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플디팬미팅] 꿈꾸는 마술사의 반짝이는 눈빛, 최현우

작성일2013.11.11 조회수14360
트위터 공유 페이스북 공유 RSS 구독
글자크기 본문 글자 크기 확대 본문 글자 크기 축소 스크랩 이전글 다음글 목록



와아! 탄성이 터져 나왔다. 지난 6일, 블루스퀘어 드레스서클에서 진행된 플디팬미팅에서 최현우 마술사가 선보인 카드 마술이 참가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린 것이다. 이날 최현우는 참가자들이 직접 가져와서 섞고 고른 카드로 신기한 마술을 펼쳐 보였다. 한 참가자가 마음에 떠오른 숫자 '12'와 '3스페이드'를 말하면, 또 다른 참가자가 가진 카드 중 열 두 번째에서 '3스페이드'가 나오는 식이다. 트릭을 전혀 짐작할 수 없는 마술이 연이어 펼쳐지자, 한 장 한 장 카드를 뒤집어보는 참가자들은 긴장한 듯 손을 조금 떨었다.

그리고 이어진 질의응답시간, 최현우가 독자들에게 자신의 꿈과 마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자 또 한번 탄성이 나왔다. 그가 들려준 이야기는 듣는 이의 마음까지 두근거리게 할 만큼 생동하는 꿈으로 가득 차 있었다.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나가며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서 진짜 '마술사'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최현우. 그가 독자들과 나눈 이야기.


어떤 계기로 마술사가 되셨나요. 혹시 여자 때문에?
여자? 그렇죠(일동 웃음). 모든 예술의 시작도 여자이니까. 사실 제가 고등학교 때 되게 내성적인 학생이었어요. 말도 잘 못하고, 여자아이들한테 인기도 없고. 그렇다고 춤을 잘 추거나 노래를 잘 하는 것도 아니니까 뭔가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겠다 했죠. 원래 마술에 좀 관심이 있었는데, 그때만 해도 마술 관련 책이 일본에서 출간된 조악한 수준의 번역서밖에 없었어요.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 어머니랑 잠깐 일본에 놀러 갔어요. 쇼핑몰에 갔는데, 어머니가 '나는 1층부터 4층까지 훑겠다' 하시면서(웃음) 저를 5층 완구점에 버려두신 거에요. 거기 마술도구를 파는 가게가 있길래 혼자 보고 있는데, 일본 점원이 저를 불러서 손에 동전을 다섯 개 쥐어주는 거에요. 손을 접었다 펴니까 동전이 사라져 있더라고요. 너무 신기해서 어머니한테 달려가서 마술도구를 몇 개 사달라고 해서 갖고 들어왔어요.

그 때부터 마술에 대해 깊이 공부를 하고 친구들한테도 보여주기 시작했어요. 친구들이 '우와~' 하다가 '딴 거 없어?' 하면 또 다른 걸 배워서 보여주고. 그러다 보니 마술이 단순히 여자를 만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제 삶의 큰 지표로 자리잡은 거에요. 스무 살 때는 마술을 내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을 했죠. 여자를 만나는 데에는 큰 도움이 안 된 것 같아요.(일동 웃음)

마술을 배우다 보니 슬럼프에 빠지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저는 슬럼프에 빠진 적이 없어요. 정말이에요. 이게 정말 재미있어요. 슬럼프가 오는 이유에는 보통 두 가지가 있어요. 첫째는 현실의 벽, 둘째는 자신이 가진 재능에 대한 회의감. 내게 과연 마술사가 되기 위한 자질이 있을까 라는 생각 때문에 많이들 슬럼프를 겪으시는데, 사실 그런 생각을 할 시간에 연습을 하시면 훨씬 더 빨리 실력이 늘 거에요. 정말 재미있어요.


초등학교 3학년인 딸이 있는데, 마술을 재미있게 배우다가 '근데 이게 결국 사람을 속이는 거 아니야?'라고 묻더라고요.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생각하면 저는 정말 지상 최대의 나쁜 놈이네요(일동 웃음). 마술에 대해서는 두 가지 관점이 있어요. 마술을 하나의 엔터테인먼트로 여기는 관점과 단지 속임수에 불과한 것으로 보는 관점. 근데 제가 꼬마 친구한테 묻고 싶어요. 영화 보죠?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도 다 속이는 거에요. 네가 봤던 뽀로로는 진짜 펭귄이 아니야! 걘 가짜야(일동 폭소). 이게 답이 되었으면 합니다(일동 박수).

마술에 어떤 트릭이 있긴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신비감과 감동을 느끼는 것도 사실입니다. 배우들이 연기할 때도 우리는 그가 실제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같이 울고 웃잖아요. 그처럼 연기적인 것으로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마술을 시작했는데, 현실적인 문제로 포기하고 일단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계속 마술을 하고는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똑같은 틀 안에서 돌고 도는 느낌이 들어요.
음…혹시 영어를 좀 하시나요?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요. 그러면 (마술 관련) 원서를 좀 더 다양하게 구입을 하셔서 보세요. 그런 책을 보면 뭔가 돌파구가 될 만한 부분이 있거든요. 토미 원더라는 마술사가 쓴 <원더>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은 정말 대단해요. 저도 회의감이 들 때 가끔 펴보는데, 마술에 대한 굉장한 비밀이 담겨있어요. 마술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 주거든요. 제가 존경하는 미스터 마릭이라는 분은 마술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파벨>을 매년 1월에 1권부터 8권까지 다 읽으세요. 거기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거죠. 

