시작한다. 결국에 그가 원한건 하나다. 하나님 안에서의 행복과 평화 그리고 천국에 가고싶은 그토록 찬양했던 하나님에게의 귀의다. 그래서 드디어 온음계 스케일을 통한 하늘에 도달한다. 흑암에서 이탈하여 빛을 찾아 올라간다. 5일 다시한번 같은 프로그램이 이번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된다. 브루크너의 난해함? 지루함? 1악장 15분이 마치 간주곡(Prelude)같이 금방 지나갔을 정도의 응집력 있는 연주니 브루크너 말고도 많은 이들이 떠오르는 승천(昇天)의 느낌을 만끽할수 있을 것이다.

정말 훌륭한 공연이었습니다.
롯데콘서트 홀 음향도 좋았구요, 서울 시향과 연주자 완숙도, 지휘자 열정의 조화가 훌륭하였습니다.

부르크너의 위대한 교향곡을 감명깊게 연주했습니다.
서울시향의 찰진 현악기가 훌륭했고 특히 9명이 연주한 호른 파트는 연주를 각별히 빛내주었습니다.
멋진 연주를 들려준 서울시향에 찬사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