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ian
뮤지션's 취향
콘서트 들려주는 남자

`공연의 계절' 12월엔 수 백개의 공연이 앞다퉈 선보인다. 위축된 음반 시장 사이로 파고든 공연 시장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한다. 국내 모든 공연장이 풀 가동되는 상황에서 하루 아침에 생겼다가 그 다음 날 바로 사라지는 공연도 적지 않다. 잘되는 공연만 살아남고, 팔리지 않는 공연은 아예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게 요즘 공연계 현실이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점점 가속화 페달을 밟고 있는 가운데, 공연계의 전통적 `빅 4' 무대도 점점 변신의 옷을 갈아입고 있다.

 2000년대만 하더라도 신화 등 아이돌 스타, 이승환·자우림 등 라이브 위주의 뮤지션들, DJ DOC·MC 몽·비 등 인기 스타들이 12월 공연에서 중요한 주역으로 부상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이 판도는 서서히 깨지고 있다. 이젠 그 해 어떤 활동과 음반으로 두각을 나타냈는가가 주요 변수로 작용하는 것이다.

 물론 공연계에서 오랫동안 그 제왕의 힘을 잃지 않고 12월을 견뎌내는 뮤지션도 있다. 그러나 새 음반에 대한 대중의 냉정한 평가, 방송과 무대에서의 활약 등에 따라 공연의 무게 중심이 급격히 쏠리는 뮤지션도 즐비하다. 올해 `빅 4'무대는 전통적 강세에 있는 뮤지션과 지난해부터 서서히 중심으로 파고들며 공연계를 소리없이 `접수'하고 있는 뮤지션이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 글 = 김고금평 문화일보 기자



◆ 여전히 `강한' 대중음악계 ‘가왕’
올해 상반기 가요계의 핵펀치는 조용필에게서 나왔다. `바운스' `헬로' 등 젊은층에 어필하는 신곡으로 무장한 조용필은 여전히 ‘날선’ 음악으로 매일 모든 매체로부터 집중 조명받았다. 새 음반은 한 달 만에 20만장 넘게 팔려나갔다. 새 음반이 호응을 얻지 못했다면, 그의 올해 무대도 암울한 행보를 그렸을지도 모를 일. 하지만 새 음반 발매와 함께 이뤄진 전국 투어는 매진 행렬을 이뤘다.

무대는 전보다 더 과감하고 실험적이었다. 천장과 객석 곳곳에 설치된 서라운드 스피커가 들려주는 음향은 지금까지 그 어느 공연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마법의 기술'이었다. 무대는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인 미디어월(Media Wall)을 통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의심케 했고, 입자처럼 박아넣은 핀라이트(Pin Light), 한 색으로 시작해 무지갯빛으로 펼쳐지는 `무빙 헤드 레이저' 등 첨단 장비들이 처음으로 등장해 보는 재미를 높였다.

최근 15년만에 찾은 일본 무대에서도 그는 `최초의 기술'을 무대에 선보였다. 국내에선 단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세계 최초), 점으로 연출된 입체 영상인 `도트(Dot) 이미지'를 통해 무대를 3D로 구현했다. 13∼15일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조용필의 서울 앙코르 콘서트 역시 최첨단 기술력이 동원돼 보고 듣는 재미를 높일 예정이다. 그는 점점 늙어가지만, 그의 음악은 갈수록 젊어진다. 해마다 그의 공연이 `0순위'에서 빠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의 무대는 늘 `한국 최초'라는 의미의 순간을 창조하기 때문이다.



◆ `국제 가수'의 내한(?) 무대
`강남스타일'에서 `젠틀맨'에 이르기까지 이제 싸이의 음악은 더이상 `그'의 것이 아니다. 세계인의 음악으로 보편적 가치를 부여받았다. 국내에 머무른 시간이 거의 없고, 방송 출연 한 번 하지 않아도 세계에서 날라온 그의 소식만으로 그는 `묻지마 티케팅'의 주인공이 됐다. 국내 가수인데도, 어느 내한 뮤지션못지 않게 신비감을 투영한 그의 존재는 12월 공연에서 특수로 작용하고 있는 셈. `국제 가수'가 되기 이전에도 싸이의 무대는 늘 호황이었다. 무대에서 혼을 쏙 빼놓는 자아 헌신적 열정과 댄스감 폭발하는 노래와 퍼포먼스로 관객의 귀를 금세 녹이는 구성은 `보지 않으면 안되는' 공연으로 입소문이 나 있는 상태였다.

