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밖 안개가 자욱한 한적한 길가에서는 여배우가 한 소녀를 만나게 됩니다. 소녀는 다름아닌 미군 장갑차에 깔여 죽은 여고생이었고, 술 취한 군인은 부대 내에서 부당한 대우로 힘들어했던 김일병이었고, 최근 몇년 내에 일어났던 충격적인 사건들의 대상들이 모여 있습니다. 각 인물들의 사연이 하나하나 소개되며 극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서로간의 연결고리가 전혀 보이지 않아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화장실에 처음 다녀 온 사람이 화장실에 물이샌다고 했음에도 불고하고, 다를 무관심하다가 자기 옷이 젖고 머리가 젖어야 물이 샌다는 걸 압니다. 도무지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모두들 자기 얘기만 하기 바쁩니다. 결국 카츄사 군인이 총기로 손님들을 위협하다가 한 사람이 죽고, 결국 그도 자살을 했는데, 사람들은 언제 그런 끔찍한 일이 있었나며 다시 월드컵을 보며 열광합니다. 흔히들 우리나라 국민들을 비하할 때 냄비근성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일에 흥분했다가 금방 잊어버리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살아갑니다. 어쩌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끔찍한 일을 겪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월드컵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때로는 잊지 말아야할 것, 기억해야할 일도 있습니다. 또 내 얘기만 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돌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냄비에 온갖 재료를 넣고 보글보글 끓이면 맛있는 요리가 되듯이 서로를 돌아보고, 챙겨주면서 함께 어울려 살았으면 합니다.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해졌으면 합니다.

우리나라의 여러가지 사건들을 풍자 및 비판한 연극으로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습니다

보도연맹사건, 구로구청 점거사건, 김일병사건, 미군장갑차사건 등 대한민국 사회에 충격을 주었던 사건들을 겪은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아 그 개인사를 보여주면서 그것이 곧 지금의 우리사회모습임을 보여주는 작품이었어요. 배우님들 연기가 훌륭했고 각자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한자리에서 보여주며 차례로 보여주는 연출이 인상깊었어요

한국인들의 나쁜 습성으로 알려지고 있는 냄비근성
쉽게 뜨겁게 열정적으로 피어 올랐다가
언제 그랬냐듯이 소리없이 사라져 가는 너무나 쉽게잊혀져 가는 현상을
냄비라는 특수한 공간 즉 술집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화와 직업에서
우리사회에 갑과 을. 냄비근성을 잘 전해준 멋진 작품이었어요

중간중간 효선양 탱크로 깔아 뭉갠 미군 당국과
우리 정부의 갑과 을에 대한 조국의 힘없는 상황도 조금은 억울하게 전해져 왔던 작품..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 냄비.

발권은 한 시간 전부터예요.

이 극은 미선이와 효순이 사망 사건과 카튜사 군인의 난사 사건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극단 십년 후.

냄비라는 제목의 이 연극은 경기도 동두천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술집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입니다.

냄비 하나에 끓인 모듬찌개가 주력 메뉴라 냄비집이라는 상호를 가진 이 곳에서,사별하고 혼자 식당을 운영하는 주인 여자와

다양한 손님들의 이야기들이 함께 펼쳐지죠.

연극 극단 운영하는 관객없는 연출에 여배우와 기자.

국회의원 기사와 군수 운전 기사.

월남전 참전한 폐암 선고받은 할배와 기숙입시학원하는 원장에 그를 찾아 온 기존 운동권 친구.

탱크에 깔려 죽은 여학생에 술 한 잔 하러 나온 카튜사 군인 3명.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냄비집이라는 술집과 그 집으로 가는 길에서 펼쳐져요.

인생은 참 예측할 수가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작품을 보면서.

그리고 오래된 죄책감이라는 걸 다룬 것도 참 흥미로웠네요.

연기력이 다 들 아주 좋았어요.

군수 운전 기사 역 배우 분의 연기가 특히나 좋았네요.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