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소년과 할머니의 꿈같은 입맞춤, 강하늘&박정자의 <해롤드&모드>

작성일2015.01.02 조회수1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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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랑하는 나의 해롤드, 인간이 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거야.” 서로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는 19세 소년과 80세 할머니, 어느새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두 사람은 조용히 입을 맞춘다. “라이트 아웃-” 양정웅 연출의 말에 배우들은 꿈에서 깬 듯 천천히 일어나 눈물을 닦고 다음 장면을 준비한다. 오는 1월 공연을 앞둔 연극 <해롤드&모드>의 연습현장이다. 개막을 10일 앞두고 런쓰루에 돌입한 배우들은 이미 작품 속에 푹 빠져든 듯 보였다.

연극 <해롤드&모드>는 죽음을 꿈꾸던 19살 소년 해롤드가 엉뚱하면서도 매력적인 할머니 모드를 만나 삶의 의미와 소중함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지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9 그리고 80>이라는 제목으로 꾸준히 무대에 올랐으며, 그간 이종혁·김영민 등이 해롤드 역을 맡아 박정자와 호흡을 맞춰왔다. 2년 만에 <해롤드&모드>라는 제목으로 다시 관객들을 찾아오는 이번 공연에서는 최근 드라마 <미생>을 통해 스타로 급부상한 강하늘이 해롤드 역을 맡았다.


“사람은 다 혼자에요. 그리고 혼자 죽어요. 자기만의 껍질 속에서.” 강하늘이 맡은 해롤드는 세속적인 가치에 물든 어른들에게 회의를 느끼며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인물이다. 어머니는 물론 의사와 신부조차도 때묻지 않은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 소년의 엉뚱한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 몰이해에 갑갑함을 느낀 소년은 죽음을 꿈꾼다.


“사람은 모두 저마다 달라. 이 꽃들처럼.” 해롤드가 남의 장례식을 구경하러 갔다가 우연히 만나게 된 80세 할머니 모드는 유일하게 소년의 마음을 이해하는 인물이다. 그녀 자신이 여전히 바래지 않은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편견과 근심 없이 세상을 바라보고 매일 새로운 만남과 감동을 찾아 나서는 그녀를 보며 해롤드는 서서히 마음을 열고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플레이디비가 연습실을 방문한 날은 지난 달 31일. 들뜬 연말 분위기와는 무관하게 배우들은 차분히 극에 몰입해 열연을 펼치고 있었다. 초연부터 수십 수백 번 모드를 연기해온 박정자는 물론, <쎄시봉><순수의 시대><스물> 등 세 편의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강하늘도 바쁜 스케줄이 믿기지 않을 만큼 완연히 극 속으로 녹아 들어 있었다. 데뷔 52년을 맞은 대배우 박정자와 올해의 유망주 강하늘이 본 무대에서 보여줄 모습이 기대를 모은다. 해롤드의 어머니 역의 우현주와 신부 역의 홍원기, 1인 3역을 맡은 이화정 등 조연들의 연기도 탄탄하다. 공연은 오는 9일부터 2월 28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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