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ian
뮤지션's 취향
콘서트 들려주는 남자
십센치(10cm)는 올해 발견한 대중음악계 최고의 '물건'이다. 아무도 시선을 돌리지 않는 인디신에서 파급력있는 노래가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이들의 가치는 무한대로 수렴된다. 그뿐인가. 어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막 던지는 듯한 익살과 선정의 가사, '뽕끼' 충만하지만 트로트가 아닌 근사한 포크로 젊은이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멜로디는 이제 대중음악계에서 눈에 띄는 하나의 스타일이 됐다. 장기하보다 더 노골적이고, 재주소년 보다 더 강렬한 십센치는 그들 음악의 인기 비결로 '엉성함'을 꼽는다. "1집에서 할 수 있는 건 죄다 해 봤어요. 그게 우리들의 한계인 것 같아요. 뭘 제대로 할 줄 아는게 없으니까, 이것 저것 막 해보는 거 아닐까요?"

이 까칠한 발언은 '겸손' 같기도 하고, '무례' 같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그들 음악도 이 둘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묘한 분위기를 던진다. 그래도 이들 음악에서 숨길 수 없는 하나의 진실은 솔직하다는 것이다. 몰라서 내민 음악도, 아는 만큼 던진 음악도 모두 십센치 스타일이고, 또 대중의 열렬한 지지를 쉽게 받는다. 섹시한 매력을 입속에 늘 머금고 있는 듯한 보컬 권정열은 "노래할 때도 예쁘거나 마초적인 주류 보컬 스타일과 달리, 야한 보컬의 길을 걷는다"며 "어떤 노래도 `야하게' 감정을 전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수더분한 스타일의 기타리스트 윤철종은 "우리에겐 다른 포크 주자들에게 없는 장점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뽕끼'"라며 "다른 분들은 배제하려는 그 정서를 우리는 최대한 섞으려고 노력한다"고 웃었다.
 '아메리카노'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등 그들의 노래는 이제 대한민국 곳곳에서 울려 퍼진다. 한번 듣고 다시는 안들을 줄 알았는데, 매일 자신의 귀에서 떨어지지 않고 자꾸만 듣고 싶어지는 매력 또는 마력이 넘치는 노래. 십센치는 지금 대중들을 옥죄며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핫'한 스타로 떠올랐다. 공연과 예능 프로그램을 바쁘게 오가는 그들이 인터파크 '뮤지션's 취향'에서 자신들의 음악관을 풀어놓았다. 그들이 뽑은 각 주제에 맞춘 선곡은 무엇인지 함께 따라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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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의 한 고등학교 밴드부 선후배로 만난 십센치는 대학에서 다시 만나 2008년부터 신촌 거리에서 닥치는대로 연주했다. 두 사람의 키차이 10cm를 임시 밴드명으로 지은 이들은 처음엔 클럽에서 서정적이고 진지한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킹스타'처럼 선정적이고 재미있는 노래를 불렀더니 관객의 열띤 호응이 이어졌고, 그때부터 그들에게 `진지함'은 안맞는 옷이라는 걸 알았다고 한다.

정규 1집이 3만장 이상 팔리면서 이들은 순식간에 `라이징 스타'가 됐다. 공연도 수백석 규모가 아닌 수천석 규모에서 할만큼 팬들도 늘어났다. 9월부터 시작된 데뷔 1년만에 가진 첫 전국투어는 오는 12월까지 이어진다. 공연과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십센치는 "음악하는 동안에는 무조건 솔직했으면 좋겠다"며 "뮤지션의 덕목같은 건 없지만, 그렇다고 감추고 속이는 스타일도 못된다"고 했다. 그들의 상승곡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건 껍질을 벗고 드러내는 솔직한 그들의 음악에 대중들은 쉽게 배반하지 않을 거란 사실이다.
/ 글 = 김고금평 문화일보 기자   


 
권정열 Say : 2008년 어느 여름날 인사동 길거리공연
"십센치라는 이름이 생기기 전부터 우리는 길거리 공연을 하고 있었는데 연습하는 과정으로 생각해서 차마 돈을 받은 적은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고향(구미)에 내려갈 일이 생겼는데 차비가 없어 조심스레 팁박스를 앞에 두고 공연했는데 2시간만에 20만원을 벌었어요. 그냥 이게 생각이 났어요."
 
