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극은 새로운 구성으로 연출되어 있습니다. ‘연극을 읽어주는 남자‘라는 프로그램에서 소나무 사진관 연극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중간에 사회자가 나와 장면에 대한 설명과 함께 장면의 흐름을 다시 다른 관점으로 돌리기도 하고 이어지게 하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진행을 합니다. 관객의 입장에서 이해가 어려운 부분을 설명해주기도 하고, 함께 사건의 개연성에 대해 까는 듯 하면서도 장면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는 역할인데, 어쩌면 너무 고루해질 수도 있는 내용을 이 연출을 통해 새롭게 느껴지도록 하기도 하면서 작가의 의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그래서 연극을 표면적인 스토리만이 아니라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된 연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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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흐름에 맞지 않게 필름 사진을 고수하는 소나무 사진관은, 포토샵 하나 안되는 이유로 장사가 잘 될 리가 없습니다. 하나뿐인 딸을 미국에 이민 보내고 사진관을 지키고 있는 박진석씨는 이번달 월세를 못내서 독촉을 받는 중입니다. 이 이상한 사진관에 젊은 여자가 들어오면서 사건은 시작됩니다. 젊은여자 오해인양은 이 시골마을까지 취업을 위해 왔습니다. 그녀는 면접 중 증명사진을 가져오라는 말에 주변에 하나뿐이었던 소나무 사진관에 방문하게 됩니다. 그녀가 촬영비를 지불하려는 찰나, 박진석씨의 눈에 그녀의 지갑에 들어있는 현금 다발이 들어옵니다. 그녀에게 20만원이라는 어이없는 사진비를 청구하였지만 거절당하고, 그는 그녀를 현상실로 유인해 감금하고 돈을 갈취합니다. 그녀는 현상실 창고에 갇혀있는데, 그 와중에 영정사진을 찍겠다는 젊은 남자가 들어오고, 역시 같은 수법으로 그는 현상실 내부에 갇힙니다. 점심 시간에 짜장면 배달을 왔던 현철군이 또 현장을 목격한 죄로 촬영실에 갇힙니다. 서로 각각 다른 공간에 갇히게 된 세 사람. 박진석씨는 자신이 갈취한 돈을 다 갚을 때까지만 감금하겠다는 이상한 제안을 하게 되고, 셋은 자신이 이 사진관을 지금 당장 나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게 됩니다. 무대는 네 개의 독립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공간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사람은 박진석씨 뿐입니다. 각 공간은 바로 옆방의 소리만을 들을 수 있으며 그래서 중간방인 현상실에 있는 젊은 남자만이 모든 사람의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여자와 현철군은 젊은 남자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 들어야 하죠. 이 상황에서 의사소통의 부재가 생깁니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젊은 남자는 처음부터 있는 그대로를 전달할 생각이 없습니다. 자신의 감정과 자신의 판단에 맞게 적당히 변형된 이야기들이 오갑니다. 세명 모두 각자의 사정이 있습니다만 반응하는 방식은 서로 다릅니다. 이 셋은 각각 요즘 젊은세대, 사회인 세대, 그리고 취업 준비 세대의 문제를 대변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 소통할 수 없으며 단절되어 있어 서로를 꼰대라고 생각합니다. 각각 무대에 한명이 배치된 것도 연출자의 의도라고 생각합니다. 각각의 공간에서 인간은 고독하게 자신의 문제와 싸워야 합니다. 주변인은 자신과 다른 곳에서 다른 생각을 가진 타인일 뿐이지만 결국 셋은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을 수 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동생을 잃어버린 후 자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자와, 고아원에서 자란 현철군, 그리고 현실의 막막함에 맞닥뜨린 젊은 남자는 자신의 문제가 가장 크다며 이야기 합니다. 각자 소리 높여 옆방을 설득하려는 그 모습 자체가 우리네가 살아가는 인생을 참 닮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소나무사진관" (작,연출:고석기 무대,조명 디자인:천성운 전환:이용성 움직임:윤이나 출연:박상욱, 도영웅, 박태환, 박갑수, 다원 제작:아루또 극장:대학로 드림시어터 별점:★★★★☆) 2016년도에 "마법의 꽃병" 이라는 공연을 보았던 극단 아루또의 작품이다. 제목과 포스터만 봐서는 가족극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어서 좋았다. 20년 넘게 필름 사진만을 고집하는 70대의 사진사는 건물 주인의 월세 독촉에 시달린다. 그래서,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을 감금하고 돈을 갈취하게 돠는데... 좀 황당한 설정 이지만 이 공연의 주인공은 사진사가 아니었다.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들과 중국집 배달원의 사연이 가슴 뭉클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네 개의 공간으로 나눠진 회전무대가 신의 한 수 였다. 무대가 좋아서 별점 1개 추가! 옆 방의 소리만 들린다는 설정도 재밌었다.

다른 사람의 삶을 진심으로 바라보지 않고 함부로 충고하는 것은 옳지 않다
각자 곤란한 상황은 다르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다르다
서로서로 공감해주고 위로해주는 자세가 필요한 우리들
''나때는 말이야~''라고 말하지 않는, 꼰대 아닌 삶을 살기 위해 모두가 조심해야하지 않을까?

5G에서 더 발전하려고 하는 이 시대에 아직도 아날로그를 고집하는 사진사 박진석(70대), 젊음을 바친 회사에서 명퇴를 당해 자살을 계획한 회사원 이천희(40대), 취업을 위해 면접중 증명사진을 찍기 위해 찾아온 취준생 오해인(20대), 고아원에서 나와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장면 배달원 정현철(18세)...

어쩌면 등장 인물의 다양한 연령대는 현 사회가 가지고 있는 다양성을 그리고자 했는지도 모릅니다.
공연을 보는 동안 4명의 등장인물들이 살아온 시절과 배경이 다르나 한가지 공통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현실의 어려움''입니다.
그들은 각자가 처해 있는 현실의 무게를 지탱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각자가 가진 가치관과 의식을 가지고 서로에게 ''소통''을 하려 하지 않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정답''을 강요하려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로 ''꼰대''라는 표현이 바로 그런것이죠.

"나때는 말이야~" 로 시작하는 과거와 현재를 모두 겪은 구세대는 자신의 경험에서 깨달음을 건내려 하지만 현세대는 그런 구세대의 행태에 거부감을 느끼고 ''꼰대''라는 타이틀과 함께 무시를 하게 됩니다.

과연 소통의 원활한 해법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연극이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배우님들이 연기하신다고 하셔서 보러 갔는데 역시 아루또!! 재미를 깔고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연극을 만들어 보여준다는게 쉽지 않은 일인데 공감과 교훈을 얻은 연극이였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 연극을 보고 조금만 생각을 바꿔서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