`국제 가수'가 된 이후 그의 무대에는 여러 변화가 생겼다. 최첨단 기술력으로 무장한 무대 세팅, 싸이를 도울 최강 댄스팀, 입담·공연·놀이가 포함된 종합선물세트같은 다채로운 구성이 더 견고해지고 화려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무대는 역대 최강이다. 20∼24일 5회 공연을 체조경기장에서 연다. 무려 6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는 셈. 이 관객들에게 싸이는 드레스코드를 주문했다. 이른바 `싼타삘'이다. 산타같은 복장으로 `달밤에 체조' 한 번 같이 해보자는 취지다. 분명한 건 몸이 근질근질해 죽을 것 같은 싸이가 작정하고 놀 준비를 했다는 것. 우리는 여기에 그냥 동참해서 싸이가 시키는대로 하기만하면 된다.



◆ 듣는 노래로 승부한다
공연은 보고 듣는 만족을 동시에 안겨줘야하는 의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들의 무대는 정반대다. 오로지 들리는 무대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듣는 것을 충족시켜줄 자신이 있었으면 다른 공연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최적화 사운드가 약한 공연장을 선택하는데도 주저하지 않았을까. 20∼25일 일산 킨텍스 7A홀에서 열리는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콘서트는 듣는 만족을 극대화하는 보기 드문 공연 중 하나로 기억될 듯하다. 이런 무대를 기다리는 팬들도 많다. 벌써 4회 공연에 2만석이 다 팔렸기 때문.

2003년 1집 `Soul Free'로 등장한 브라운아이드소울이 올해 10주년을 맞아 펼치는 이 무대는 진정한 솔(Soul) 가창이 살아있는 노래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2∼3년전부터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서울 중심의 큰 공연장을 얻는데 실패했지만, 노래의 진정성, 소름끼치는 라이브 무대의 진가가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수많은 팬들을 동원할 수 있었다.

이들은 이 공연이 끝난 뒤 내년 2월 22∼23일 체조경기장에서 4집 발매 기념 콘서트도 가진다. 새 음반 발매 기념 콘서트라고는 하지만, 두 달 사이로 비교적 큰 무대에서 연달아 공연하는 일도 국내에선 좀처럼 보기 드문 현상 중 하나다. 노래를 좋아하는 팬들, 특히 라이브 무대를 아는 이들은 이 콘서트를 찾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 `버라이어티 공연'의 새로운 발견
처음엔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발라드 음악이 죄다 몰려있는 탓에 여성 관객들이 주고객층이고, 간혹 여자 손에 이끌려오는 남자 관객들은 눈살을 찌푸리기 일쑤였다. 이 비대칭 관객들 속에 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2월 30일과 31일 마지막 무대를 체조경기장에서 연다는 것은 노래도 인기도 작품성도 모두 인정받았음을 의미하는 증거다.

성시경은 2년 전 6000석 이상 큰 공연장에서 공연을 한 뒤부터 구성을 좀 더 `버라이어티'하게 꾸미기 시작했다. 김장훈과 싸이의 영향을 받아 무대를 종횡무진 누볐고, 라디오에서처럼 입담도 노래하는 시간 못지않게 할애하며 재치있게 펼쳐나갔다. 지상파와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감을 더욱 획득한 이후에는 무대를 좀 더 박진감있게 끌고갔다. 이젠 여성들만이 좋아하는 발라더라는 `단품'에서 모두가 선호하는 `모듬'의 이미지로 변신을 꾀한 것이다.

올해 무대는 더 특별하고 호기심어린 구성으로 넘친다. 우선 `너에게' `덩크슛' `연연' `한번의 사랑' 등 지금까지 공연장에서 한 번도 부르지 않았던 노래들을 처음 선보인다. 연말 분위기에 맞게 특별한 이벤트도 마련됐다. `솔로 배려자 좌석'을 마련해 커플들의 눈치를 받았던 그간의 민망스러운 좌석에 대한 과감한 준비도 단행했다. 그의 무대엔 노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웃음도 있고, 이벤트도 있고, `비장의 무기'도 있다. 그의 변신 또는 진화는 앞으로도 계속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

  
싸이 콘서트
2013/12/20 ~ 2013/12/24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KSPO DOME)
싸이|  가수  
  • 소개 : 소속사 : 피네이션, 유니버설 리퍼블릭 레코드, SB프로젝트 데뷔 : 2001년 1집 앨범 [Psy From The Psych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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