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와 자본의 연결자 공연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본, 음악 등 아티스트들과 더불어 많은 자본이 필요합니다. 이 둘을 연결해 주는 게 프로듀서의 가장 중요한 일이에요. 우리나라는 공연 쪽 투자가 진행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 프로듀서들은 자기 집을 팔거나 여기저기 돈을 빌려 제작하곤 했지만 요즘엔 투자가 많이 이뤄지고 있지요.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 중 최초의 사람 프로듀서의 역량에 따라 작품 기획까지 같이 하는 경우가 있지요. 프로듀서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아티스트들을 찾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작가나 작곡가 등이 대본과 음악을 가져왔을 때 공연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 이 작품에 잘 맞는 다른 아티스트들을 모아보고 또 자본을 구하기도 합니다.




능동적인 창작 원해 어렸을 때부터 배우를 했고, 배우라는 직업이 참 좋긴 하지만 캐스팅이 되어야 활동할 수 있으니 참 수동적이죠. 직접 뭔가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욕구가 강했기 때문에 제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또 집안이 경제적으로 어려웠는데 배우는 돈을 벌고 싶을 때 버는 게 아니잖아요. 내 스스로 일을 만들어 벌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1968년부터 무대에 서 왔으니 어느 장르보다 무대에 오래 섰었고 영화에 비해 연극 제작은 적은 돈으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탄탄한 스토리가 최우선 작품 선별 기준은 때마다 다릅니다. <난타>는 제가 아이디어를 낸 경우입니다. 국내 시장이 너무 작으니 해외 시장으로 나가기 위해서 비언어극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배우, 연출, 음악을 구해서 실천한 경우죠.


<형제는 용감했다>는 장유정 작가를 눈 여겨 보고 있다가 작품 의뢰를 해 만들어졌습니다. 처음에 작가가 쓴 작품은 김광석의 히트곡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었는데 노래 분위기가 차분해서 작품 자체가 어두워지더라고요. 그래서 그 작품은 잊고 남자 이야기로 뮤지컬을 해 보자, 했는데 당시 작가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가 형제 이야기였고, 발전시켜서 만들었습니다. 프로듀서와 아티스트는 수 없이 대화를 하면서 작품을 같이 발전시켜 나가는 거죠.

외부에서 들어오는 작품 의뢰를 선별할 땐 스토리가 탄탄한지를 봅니다. 가장 중요시 하는 게 대본이에요. 스토리가 탄탄하지 않고는 아무리 좋은 연출이나 배우가 붙어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즈니스와 아티스트 마인드를 동시에 프로듀서는 항상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사람이에요. 작품이 관객에게 감동이든 재미를 줘야 하고 투자자들에게 수익도 남겨줘야 하죠. 우리나라 프로듀서들의 경우 아티스트 마인드가 강하고 비즈니스 마인드가 좀 약한 면이 있지 않나 싶어요. 아무래도 초창기 프로듀서가 된 사람들은 연극 배우나 연출 출신 등 아티스트부터 출발한 경우가 많아서 철저한 비즈니스 마인드, 마케팅 등 보다는 작품을 잘 만들겠다는 욕심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아티스트 출신이기에 회사를 만들 때는 동업이라는 형태를 택한거죠. 공동대표인 이광호 대표는 주로 회사를 경영하고 저는 작품을 기획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나누었습니다. 그래서 시너지 효과를 주는 게 PMC가 성공한 비결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넓은 네트워크 아주 어려서부터 연극을 했기 때문에 아티스트들의 마인드를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8살에 데뷔를 해서 활동 기간이 50년이 되어 가니 각계 각층에 아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죠. 네트워크가 강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학교 일을 비롯해서 하고 있는 게 많습니다. 프로듀서 일에 전념하지 못하고 분산되고 있는데 단점이 될 수 있죠. 하지만 회사측에서 보면 장점일 될 수도 있어요. 제가 회사를 떠난 후에도 좋은 프로듀서들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많이 주려 하고 있습니다.




<에쿠우스> <갈매기> <난타> 배우 입장에서는 <에쿠우스> <갈매기>에서 젊은 주인공(에쿠우스의 앨런, 갈매기의 뜨레플레프), 늙은 주인공 역(에쿠우스의 다이사트, 갈매기의 뜨리고린)을 다 해 봐서 애착이 가요. 인연이 많은 작품이죠. 테네시 윌리엄스의 <유리동물원>의 톰 역은 세 번을 맡아 애착이 있습니다. 제작자로서는 <난타>가 인생에서 뺄 수 없는 작품이죠.





<식구를 찾아서> <셜록홈즈> 공연을 보진 못했지만 대본을 보고 굉장히 좋았던 게 <식구를 찾아서>였고, <셜록홈즈>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1년에 한 두 번씩 뉴욕이나 런던에 가서 뮤지컬을 보고 오니까 한국에서 하는 라이선스 작품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세계 5대 뮤지컬에 한국 작품이 계속 좋은 뮤지컬을 만드는 것이겠죠. 하지만 흔히 세계 4대 뮤지컬을 이야기 하는데, 세계 5대 뮤지컬 중에 하나가 한국에서 만든 뮤지컬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우리가 만든 뮤지컬을 라이선스로 팔 수 있는, 그래서 일본이나 미국, 영국에서도 공연되는 그런 작품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프로듀서를 꿈꾸는 이들에게
현장으로 뛰어들어라 요즘은 복합융합의 시대이고 프로듀서야 말로 복합적이고 융합적인 직업입니다. 누구보다 비즈니스 마인드, 마케팅에 대한 노하우가 있어야 하고 아티스트적인 기절도 있어야 하죠. 좋은 프로듀서가 되기 위해 현장에서 어떤 일이든 시작하라고 하고 싶어요. 마케팅이든 프로덕션 매니저든 배우든, 그렇게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자기가 갖춰야 될 게 무엇인지, 나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찾아야 합니다.

관객들에게
창작뮤지컬을 많이 봐 주시길 한국 영화의 발전도 결국 한국 관객들의 지지를 발판으로 한 것이죠. 물론 라이선스 뮤지컬에 우리나라 배우가 나오는 등 영화와 그 차이는 있겠지만, 유명 해외 뮤지컬 뿐 아니라 국내 배우와 스텝들이 만들어 가는 창작뮤지컬에도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리고 싶어요. 키워야 될 나무니까 같이 물을 주시면 좋겠는거죠. 그렇게 해서 뮤지컬이 커지고 해외 시장으로 나갔을 때 더욱 뿌듯하지 않을까요?


정리: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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