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곡 슈만의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연주의 강약이 무척 좋았습니다. 멜로디 자체도 아름답다고 생각했고 처음 듣는 곡이었지만 아주 좋았습니다. 비올라라는 악기가 멜로디 악기로서 훌륭한 매력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연주였습니다.
특히 비브라토 연주가 나올 때마다 감동적이었네요. 강약의 조절도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두 번째 곡 슈베르트의 소나타 아르페지오
2악장과 3악장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2악장에서 나온 피아노와 멜로디를 주고받는 그 장면의 섬뜩한 선율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비올라 뿐만 아니라 피아노 연주도 무척 훌륭해 정말 듣는 맛이 나더군요.
활을 세워서 연주하는 장면의 느낌도 참 좋았습니다.
3악장은 여러 기교가 나타난 악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구슬비 속에서 뛰어노는 개들의 모습이 그려졌고 이후 변주되는 부분에선 해가 뜨며 차분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해머링온, 풀링오프, 활로 연주하는 슬랩, 비브라토 등등 듣는 것 뿐만 아니라 볼 것도 많은 훌륭한 악장이었습니다.
이 3악장이 굉장히 강렬해서 이후는 기억이 애매한게 다소 아쉽네요.

세 번째 곡 4개의 얼굴과 네 번째 곡 비올라 소나타는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은 스타일의 음악이라 많은 것을 느끼긴 힘들었습니다.
단 4개의 얼굴에서 느낀 점은 한 곡이라기보단 별개의 4개의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3악장에서 피아노의 발랄한 분위기를 비올라의 중후한 음으로 치고 들어가는 부분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운피킹 리프로 메탈스러운 느낌을 가미한 것도 저에겐 아주 신선하고 감명깊었습니다.

비올라 소나타의 경우 모르는 작곡가의 곡이었는데 오늘 비올라의 매력을 알게 되어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작곡가라고 생각합니다. 찾아보니 비올라를 위한 곡을 많이 만드신 분이더군요.
기억에 남는 장면은 곡의 마지막 부분에서 피아노와 비올라가 격렬하고 열정적인 연주를 주고받는 부분이었습니다. 오늘 공연곡 중 가장 강렬한 파트였는데 일반인들에게 익숙치 않은 비올라의 음색이 피아노의 익숙한 음에 묻히지 않고 훌륭하게 개성을 발휘했습니다.

이후 앵콜곡으로 한 곡을 더 연주하셨는데 앞부분의 격렬함과 달리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의 곡이었습니다. 제목도, 작곡가도 모르지만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혹시나 장지민님이 이 글을 읽으신다면 앵콜곡의 제목과 작곡가를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공연은 제가 인생에서 처음으로 맛 본 클래식 공연이었는데 생소한 악기인 비올라가 이렇게나 매력적인 악기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직 어린 학생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아름답고 강렬한 연주를 보여주시다니 정말 수고 많으셨고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쉬운 점은 제가 클래식 음악에 이제 막 입문한 초보다보니 연주자님이 의도한 바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그 만큼 즐기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클래식 음악이나 비올라의 이해는 부족했지만 전체적인 연주는 너무나도 감동적이었습니다. 피아노 연주와 반주도 정말 인상 깊었고 아직도 비올라와 피아노 소리가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네요.
훗날 제가 클래식 음악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그 때 다시 한번 장지민님의 연주회에 참석하고 싶습니다. 아마 그 때 장지민님은 학교를 졸업하고 프로 비올리스트가 되어 세계 무대에 서 있겠죠. 그 날 새롭게 맛볼 감동을 기대하며 응원하겠습니다.
비올라 장지민님, 피아노 강형은님. 멋진 연주를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