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이 창단 70주년 기념작 '만선'을 9월 3일부터 19일까지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만선'은 1964년 국립극장 희곡 현상공모 당선작으로, 같은 해 7월 초연되어 제1회 한국연극영화예술상(현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1960년대 산업화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서민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린 이 작품은 이후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국립극단은 지난해 4월 70주년 기념으로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국립예술단체의 공연 운영이 중지됨에 따라 공연을 취소한 바 있다.

'만선'은 작은 섬마을을 배경으로 빚을 갚기 위해 거친 파도에도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는 서민들의 무력한 현실과 삶의 터전이었던 바다를 향한 고집스러운 자부심 탓에 파멸해가는 가정의 처절한 모습을 그린다. 평생을 배 타는 일밖에 몰랐으나 그로 인해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곰치 역은 배우 김명수가, 곰치의 아내 구포댁 역은 정경순이 연기한다. 이와 함께 김재건, 정상철 등 과거 국립극단의 단원으로 활동했던 원로배우들과 이상홍, 김명기, 송석근, 김예림 등 국립극단 시즌 단원들이 함께 출연한다.

극의 배경인 어촌마을과 바닷가의 비바람을 실감 나게 구현할 무대는 제31회 이해랑연극상 수상자인 이태섭 무대디자이너가 맡았다. 연출을 맡은 심재찬 연출가는 “신구 세대가 함께 호흡하게 되어 더욱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제목 그대로 객석이 만선이 되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전했다.
 

'만선'은 9월 3일부터 19일까지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펼쳐진다. 9월 5일 공연종료 후에는 심재찬 연출과 김명수, 정경순 배우가 참여하는 ‘예술가와의 대화’가 진행되며, 매주 목, 일요일에는 영어 자막서비스를 제공된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