슬럼프는 안 겪었지만, 저도 그런 회의감은 느낄 때가 있어요. 얼마 전에 스페인에 가서 후안 타마리즈라는 71세의 국립마술사를 만났어요. 스페인뿐 아니라 영국, 유럽에 가도 길거리서 사람들이 다 알아보는 유명한 마술사죠. 그 분의 마술을 보면 정말…제가 지금 나이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웃음) 30~40년 후 내가 그만한 경지에 이를 수 있을까 회의감이 들어요. 아마 데이비드 카퍼필드 같은 사람 말고는 많은 분들이 그런 생각을 하실 거에요.


스토리가 있는 최현우 마술사님만의 무대를 좋아하는데요, 그런 무대를 구성하는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시나요?
우선 드레스서클에 옵니다(웃음). 답이 없을 땐 여기 와서 책을 몇 개 사서 보기도 하고, 또 공연을 제일 많이 봐요. 책도 많이 보고요. 사실 아이디어에 대한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조선시대 때는 세 곳에서 아이디어가 제일 많이 나왔다고 하죠. 화장실, 침대 옆, 말 위. 그래서 세종대왕은 말 위에서도 메모를 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현대로 바꿔보면 말이 자동차가 되겠죠. 화장실, 침대 옆, 자동차. 이 세 곳에서 아이디어가 가장 많이 나온다고 하는데, 사실 24시간 계속 생각하다 보면 돌파구는 있다고 생각해요. 먹고 살려면 열심히 해야죠(일동 웃음).

앞으로 어떤 마술을 하고 싶으신가요.
우선 이번 겨울에는 블루스퀘어에서 대형 쇼를 할 거에요. 제가 지난 주 <라디오스타>를 녹화하면서도 얘기했는데, 이번 연말공연의 마지막 마술이 제가 15년 전에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특별 에디션 DVD를 보면서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마술이에요. 그 때 제가 그걸 하고 싶다고 했더니 주위에서 많이 비웃었어요. 실력도 있어야 하고, 금액도 너무 커서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마술마다 다 저작권이 있거든요. 근데 저는 15년 동안 이런 생각을 했어요. 마술사라는 직업이 불가능한 현상을 가능케 하는 직업인데, 그 꿈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게 말이 안 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3년 동안 적금을 부어서 결국은 그 마술장치를 샀어요. 이번 서울공연의 마지막 부분에 그 마술을 할 겁니다. 제 적금이 다 들어간(웃음), 제 15년 간의 꿈이 들어간 마술이에요. BBC에서 꼽은, 전세계 마술 역사상 1위에 꼽히는 마술 중 하나에요.

그리고 내년 여름에는 완전 정반대의 소극장 공연을 하려고 생각 중이에요. 관객 연령을 16살 이상으로 제한하고, 관객 분들께 카드를 가져오시라고 해서 관객들에게 빌린 카드로만 모든 마술을 진행하는 거에요. 마술도구가 없는 마술공연을 하는 게 제 꿈이에요. 그리고 또 내년 연말에는 대극장 공연을 다른 버전으로 올릴 예정이에요.

아, 그리고 12월쯤 재 책이 한 권 나와요. 마술에 쓰이는 심리를 근간으로 한 심리학 책이에요. 출간 예정일이 12월 중순으로 잡혀있는데, 쓰는 것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지금 계속 퇴고하고 있습니다. 기대해 주세요(웃음).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 플레이DB www.play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공유 페이스북 공유 RSS 구독
글자크기 본문 글자 크기 확대 본문 글자 크기 축소 스크랩 이전글 다음글 목록

댓글쓰기

입력

댓글 목록

전체댓글 수 2
  • solanin*** 2013.11.22 최현우마술사를 만나고 팬이되었어요^^ 그 전에는 "아~ 티비에 나오는 마술사구나~" 이정도였는데 만나고 나서 완전 팬이 되었습니다. 즉석에서 관객들과 함께하는 마술도 보여주고 대화도 나누고 사진도 찍고 즐거운 시간이였어요. 너무 재미있어서 웃다가도 또 긴장하며 숨죽이게 만들며 마술을 보여주고... 실력도 실력이지만 정말 무대매너가 짱인것 같아요.역시 프로는 다르구나 싶네요. 좋은 만남 감사합니다 *^^*
  • *** 2013.11.15 최현우 마술사님 꼭 만나보고싶었는데...아쉽네요...다음을 기약하며 후기로 만족을...
처음 페이지 이전 페이지1 다음 페이지 마지막 페이지
플레이DB의 모든 공연DB는 다음, 네이트 등 포털사이트 공연정보로 연동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