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우리 동네를 예매를 하고 중간에 다시 팔까라는 생각도 많이 했었다.

우리 동네라는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로 재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첫번째였고, 갑자기 다른 뮤지컬 (락시터와 달콤한 원나잇)들을 보게 되어서 이번달만 너무나 많이 공연을 보는 것 같아 조금 자제를 할까 생각이 두번째였다.

하지만, 사람들의 후기평이 좋은 점과 공연의 불모지 같은 대전에서 공연 기회를 놓치면 또 보기 힘들거란 생각에 그냥 보기로 맘을 먹었다.

나처럼 뮤지컬을 좋아하는 여자 친구와 소소한 데이트를 놓치기 아쉬운 것도 한 목 했지만.

대전 홍명 아트홀은 이번달만 두번째로 오게 되었네. 락시터도 여기서 했는데 열흘만에 다시 방문이니..

원래 영화관이라서 그런지 배우들의 무대가 너무 높은게 흠인 것 같다. 특히나 맨앞줄에 앉았는데 2시간 반 동안 계속 고개를 들고 보는게 여간 만만한게 아니었다.

조그만 무대와 눈높이가 같았다면 더 좋은 무대가 되었을건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BUT, 우리동네. 구성도 색다르기도 했고, 내용도 너무 마음에 든다.

우리가 실제 살아가는 동네 같은 곳에서 우리의 일상이 일어나는 것을 그대로 무대 위에서 재현을 해서 그런건지도.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는 마냥 나 이야기인 것 같고, 주변 인물들도 낯설지 않아서 더 친근하게 다가가게 되는건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태어나고, 사춘기 시절에 사랑이라는걸 하고, 그 사랑이 결실을 맺어 결혼을 하지만 결국 사고로 죽음에 이르게 되는.

‘생로병사’, - 태어나고 죽는 우리의 삶 자체를 그대로 솔직하게 잘 묘사하고 있다.

인도의 갠지스 강에서 사람을 떠나보내면서도 그곳에서 밥을 짓고 빨래를 하듯,

우리 동네에서도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자신에게 가까운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상이 늘 반복되는 게 아닐까?

이 뮤지컬을 보면서 강부자의 ‘오구’와도 마지막 씬에서는 참으로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 탭댄스 음악처럼 늘 신나기만 하면 좋겠지만 슬픔이 존재하기에 즐거움이 더 값진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죽음이 있기에 지금 1분 1초가 소중한 것처럼…



맨 앞좌석에 처음으로 앉아서 뮤지컬, 연극을 봤는데 전체 무대를 한 눈에 볼 수는 없지만 대신 배우들의 표정 하나하나를 자세히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여러 사람들이 노래할땐 그냥 마음 편하게 한 쪽만 바라보았다.

마지막 씬에서 정말 배우들의 눈에서 눈물이 흘리는 것을 보고, 진짜 연기자라고 생각을 했는데 어쩜 그리도 감정 표현을 잘하는지..

우리 동네 마음 같아선 다음에 중간 좌석 쯤에서 다시 전체 무대를 관망하면서 즐기고 싶다.

초대권 주는 이벤트 참여하는건데, 아쉽네 ^^



내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좀더 더 잘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