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숙이, 경숙 아버지' 연극에서 제일 많이 나오는 대사는 바로 경숙이라는 이름이다. 요즘 세대의 유행하는 이름이 아닌 조금은 촌스럽게 느껴지는 우리 어머니의 세대의 가장 흔한 이름이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은게 무엇일까 생각이 들게된다.

1. 경숙이라는 이름의 아이

전쟁이 시작되었다며 부랴부랴 짐을 챙기는 아버지를 따라 가려던 어린 경숙이와 어머니는 아버지의 호통에 결국 집을 지키고 있어야만 했다. 몇년이 지나 다시 돌아온 아버지는 이상한 남자와 함께 오자마자 분신과도 같은 장구를 들고 저멀리 떠났다. 아버지를 대신하여 꺽꺽이 아저씨가 집안의 가장이 되었고 어린 나는 우리집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아버지의 존재의 부재를 느끼게 된다. 어디로 가냐고 물어도 알지 못하고 매일 모든것 안다고 말하면서도 글을 쓸줄도 모르는 아버지의 모습이 모순적이라는걸 깨달으면서 경숙이는 점점 성장을 해나간다.

집안의 가장이 된 꺽꺽이 아저씨와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고 삶을 이어나가고 있는 순간에도 아버지는 경숙이네에 찾아온다. 이름 모를 여자도 데리고 와서는 어머니의 속을 썩이는 모습을 보니 화가나고 더욱더 이해할수가 없어졌다. 거기다 동생도 잃게 되자 아버지의 여자는 다른 남자를 만나 떠나고 집안은 완전히 콩가루가 되어버리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경숙이의 일기속에서의 마지막 어린시절의 이야기다. 결국 아버지는 어디로 간지 모르고 또 다시 신을 신고 길을 떠났다.

2. 아버지의 노래

경숙이 아베는 경숙이를 통해서 자신을 투영시킨다. 어린시절 길을 떠나라고 등을 떠밀던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꿈을 꾸며 괴로워 한다. 어린시절 그리고 지금의 자신이 되어서도 어디로 가야할지 정해진 답이 없다는 걸 알기에 그는 오늘도 신발을 신고서 또 다시 떠나는 것이다. 인간은 노력하는한 방황을 하게 된다는 말처럼 어쩌면 경숙이 아버지는 우리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늘 힘들다고 하소연을 하면서도 내일을 준비하고 더 먼 미래를 생각하게 되는 것 처럼 희망을 품고 산다. 경숙이 아베도 길을 떠날때는 너 넓은 세상에 노랫소리를 들려 주고 싶다는 희망을 품고서 길을 떠나는 것처럼 말이다.

3. 내일을 위한신발

경숙아베가 기억하는 아버지에 대한 마지막 기억은 자신의 신발을 벗어주고는 갈길을 가라는 말을 하고 뒤돌아서던 모습이었다. 그리고 경숙이가 어엿한 사회인으로서 출발을 앞두고 있을때 잊지 않고 찾아와 구두를 내밀었다. 발이 편해야 한다며 상자를 내밀던 모습은 우리들의 미래를 보여주는것만 같았다. 새로 시작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걸어야만 하기에 신발이 필요하다. 마지막까지 신발을 벗지 않던 경숙이 아베를 보면서 앞으로의 길이 어떻게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과 노랫소리를 멈추지 않으면 언젠가는 자신의 원했던 곳에 다다를거라는 희망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