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편법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정의를 묻다.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작성일2017.09.15 조회수3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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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쟈는 자기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삶을 산다. 사실 주변에 그런 사람이 너무 많다. 관객들도 발로쟈를 보면 떠오르는 누군가가 있을 것이다.”

 

목적을 이루기 위한 편법이 활개치는 세상에서 정의와 선은 과연 무슨 의미를 지닐까?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은 도덕적 양심과 개인적 실리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한지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연극이다. 1981년 러시아에서 초연될 당시에는 혼란스러운 이데올로기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공연 금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 15일 프레스콜 무대에서 이재준 연출은 “시대적으로 차이가 있지만 지금과 다를 바 없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다. 오늘날의 관객들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고 생각할 거리도 많은 연극”이라며 작품을 올리게 된 배경을 밝혔다.

 

작품은 단순하고 명확한 갈등 구조를 철학적이고도 날 선 대사로 속도감 있게 풀어낸다. 졸업시험을 잘 못 본 졸업반 고등학생 네 명이 시험점수를 고치기 위해 선생님의 집으로 찾아오면서 극은 시작된다. 답안지를 바꿔치기 하기 위해 금고 열쇠를 요구하는 학생들과 완강하게 거부하는 엘레나 선생님. 이들의 대립을 통해 관객들은 선과 정의의 의미를 곱씹어 보게 된다.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의 캐스팅은 발로쟈를 제외한 모든 배역이 원캐스트다. 엘레나 선생님을 연기하는 우미화는 2013년 대한민국 연극대상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엘레나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며 설전을 벌이는 엘리트 학생 발로쟈는 연극 <유도소년>의 박정복과 연극 <선물>의 강승호가 함께 맡았다. 두 배우의 차이점을 묻자 우미화는 “강승호는 선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폭력성을 더 강하게 가져가며 변화하는 연기를 보여주고, 박정복은 배우가 가진 에너지가 워낙 강해 스스로 조절하는 편”이라고 언급했다.

 

박정복은 자신이 맡은 배역에 대해 “사이코패스로만 보이지는 않길 바랐다.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되 차분하게 계획을 세우는 캐릭터로 큰 틀을 잡았다. 이 시대에는 발로쟈 같은 악마들이 많은 것 같다”며 설명했다.
 



한편 이 작품에는 여학생 랄랴에게 성적 폭력을 가하는 듯한 장면도 일부 포함돼 있다. 관객들에게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 장면의 의도에 대해 묻자 이재준 연출은 “대단히 많이 걱정했던 장면이었고 제작사와도 충분한 상의를 거쳤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장면을 삭제하는 것도 생각해봤지만 원작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바꿔도 되나 싶더라. 작품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 의미를 전달하되 최대한 순화해서 표현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랄랴 역을 맡은 이지혜는 “생각없이 친구들을 따라왔다가 희생양이 되는 도구적인 인물보다는 주도적인 인물로 그려내고 싶었다. 랄랴의 행동은 작품의 결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배역을 소개했다.

 

탄탄한 극적 구성과 논리 전개, 배우들의 긴장감 넘치는 연기로 몰입감을 선사하는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은 오는 10월 15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공연된다.

글: 김대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mdae@interpark.com)
사진 : 배경훈 (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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