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비리 온상 가운데 하나인 사립 학교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한 기간제 교사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었습니다. 행정실장, 교장, 국어 교사, 동료 교사는 모두 친인척들 뿐, 유력 인사 자녀들만을 우선시하는 기여 입학제가 당연시되는 세태 속에서 등한시되고 차별 받는 흙수저 학생들과, 그런 아이들을 감싸며 맞서는 기간제 교사는 결국 거대한 사학의 갑질에 희생되는 안타까운 과정을 그린 작품이었습니다.
학교내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사고, 부패비리들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잘 보면 학교라는 작은 사회의 이야기다
현실적이고 무거운 주제지만 중간중간 말장난으로 무거운 분위기를 상쇄시키며 재미를 주었다.
전반적으로 나이가 있으신 배우분들이 많이 나오셨는데 연기를 자연스럽게 잘하셔서 편하게 볼 수 있었다:)
시인을 꿈꾸던 선생님 역할을 맡으셨던 배우분이 마지막에 읊는 시 또한 아름다웠다 기억에 많이 남는다
픽션인데 논픽션인 연극
꽃을 피게 하는 것은
햇빛도 물도 아니다
죽음을 무릅쓰고
그 틈으로 뛰어드는 용기 때문이다
- 이복규,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 중에서
나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게 만들어버린 실감나는 배우들의 연기 속에서 차가운 현실도, 따뜻한 희망도 마주할 수 있었다. 죽음을 무릅쓰고 그 틈으로 뛰어드는 용기, 나 또한 그 자리에서 그런 용기로 마주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한 순간들로 가득한 작품이었다. 흔들리며 피는 꽃을, 오롯이 그리고 무사히 피어낼 수 있게 지지해주고 붙잡아주고 그를 위해 틈으로 뛰어들 용기를 가질 수 있기를.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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