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렇게 많은 연극을 보지는 못했지만
상당히 신선하고 독창적이라고 생각이 드는 연극이였다.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이 되서는 안될, 오로지 연극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한 매력이 있다.
스토리는 물론, 배우님들의 연기도 최고 였고, 무대 장치도 최고였다.
정말 공을 들였구나 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Date : 2014.12.30.Tue
장소 : 대학로 스튜디오76
작성 : PLAY DB 공연리뷰단
그러고로면 스튜디오76은 참 오래만이다. 블랙박스 관람때 왔었는데..
평일, 그리고 연말이다 보니 공연 5분전에 겨우 도착. 화장실도 못가고
일단 서울대병원에 주차 후 후다닥 뛰어 겨우 도착.
여유있게 출발했는데도..ㅠㅠ
여튼 시놉의 요점은
"지금 당신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로 정리할 수 있을것 같다.
연극은 내내
과거에 메어 사는 한 남자,
그 한 남자의 기억 속 여자,
그 남자 주변에서 멤도는 현재의 여자
를 보여준다.
누구나 추억이라는 것이 존재할 것이다.
나 역시 추억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그 추억 속 기억을 가끔 더듬어보게 된다.
그리고 그 기억이 점차 내가 편한대로, 내 의지대로 자꾸 각색되어가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이 연극은 나도 겪어 본 그 현상을 다루고 있다.
연극이 굉장히 단순하기 때문에 너무 내용을 자세하게 다루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이쯤에서 멈추고
리뷰 들어갑니다.
1. CAST
연극을 보면서 한번쯤 봤던 배우를 다시 만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번에 만난 김결씨나 전재원씨 모두 처음 뵙는 분들이네요.
우선 연수를 연기한 '김결'씨는 이것이 설정인지 아닌지가 에매하게 느껴졌습니다.
처음엔 뭔가 어색어색... 저 말투와 행동 모두... 몰입하기 너무 힘들었음..ㅠㅠ
그런데 점차 연수라는 캐릭터를 이해하면서 어느정도는 연기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자고로 이 연극의 백미는 '미자'라는 캐릭터입니다.
팔방미인이라는 것이 딱 어울릴만한.
연수가 선을 보는 장면에서 여러 여자를 연기하는 씬은 빵 터질 수 밖에 없고
'전재원'씨의 매력이 빵빵 터지는 장면!!!!!
'김빈'씨는 연극 자체에서는 실재 등장하지 않지만 영상으로 만나게 됩니다.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
2. 무대 외
이 연극은 영상미가 최고입니다.
이 연극에서 영상이 연극 자체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실제 뮤지컬에서는 중간중간 영상이 극에 감초역할을 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되는 요즘인데
이렇게 연극에서 적극적으로 쓰이는 것을 처음 본 연극이 바로 'Alone'입니다.
시작부터 1021이라는 의문의 숫자로 플레이되는 시은의 영상
연극 내내 펼쳐지는 시각 효과의 향연.
ps. 그리고 연수의 집이 참 좋은 집이구나(?)
다만 연극 무대의 세 면을 골고루 활용하다 보니 너무 사이드에 앉으면 잘 안보일수도 있겠다라는 걱정....
3. Ending
앞에서도 말했듯이 인간이란 망각의 동물이고
자기의 의지에 따라 기억은 조작되기 쉽다.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그래서
기억하고 싶은대로 기억한다.
어쩌면 기억을 포장하는 능력(?)을 가진 인간은
그 기억이 가장 소중했고 아름다웠던 시절로 포장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과거, 기억, 추억에 매달리는 것 같다.
(요즘 90년대에 열광하는 것도 어쩌면..)
이 연극은 그런 포장된 기억의 상자 안에서 살고 있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남자는 점차 현실을 깨닫게 되고
현재라는 시간에서 늘 옆에 있던 한 사람의 존재를
지금에서야 깨닫는다.
그리고 기억 속 봉인을 풀고 현실세계에 마주한다.
누군가 내 옆에 소중한 사람이 있다면
누군가 내 기억 속에서 봉인된 채 있다면
이 연극을 관람하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