윤철종 Say : 첨으로 길거리에서 돈상자 두고 공연할 때
"2008년 여름 서울에 막 상경해서 집(구미)에 내려갈 차비가 없어서 시작한 공연으로 당시 인형탈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 보다 많은 돈을 거머쥐자 모든 아르바이트를 관두고 거리공연에만 매진할 수 있게 했던 역사적인 공연이었어요. 자릿세를 요구하는 덩치 큰 형들이 있을까 두려워 돈 상자를 들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주위를 살피며 돈을 셌던 기억이 나요." (* 따로 골랐으나, 결국 똑같은 답을 달았음^^)
마룬파이브(Maroon5)
권정열 Say :
"남자의 목소리로 이 정도의 섹스어필이 가능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끼게 해 준 밴드예요. 십센치 1집 앨범에 그들에 대한 오마쥬를 담은 곡도 있어요."
없음
제프 벡
(Jeff Beck)
윤철종 Say :
"기타 뮤지션이라면 대부분 좋아하겠지만 제겐 좀 더 특별해요. 고등학교때 기타를 갓 시작하고 겉멋만 잔뜩 든 제게 빠르고 화려한 연주 보다 음 하나하나에 소중함을 가르쳐 준 뮤지션이기 때문이에요. 야간 자율학습시간에 제프벡 앨범을 몰래 듣다 눈을 질끈 감고 황홀경에 빠져있는데 연주가 끝나고 눈을 뜨니 선생님이 제 얼굴을 가까이서 빤히 보시며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생생해요."
없음
오아시스(Oasis)
권정열 Say :
"계속 빠져살고 있어요. 한때는 히트곡 몇곡 말고는 관심이 없었는데 그냥 갑자기 다가온 케이스죠. 모든 곡이 완벽하게 느껴져요."
유투(U2)
윤철종 Say :
"최근 이들의 DVD를 구입했어요. 별다른 이유는 없어요.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듣는 편이에요."
권정열 Say :
Franz ferdinand 의 'Take Me Out'

"제가 좋아하는 아웃캐스트와 존 레전드의 환상궁합이에요. 이 노래와 뮤직비디오 그냥 흥분되고 좋아요."
윤철종 Say :
Audioslave의 'Cochise'

"남성적이고 멋져요. 노래가 시작하면서 끝날때까지 터지는 폭죽은 장관이죠."
메탈리카(Metallica)
권정열이 꼽은 명곡 1 :
"너무 오랫동안 많이 좋아하면 정작 왜 좋아하는지도 모르게 되는 경우가 있죠."
Battery
오아시스(Oasis)
권정열이 꼽은 명곡 2 :
"오아시스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된 노래예요. 왜 그렇게 다른 뮤지션들을 무시하고 다녔는지 알 것 같았어요."
Live Forever
오아시스(Oasis)
권정열이 꼽은 명곡 3 :
"동대문에서 쇼핑을 하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이노래를 듣고 여자친구에게 이렇게 얘기했어요. `이런 노래 만들면 밀라노에서 쇼핑할 수 있는데…"
Stop Crying Your Heart
김현식
권정열이 꼽은 명곡 4 :
"누구에게나 18번은 있죠. 제 인생의 18번 노래예요."
내사랑 내곁에
우주히피
권정열이 꼽은 명곡 5 :
"제가 생각하는 홍대 1등 뮤지션이에요. 어떻게하면 자극적으로 보일까 고민하는 십센치같은 밴드와는 질적으로 다른 수준높은 밴드죠."
하루는


비틀즈(Beatles)
윤철종이 꼽은 명곡 1 :
"존 레논이 꿈에서 만들었다는 그 노래. 저도 꿈에서 만들어보려 무진장 노력했으나 아직…"
Yesterday
척 맨지오니
(Chuck Mangione)
윤철종이 꼽은 명곡 2 :
"대학교를 휴학하고 공장에 아르바이트를 할 때 지루한 반복 작업을 이겨내게 했던 노래예요. 잠시 척 맨지오니를 꿈꾸며 플루겔혼을 배우려 맘만 먹었던 적이 있어요."
Feel So Good
로이 부캐넌
(Roy Buchanan)
윤철종이 꼽은 명곡 3 :
"제프벡에게 많은 영감을 준 곡으로 만화 '오디션'에서 기타리스트 국철의 음악적 아버지로 그려지는 등 기타리스트들에겐 우상같은 존재죠. 그의 대표곡으로 이 곡을 들으면 기분이 지나치게 경건해져서 듣기를 꺼리는 곡이기도 해요."
The Messiah Will Come Again
보이즈 투 맨
(Boyz II Men)
윤철종이 꼽은 명곡 4 :
"제가 처음 제대로 불렀던 노래는 화음이 잔뜩 들어간 R&B예요. 초, 중학생때였는데 당시 화음쌓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친구들과 그룹을 결성해 연습했던 기억이 나요. 당시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이들의 이 노래가 생각나네요."
I'll Make Love to You
심수봉
윤철종이 꼽은 명곡 5 :
"탄탄한 구성, 심금을 울리는 가사와 멜로디가 더이상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훌륭해요. 여자친구가 불러줬으면 하는 노래랄까요?"
사랑밖엔 난 몰라



2 comments
  • ariran***2013.04.28
    저도 잡식성인데 저랑 좋아하는 뮤지션 취향이 많이 겹치네요^^ 근데 저는 왜 아직 10cm 음악에 감흥이 느껴보지 못했을까요? 그럼 저는 놓친 감흥을 찾으러 10cm 앨범 다시 들으러 가보겠습니다.
  • ***2011.11.10
    새로운 추천곡 많아서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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