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주역으로 활동중이신 소프라노 캐슬린 김이 사랑을 주제로 다채로운 유럽의 가곡들을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라는 심플한 반주로 노래하는 구성이 무척 인상적인 공연이었습니다. 1부에서 선보이신 영국 작곡가 퍼셀의 3곡의 가곡에서는 마치 스코틀랜드와 웨일스의 켈트 문화에 기반한 토속적인 느낌을 받았으며, 작곡가 볼프의 3곡의 가곡은 가곡이 발달한 오스트리아 답게 편안하고 달콤한 속삭임 같은 부드러운 여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드뷔시의 젊은 날의 4개의 노래는 앞선 두 작곡가의 곡들과는 사뭇 다른 이국적인 정취가 느껴졌습니다. 주역이신 캐슬린 김께서 풍부한 성량과 완벽한 콜로라투라 테크닉으로 대극장 무대 깊이 울려퍼지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으며, 어떤 악기보다도 깊은 감동과 여운을 선사해 주셨으며, 호주 출신의 피아니스트 라클란 글렌의 매끄러운 반주와 호흡도 대단히 좋았습니다.

2부에서는 기타리스트 박종호님의 우수어린 라틴 리듬에 기반한 세련된 반주와 노래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으며, 앵콜곡으로 연주된 기타 연주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독일 후기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슈트라우스의 [브렌타노 시에 의한 가곡]과 이어서 연주된 한국어 노래로 완결되는 구성은 사랑과 로맨스 느낌이 물씬 느껴지며, 발렌타인 데이에 걸맞게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관람하기 좋은 공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들어보는 가곡 위주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유럽 가곡의 매력을 느끼며, 마치 유럽 대륙을 철도로 횡단하며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였습니다.

공연 종료후에 피곤하신 기색도 없이 관객들의 감상평에 활짝 웃으며 프로그램북에 사인해 주시던 성악가님의 열정과 멋진 무대를 마련해주신 관계자 여러분들의 친절한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클래식 음악이 가진 치유와 공감의 힘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하고 특별한 시간으로서, 가족들과 잊지못할 추억으로서 마음속에 담아 기억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 펼쳐질 <오페라 카니발 2019> 공연도 시간이 허락되면 꼭 관람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