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동물원은옛날 화려했던 자신의 모습을 회상하며 절름발이 딸 로라를 어떻게든 시집 보내고자 생각하는 엄마 아만다 윙필드와 열등감으로 똘똘뭉쳐 유리로 만든 동물원 속에서 살고파 하는 절름발이 딸 로라 윙필드이 집의 유일한 소득원이며 창고지기이자 늘 선원을 꿈꾸는 아들 톰 윙필드 이렇게 세명의 배우와나레이션과 로라의 첫사랑 역할을 했던 짐 오코너 가 연극을 한다.우선 엄마,딸,아들 세 배우의 연기 호흡은 기가 막힌다.난해한 주제임에도 극에 몰입되게 만드는 그 호흡.특히 아만다 윙필드에 분해서 했던 연기는 정말 신들린 연기였다. 옛날 자신이 집에 맞이했던 신사들의 인형을 꺼내놓고 돌아오지 않을 옛날을 생각하며 절름발이 딸은 실패한 결혼을 한 자신처럼 되게 하지 않도록 멀쩡한 남자에게 시집 보내려 하는 아만다.그리고 극의 마지막에 그녀가 느꼈을 짐에 대한 배신감.어쩜 우리 나라 어머니들의 모습과 그닥 달라보일 건 없는 듯 하다.자식의 성공을 위해 사는 모습 말이다.
아들 톰 윙필드는 지킬 & 하이드 마냥 막내아들의 귀여움과 살인자의 모습을 같이 보여줘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톰의 독백 중엔 "죽은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대사가 있는데 삶의 치열함과 자신의 꿈을 못따라 가는 톰의 절망을 볼 수 있었다.마지막엔 모든 걸 버리고 선원이 되기 위해 떠나는 톰은 과연 홀가분 했을까.
딸 로라 윙필드는 아무도 오지 않을 저택에서 자꾸만 자신에게 예쁘게 하고 있으라던 엄마에게 화만 내던 딸이었다.엄마는 시집 보낼 생각뿐이었고 로라 자신은 열등감에 가득 사로잡힌 엄청나게 내성적인 절름발이 노처녀일 뿐이었다. 집에 찾아온 옛 첫사랑에 들떴고 춤도 같이 췄는데 약혼녀가 있다는 그 말에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 그리고 짐의 죽음에서 로라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솔직히 연극을 본 후엔 무슨 내용인지 어떤 말을 하고자 하는 지 몰랐는데리뷰를 쓰면서 정리해보니 외부 충격에 부서지기 쉬운 유리동물원에 사는 윙필드가의 사람들. 그 안에서 지난 추억과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동상이몽의 가족들.누군가 찾아온다는 것에 대한 설렘과 기대 와 문 밖 세상의 두려움.모순 이지만 그런 모순을 잘 표현한 연극이었다고 생각한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뜨거운 양철 지붕위의 고양이로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의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작품. 1930년대 경제 대공황을 배경으로 한, 작가의 성장과정이 담긴 자전적 작품이기도 합니다.
과거의 영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신들을 구제해 줄 누군가를 기다리는 엄마, 성격장애로 인해 사회생활이 불가능한 누나, 그런 이들을 먹여 살려야 하기에, 꿈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아들 톰.
헝겊인형같은 느낌의 분장과 의상, 연기가, 마치 인형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
그리고, 끝없이 손님만을 기다리는 어머니를 결국 살해하는 톰의 모습은 살인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것 같습니다. 사회의 부조리, 모순, 집착, 잘못된 애정 등, 모든 것을 극복하고 부셔버리라는 뜻이겠지요. 원작의 결말과 다른, 이 설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대중적인 큰 재미는 아니지만, 원작의 탄탄한과 연출자의 새로운 시도, 배우들의 멋진 연기가 돋보이는 주제의식이 강한 무게감 있는 연극이었습니다.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