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마음이 조금 드네요. 공연 내용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는 상당히 어렵지 않았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어려웠던 공연이였습니다.

어느장르냐고 묻는다면 서커스와 댄스의 조합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무대의 주인공은 조형물, 하지만 그 안에 사람이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융복합''이 과학기술뿐 아니라 문화에서도 자주 사용되고 있다.
나 역시 융복합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사람으로서, 융복합 예술이라 광고된 디아볼로에 대한 호기심이 컸다. 무대라는 협소한 공간 속에서 과연 융복합이란 어떤 모습일지?

90분의 시간동안 본 무대는 굉장했다.
낯선 행성의 구조물도, 우리에게 익숙한 ''문''도,
기울어진 벽 위의 수많은 막대들도,
혹은 마치 방주를 닮은 듯한 반원통형의 마루까지도,
그 위에 마치 서커스를 방불케하는 현란한 인간의 몸동작이 더해지자
전혀 새로운 의미를 발산하며 공연장 전체를 메웠다.

때로는 웅장하고,
때로는 매우 사소한 생활의 소음들,
혹은 SF영화에서나 듣던 우주의 통신 소리까지,
아주 잠시잠시 공연 막이 열리고 닫힐 때마다 관객을 전혀 다른 공간으로 인도하는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혀 다른 이질적인 것들을 조합하여 새로운 것을 창출해낸다는 ''융복합''.
현대 무용의 감성이
착오를 경계하는 건축공학을 만났을 때
우려되던 어색함이나 긴장감보다는
오히려 너무나 잘 어우러져 마치 하나된 듯 보이는 장면들이,
아 이것이 예술!
이것을 만드는 사람들의 모험정신과 여럿이 만들어 내는 하나의 작품에 대한 팀웍,
서로에 대한 신뢰감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현대 사회의 어떤 것도 하나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융복합은 사실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
무대 위 문을 가운데 두고 들락날락 서로를 쫓기도 하고 끌어안기도 하는 연인의 동작을 보며,
서로 다른 문화나 가치관을 가지고 존재하는 이질적인 장르가
문이라고 하는 공통된 공간에 함께 어우러지는 현장을 느꼈다.

얼마나 많은 시간 고민하고 연습하고 계획했을지가 눈에 보이는
놀랍고 대단한 광경!

역시 그 안에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이 핵심이었다.

감독이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는지, 그리고 이 공연과 관련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공연이었습니다. 공연을 준비할 때 여러가지 무대 장치를 이용했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예고된 프로그램과는 일부 다른 작품도 있었지만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공연이었습니다.
역동적이면서도 환상적인 공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