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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에 더 '센' 여성 캐릭터 온다…폭력·억압·틀 깨고 자아 찾는 여성들

작성일2020.03.11 조회수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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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부로 물러나 있던 여성의 삶과 서사를 전면에 내세운 공연이 소재와 스타일을 달리하며 더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제4회 한국뮤지컬어워즈를 수상한 ‘호프’를 비롯해 ‘아이다’, ‘난설’, ‘테레즈 라켕’ 등이 큰 사랑을 받았고, 올해도 연초부터 ‘마리 퀴리’, ‘미스트’ 등이 무대에 올라 남다른 삶을 살아낸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여성 서사를 담은 공연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또한 캐스팅에서의 성별 구분을 없애 여성 배우들의 영역을 확장하고 고정된 성역할 관념을 허무는 ‘젠더 프리’ 공연도 중단 없이 이어진다. 올 봄 주목할 여성 서사 및 젠더프리 공연에서는 어떤 것이 있으며, 어떤 새로운 캐릭터가 관객들을 만나게 될까.

여성의 주체적 삶·사랑 앞서 노래한 ‘맘마미아!   
1999년 런던에서 초연된 ‘맘마미아!’는 주체적 여성의 삶과 사랑에 일찍이 주목한 선구자 격 작품이다. 프로듀서 쥬디 크레이머를 비롯해 세 명의 동갑내기 여성이 함께 만든 이 작품은 다양한 세대의 사랑이야기를 전설의 그룹 아바(ABBA)의 음악에 절묘하게 녹여내 세계적 히트작의 반열에 올랐다.
 



이 뮤지컬의 서사는 중년 여성 도나와 그녀의 딸 소피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도나는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모텔을 경영하며 딸을 키운 여성으로, 돈과 사랑, 남자에 대한 생각을 거리낌 없이 밝히는 매력적인 여성이다. 그런 엄마의 옛 남자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한바탕 소동극을 벌인 소피도 엄마를 통해 한층 더 자유롭고 주체적인 여성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들의 모습은 자신이 원하는 것과 사회가 요구하는 것 사이에서 주저하고 고민하는 모든 여성들에게 큰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여성들 간의 끈끈한 우정, 다양한 세대의 사랑 이야기도 또 다른 감동 요소다. 
 

코로나19 사태로 공연계도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요즘이다. ‘맘마미아!’ 제작진은 안전한 공연 관람을 위해 애초 3월 8일 예정됐던 개막일을 4월 7일로 연기했다. 공연은 4월 7일부터 5월 31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 예매
 



파격적인 여성 4인조 록뮤지컬 ‘리지’  
오는 4월 국내 첫 공연을 앞둔 뮤지컬 ‘리지’도 여성 중심의 강렬한 서사를 담았다. 2009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1892년 미국에서 일어난 ‘리지 보든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이 극에는 친부와 계모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보든 가의 둘째 딸 리지, 리지의 언니로 내면에 깊은 분노를 숨긴 엠마, 리지와 비밀을 공유한 친구 엘리스, 보든 가의 가정부 브리짓 등 네 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가부장적 체제 아래서 자신을 둘러싼 폭력과 억압에 저항하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강렬한 록 음악과 어울려 펼쳐질 예정이다. 
 

쟁쟁한 여성 배우들의 참여 소식도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유리아, 나하나, 김려원, 홍서영, 최수진, 제이민, 이영미, 최현선 등이다. 탄탄한 가창력과 팔색조의 매력으로 제각기 다양한 연극,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해온 이들이 뭉쳐 빚어낼 팽팽한 긴장감과 풍성한 화음이 이 작품의 큰 기대 요소다.

여성의 주체성과 자유, 저항에 대한 메시지를 전할 ‘리지’는 4월 2일부터 6월 21일까지 드림아트센터 1관 에스비타운에서 공연된다. ☞ 예매
 



여성 배우가 연기할 ‘데미안’의 모습은?  
헤르만 헤세가 탄생시킨 ‘데미안’은 문학사에서도 유명한 캐릭터다. 화자 ‘싱클레어’의 친구인 그는 성숙하고 차분한 성격과 “네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해” 등의 명언으로 싱클레어뿐 아니라 많은 젊은 독자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던 인물이다. 지난 7일 첫 무대에 오른 창작뮤지컬 신작 ‘데미안’에서는 여성 배우들이 연기하는 데미안을 만날 수 있다. 남녀 배우가 성별 구분 없이 싱클레어와 데미안을 번갈아 맡는 젠더 프리 캐스팅 때문이다.
 

이 같은 시도는 ‘진정한 자아 찾기’라는 원작의 메시지를 뮤지컬에서도 그대로 구현하기 위한 것이다. 진짜 자신을 찾는 과정에서 남성적 자아와 여성적 자아 모두를 받아들이는 싱클레어의 모습을 젠더 프리 캐스팅을 통해 생생히 그리고자 했다고. 극중 넘버도 남녀 음역대에 맞춰 2가지 버전으로 편곡됐다. 이 같은 시도 속에서 저마다 자신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해낼 배우들의 모습이 기대를 모은다.


뮤지컬 ‘데미안’은 4월 26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이어진다. 제작사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주기적 극장 방역 및 체온 측정,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을 실시하고 있다. ☞ 예매
 



여성 배우들 합류한 심리극 ‘언체인’
2017, 2019년 두 차례의 공연에서 호평을 이끌어냈던 연극 ‘언체인’이 올해는 젠더 프리 캐스팅으로 다시 무대에 돌아온다. 이 작품은 잃어버린 딸 줄리를 찾는 마크가 줄리의 실종에 대해 알고 있는 싱어를 감금해 사건의 전모를 추궁하는 2인극이다. 냉랭한 공기가 감도는 한 작업실, 일정한 속도로 울려 펴지는 메트로놈 소리 속에서 두 인물의 팽팽한 탐문전이 반전을 거듭하며 이어진다.
 

납치, 감금, 폭력 등을 소재로 한 선 굵은 심리극은 대개 남성 캐릭터와 배우들의 영역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관객은 기존의 틀을 깨는 서사를 원한다. 여성들 역시 무대에서 한껏 분노하고 절규하기를, 때로는 잔혹하며 위압적인 천의 얼굴로 변모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 면에서 올해 ‘언체인’에 합류한 안유진, 김유진, 정인지 등 여성 배우들의 활약은 이 작품에 또 다른 매력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 역시 “젠더 블라인드 캐스팅을 함으로써 이전에는 입체적으로 보이지 않았던 인물 간의 관계나 심리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고, 이로 인해 새로운 관점으로 공연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언체인’은 4월 7일부터 6월 21일까지 콘텐츠그라운드에서 펼쳐진다. ☞ 예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신시컴퍼니, 쇼노트, 모티브히어로, 콘텐츠플래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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