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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들이 말하는 신작 ‘제인’과 ‘히드클리프’의 매력은?

작성일2021.02.02 조회수2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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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에 브론테 자매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브론테 자매들은 샬럿 브론테, 에밀리 브론테, 앤 브론테를 말하는데, 세 자매는 모두 작가이다. 이들이 발표한 작품은 출간 당시 반향을 일으켰으며, 지금도 영문학의 고전으로 읽히고 있다. 

세 자매 가운데 맏이인 샬럿 브론테의 소설 '제인 에어'를 원작으로 하는 연극 '제인'과 둘째 에밀리 브론테의 유일한 소설인 '폭풍의 언덕'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히드클리프'가 지난 1월 말 개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창작자들이 말하는 원작의 매력과 공연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무엇일까?
 



지난 1월 27일 개막한 '히드클리프'는 영국 작가 에밀리 브론테가 죽기 일 년 전에 발표한 소설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뮤지컬이다. 원작 소설은 서른 살의 나이에 요절한 에밀리 브론테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발표한 작품으로 등장인물이 드러내는 야만성 때문에 반도덕적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출간 당시에는 대중의 외면을 받았다.

이번 뮤지컬 작업에는 뮤지컬 '베르테르'로 호흡을 맞춘 정민선 작곡가, 고선웅 연출가(극본/연출)가 오랜만에 협업 무대를 선보인다. 시골 언덕 위의 저택 '워더링 하이츠'에 들어와 살게 된 고아 히스클리프와 그 집 딸 캐서린 언쇼의 운명적이고 불운한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이 언쇼 가와 린튼 가에 몰고 온 비극은 여러 감독들에 의해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원작소설에서 남녀 주인공의 이름은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이다. 이번 뮤지컬에서는 발음상 강한 느낌과 매력적인 인상을 주기 위해 히스클리프 대신 히드클리프와 캐시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원작소설의 매력에 대해 고선웅 연출은 "극본을 쓰거나 연출을 하다 보면 강력한 캐릭터에 매료된다. 불타는 전차처럼 끝까지 앞만 보고 굴러가는 캐릭터 말이다. 히드클리프가 그랬다. 게다가 반전이 있는 인물이다. 몇 년 만에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나타나고 사랑이 복수심으로 들끓는다. 다만 너무 못된 인간으로 느껴지고 연민도 같이 느껴져서 쓰고 표현하는 데는 꽤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고선웅 연출은 고전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에 대해 "고전히 여전히 전해지고 살아있다"라는 것이다. "원작소설의 작가 에밀리 브론테가 왜 이것을 썼는지 분명하다. 사랑은 달콤하지만 독이 될 수 있다는 것. 그 독을 알면서도 피해갈 수 없다는 것. 그 독에 취하여 타인을 해치는 일은 나쁘다는 것. 시대가 바뀌면서 가치를 해석하는 기준도 분분해진다. 옳았던 기준도 틀려지지 않나. 그러나 어떤 것은 여전히 유효하고 바위에 새긴 맹세처럼 오래간다. 그것이 고전을 다시 만나는 이유 아닐까"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고 연출이 그리는 '히드클리프'의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격렬한 사랑. 너무나 이기적이어서 배려나 연민 따위가 없는 사랑. 그런데 그 이기의 극단이 이타라고 말하는 사랑이다. 극단적 이기는 이타와 한 짝이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히드클리프의 사랑이 동의될 수 있는지는 대단히 의문스럽다. 태생부터 관대함이나 연민을 배우지 못했던 히드클리프의 사랑이 하필 증오와 한패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극이 되어버렸다. 어떤 이유로도 타인의 삶을 침범해 들어가 부서뜨릴 수는 없다. ‘나는 너야’라고 감히 말할 있다면 너는 당연히 존중되어야 한다. 너가 나처럼 함부로 취급되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경초, 이지수, 문성일 등이 출연하는 뮤지컬 '히드클리프'는 오는 2월 7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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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개막한 연극 '제인'은 브론테 자매 중 첫째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를 원작으로 한다.

소설이 쓰여진 영국의 19세기는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로 남성이 권력을 주도하고 남성의 선택에 결혼 여부가 결정됐다. 여성은 그런 남성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수동적인 존재로 본인의 의사는 존중받지 못했다. 문학 또한 여자의 일이 될 수 없었다. 샬럿 브론테도 남성 가명으로 '제인 에어'를 출간한다. 이 작품은 여성의 희생과 순종을 강요하는 사회에 굴하지 않고 부당한 대우에 저항한 이야기로 출간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희준 작가는 "어렸을 때 읽었던 기억 속 제인은 혹독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풍파를 헤쳐나가는 당찬 주인공이었다. 작년 초에 별 생각 없이 다시 읽는데, 제인의 현대성과 성숙함에 많이 놀랐다. 계속해서 닥쳐오는 혹독한 환경에서 결코 품위를 잃지 않는 모습, 끊임없이 사색하고, 생각의 결과를 행동에 옮기는 모습이 놀라웠다. 그래서 고통을 느끼면서도 집요하게 사색하고 행동하는 제인을 관객들도 무대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희준 작가는 원작 소설과 연극의 다른 점에 대해서 "인물들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실제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 그렇지만 소설을 읽으며 받는 느낌과는 많이 다르다"고 이야기했다.

덧붙여 "이번 작품에서는 여성 두 명이 모든 등장인물들을 살아낸다. 그래서 오롯이 무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원작의 주요 남성 인물들은 연극에서는 퍼스트 네임이 나오지 않는다. 라스트 네임만 나온다. 그렇게 한 건 상상의 외연을 자유롭게 넓힐 수 있으리라 생각해서다. 원작의 여성 인물들은 연극에서는 모두 퍼스트 네임으로 나온다. 그건 매우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소설 '제인 에어'는 이번에 여성 2인극으로 재탄생됐다. 무대에 오르는 두 명의 배우는 각각 제인과 로체스터 외 역을 연기하며, 제인과 제인의 인생에 파장을 일으킨 인물들의 파란만장한 드라마를 소화해낸다. 각박한 환경 속에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제인 역에는 문진아와 임찬민이 캐스팅되었다. 로체스터 외 역은 김이후와 정우연이 맡는다. 이들은 로체스터를 포함하여 제인의 인생에 영향을 끼치는 일곱 명의 캐릭터들을 연기한다.

연극 '제인'은 2월 28일까지 대학로 브릭스씨어터(구 콘텐츠그라운드)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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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엠비제트컴퍼니, MJStarfish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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