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캣츠>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연 많은 고양이들

작성일2014.06.19 조회수8192
트위터 공유 페이스북 공유 RSS 구독
글자크기 본문 글자 크기 확대 본문 글자 크기 축소 스크랩 이전글 다음글 목록



<캣츠>를 통해 우리 몸 세 곳의 문은 분명 활짝 열린다. 첫 번째는 눈. 고양이들의 시선에서 재현되어 실제 크기보다 큰 신발, 세탁기, 깡통 등의 세트에 환상적인 빛과 어둠의 조화 속에 꾸며진 무대, 그리고 저마다 뚜렷한 개성으로 무장하고 등장하는 고양이들과 그들의 섬세한 몸짓에 두 눈이 휘둥그레진다.

두 번째는 귀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젤리클 송'을 비롯해 흥겨운 박수가 뒤따르게 되는 '미스터 미스토팰리스', 암고양이들의 절규에 같이 소리치고 싶게 만드는 '럼 텀 터거' 등의 넘버에는 신이 절로 난다. 화려한 전성기를 지난 외로운 고양이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메모리'에는 삶의 회한이 가득해 숙연해지고, 여러번 새 삶을 산 영험한 존재, 올드 듀터로노미의 테마송엔 신비스러움이 깃들어 있다. 이처럼 다채로운 느낌이 충실히 살아있는 완성도 높은 곡들을 이질감 없이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행운은 좀처럼 쉽게 만날 수 없으리라.

마지막은 가슴이다. <캣츠>에서 만나는 젤리클 고양이들의 모습은 흡사 인간사의 축소판 같다. 고양이들은 기관사, 배우 등 저마다 자부심을 갖는 직업도 있고, 예민한 감각, 말썽꾸러기, 마법사 등 성향도 제각각이다. 이들의 과거, 현재 모습은 현문(賢問)이 되어 인간들을 향한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라고.


T.S 엘리엇이 쓴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바탕으로 <오페라의 유령>의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흥행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가 합작한 또 하나의 걸작 <캣츠>에서는 축제를 위해 한 자리에 모인 젤리클 고양이들의 인생이 순차적으로 펼쳐진다. 1981년 런던 초연 이후 33년이나 지났지만 고루하다는 느낌은 조금도 들지 않는다. 오히려, 분명히 <캣츠>는 볼수록 더욱 그 진가를 느끼게 되는 명작임을 다시 깨닫고 말았다. 1년에 한번씩 열리는 고양이들의 축제를 6년 만에 한국에서 만나게 된 것은 분명 놓칠 수 없는 기회이다.

오리지널 캐스트들의 뛰어난 실력 또한 충분히 믿음을 가져도 좋을 부분이다. 과거 인터내셔널 투어팀은 오리지널의 2군 느낌이 컸으나, 이번 프로덕션은 그 어느 때보다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배우들로 포진해 있다. 공연 중 한국어로 부르는 넘버와 인터미션에 객석 곳곳에서 출몰하는 고양이떼와 장난치는 것도 공연 못지않은 즐거움이 될 것이다. 무대 가운데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말고도 무대 사방에서 저마다 놀고 있는 고양이들을 보는 것도 놓칠 수 없는 재미다. 공연이 끝난 후 어느 고양이가 제일 좋았고 가슴에 와 닿았는지 이야기를 나눈다면, 저마다 다른 고양이의 이름을 말하게 되는데 그게 <캣츠>의 힘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 플레이DB www.play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공유 페이스북 공유 RSS 구독
글자크기 본문 글자 크기 확대 본문 글자 크기 축소 스크랩 이전글 다음글 목록

댓글쓰기

입력
플레이DB의 모든 공연DB는 다음, 네이트 등 포털사이트 공연정보로 연동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