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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빌리 엘리어트’ 엔딩의 그 작품…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히스토리

작성일2019.10.15 조회수2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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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개봉한 영화 '빌리 엘리어트' 엔딩에서 성인이 된 빌리는 발레리노로 무대에 선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빌리의 비상'은 바로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의 한 장면이다. 지난 9일 개막한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는 발레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 작품이다. 고전 발레의 상징 같던 가녀린 여성 무용수 대신 근육질 남성 무용수를 등장시키며 무용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이번에 9년 만의 내한 공연을 맞이해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의 히스토리를 살펴봤다.

 



▲ (왼쪽부터) 매튜 본과 아담 쿠퍼


무용계의 이단아, 매튜 본

22살까지 전혀 무용을 배운 적이 없었던 매튜 본은 22살에 현대무용 스쿨인 라반센터에 입학해 비로소 무용을 배운다. 더불어 그는 BBC의 기록보관소, 영국 국립극장의 서점, 극장 안내원으로 일하며 영화, 다큐멘터리, 뮤지컬, 연극 등을 접하며 다양한 장르의 스토리텔링에 매료됐다. 1987년 27살이던 매튜 본은 6명의 단원과 함께 현대 무용단을 설립해 고전 발레 ‘백조의 호수’를 현대적인 버전으로 만들고자 했다. 그는 기존 것과는 완전히 다른 작품을 만들기 위해 남자 백조와 영국 왕실을 닮은 로열 패밀리를 아이디어의 큰 줄기로 삼았다고. 그가 작품을 만들던 1990년대 초반은 찰스 왕세자와 이혼한 다이애나비, 영국 왕실의 차남 앤드루 왕자와 결혼한 사라 퍼거슨, 엘리자베스 2세의 여동생 마가렛 공주 같은 영국 왕실 가십들이 매일 같이 뉴스에 나왔다.

매튜 본은 이런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1995년 11월 영국 새들러스 웰스 극장에서 ‘백조의 호수’를 초연했다. 영국 초연 당시 관객들에게 ‘백조의 호수’는 충격적이었다. 남성 백조와 왕자가 함께 춤을 추는 것을 견디지 못해 종종 퇴장하는 관객들도 등장했다고. 국내에서는 2003년 LG아트센터에서 첫 내한공연을 가진 이래 2005년, 2007년, 2010년 재공연을 거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매튜 본은 무용계에서 세운 업적을 인정받아 2016년 영국황태자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 받았으며, 2019년에는 올리비에 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 '백조의 호수' 공연 장면


고전의 재해석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는 고전을 새롭게 재해석했다. 원작은 3대 발레 중 하나로 꼽히는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로 마법에 걸려 백조가 된 여인 오네뜨가 마법에서 벗어나는 길은 왕자와 진정한 사랑을 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것을 현대 영국의 왕실을 배경으로 가져오면서 원작의 스토리는 아예 지워버리고, 백조의 성별을 바꾸고, 유약한 왕자를 등장시킨다. 또한 왕자가 갖지 못한 강인한 힘과 아름다움, 자유를 표상하는 존재로서 백조가 등장한다. 작품은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여 발레, 현대 무용, 탭댄스, 사교 댄스 등 다양한 장르가 섞여 ‘댄스 뮤지컬’이란 이름이 붙었다.
 

작품의 1막에서는 현대 영국 왕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매혹적이고 강한 성격의 여왕은 왕자가 왕가의 자손답게 자라나길 원하지만, 유약한 왕자는 어머니의 기대를 매번 실망시킨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자신의 여자친구와의 만남을 반대하자 이에 괴로워하던 왕자는 바(bar)를 찾는다. 여자친구의 등장이 비서의 계략이란 걸 알게 된 왕자는 괴로움에 물 속에 뛰어 들려는 찰나 백조를 만나 사랑과 힘을 얻어 왕실로 돌아온다. 2막에서는 왕자가 꿈속에서 본 백조와 닮은 낯선 남자가 왕실 무도회에 나타나 여왕을 유혹한다. 낯선 남자는 1막에 등장한 백조 역의 무용수가 1인 2역으로 나선다. 낯선 남자는 강렬한 몸짓으로 무도회에 참석한 여자들과 여왕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는 우리에게 익숙한 차이콥스키 음악에 맞춰 신비로운 호수와 화려한 왕실 무도회, 런던 뒷골목 바(bar) 등 왕자와 환상과 현실 속 공간을 오간다. 작품의 백미는 왕자의 환상 속에 등장하는 백조로, 남성 무용수들이 깃털 바지에 근육질의 상체를 드러내며 관능적이고 역동적인 군무를 펼친다. 남성 무용수가 표현하는 백조는 강한 힘과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 아담 쿠퍼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마지막 장면
1995년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백조의 호수’는 1998년 브로드웨이로 무대를 옮겨 124회 공연을 이어가며 브로드웨이 최장 무용 공연 기록을 갈아치웠다. 1999년에는 토니 어워드 최우수 연출가상, 최우수 안무가상,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미국에서도 대성공을 거둔다.

2000년에는 영화 ‘빌리 엘리어트’에 마지막에 '백조의 호수’의 한 장면이 나오면서 큰 유명세를 얻었다. 영화에서 발레리노로 성장한 성인 빌리가 ‘백조의 호수’에서 주역을 맡아 무대로 힘차게 도약하는 마지막 장면을 실제 '백조의 호수'에 출연 중인 아담 쿠퍼(Adam Cooper)가 선보였다. 아담 쿠퍼는 영국 로열 발레단에서 활동하다 ‘백조의 호수’ 초연에 캐스팅되어 매튜 본과 함께 백조들이 나온 비디오를 보면서 백조의 움직임을 만들었다.
 







업그레이드된 ‘백조의 호수’

2014년 이후 한동안 투어를 하지 않았던 ‘백조의 호수’는 2018년부터 세트, 의상, 조명 등을 업그레이드해 새로운 캐스트와 함께 세계 투어를 다시 시작했다. 이번 시즌은 완전히 새로운 캐스트들이 등장해 작품에 대한 자신만의 해석을 가지고 무대에 선다.
 

매튜 본은 ‘백조의 호수’가 초연 후 24년이 지난 현재까지 계속 공연되는 이유에 대해 “’백조의 호수’는 현재 출연하는 젊은 무용수를 포함해 많은 젊은 관객들에게 공연계, 특히 무용계에 일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었다. ‘백조의 호수’는 우리 작품에 출연하고 있는 무용수들이 그들이 부모님과 극장에 처음 와서 본 무용 작품이다. ‘백조의 호수’는 아직도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영감을 준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는 오는 2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으며, 이후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10월 24일부터 27일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티켓예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LG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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