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사랑·우정·인생 꿰뚫는 거짓말의 향연, 배종옥·김정난 등 ‘진실X거짓’ 연습 현장

작성일2018.10.23 조회수3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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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바람 피운 놈이…내 절친 미셸이라고?”
하필 남편의 절친과 불륜을 저질렀다고 고백하는 아내. 처음엔 장난인 줄 알고 여유를 부리던 남편은 아내의 실감나는(?) 상황 묘사에 점점 사색이 되어간다. 남편이 단단히 충격을 받는 모습을 보고 다 거짓말이었다며 웃음을 터뜨리는 아내. 그러나 남편은 이미 아내의 말을 도통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를 지켜보는 관객도 헷갈리기는 마찬가지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진실’과 ‘거짓’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남녀관계의 복잡다단한 심리를 재치 있게 드러내는 신작 연극 ‘진실X거짓’이 국내 초연을 앞두고 있다. 2016년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 ‘아버지’, ‘어머니’의 작가 플로리앙 젤레르의 작품이자, 연극열전이 ‘킬롤로지’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신작이다.

연극 ‘진실X거짓’은 부부이자 연인이며 친구인 네 남녀가 각기 다른 입장에서 사랑 혹은 우정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서로의 신뢰를 시험하고 기만하며 배신하고 또 배신당하는 모습을 재치 있게 담아낸 블랙 코미디다. 이 작품은 앞서 공개된 캐스팅 소식으로도 화제에 오른 바 있다. 배종옥과 김정난, 정수영, 양소민, 김진근, 김수현, 이형철, 이도엽 등 무대뿐 아니라 드라마, 영화계에서 분주히 활약해온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공연을 3주 앞두고 하루 12시간의 연습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이들의 연습실을 지난 18일 플레이디비가 방문했다.
 



이날 연습실에서는 부부인 알리스(배종옥, 김정난 분)와 폴(김진근, 이형철 분)이 각자의 불륜 사실을 고백하고 이를 번복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이들은 자신이 불륜에 빠지게 된 정황과 그로 인한 감정을 너무도 생생하게 묘사하다가도, 다음 순간 거짓말이었다며 천연덕스럽게 웃음을 짓는다. 거짓과 진실을 구분할 수 없는 미묘한 대화들, 그리고 의심과 안도감, 배신감 등 수많은 감정이 교차하는 배우들의 표정이 계속해서 웃음을 자아내며 시선을 잡아 끌었다.

남녀의 복잡미묘한 심리를 층층이 담아낸 이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끔찍한 진실과 친절한 거짓 중 무엇을 택하는 것이 좋은지, 진실이 때로는 얼마나 고통스러울 수 있으며 거짓이 때로는 얼마나 혼란스러울 수 있는지 곱씹게 할 예정이다. 등장인물들이 술을 마시며 끝없이 논쟁하는 장면들을 보고 플라톤의 ‘향연’을 떠올렸다는 안경모 연출(극단 연우무대 상임연출)은 “사랑과 진실, 거짓을 둘러싼 이들의 논쟁이 사실은 우리가 일상에서 늘 해왔던 논쟁들이다. 그 속에서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하나씩 발견해볼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배우들도 이같은 작품의 내용에 매력을 느꼈다고 전했다. 대본을 보자마자 출연을 결심했다는 배종옥은 “겉으로는 진실과 거짓을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남녀관계의) 근본적인 바닥을 건드리는 작품”이라며 “코미디든 진지한 장르든 남녀관계를 내면 깊이 들여다보는 이야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는데, 이 작품이 바로 그런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배종옥과 호흡을 맞춘 김진근도 극이 우리의 일상과 가까이 맞닿아 있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았다. “어떻게 보면 우리도 (극 중 인물들처럼) 그런 행동을 늘 하고 산다. 우리가 감추고 살았던 불편한 진실, 그리고 편안한 거짓말에 대해 다뤘다는 점에 굉장히 흥미가 느껴졌다”고.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이 작품이 연작 형태로 공연된다는 것이다. 작가인 플로리앙 젤레르는 2011년 ‘진실’을 먼저 발표하고 4년 뒤 ‘거짓’을 발표했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두 작품이 번갈아 펼쳐진다. ‘진실’과 ‘거짓’이 주중에는 하루씩 번갈아 무대에 오르고, 주말에는 오후와 저녁에 차례로 공연된다.
 

동일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은 인간 심리를 보다 다층적으로 들여다보게 될 예정이다. “’진실'은 불편한 진실을 감추기 위해 끊임없이 거짓을 동원하는 모습을, ‘거짓’은 헛된 거짓을 풀기 위해 끊임없이 진실을 얘기하는 모습을 담았다. 두 작품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 맞물려 있다”고 설명한 안경모 연출은 “함께 보시면 두 개의 퍼즐이 맞춰지는 것처럼 더 흥미롭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 공간에서 두 개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만큼, 무대의 활용도 또 다른 흥미 요소가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안 연출은 “전체 세트를 꼴라주처럼 펼쳐놓고 시공간을 계속 바꿔가며 활용한다. 거대한 세트 전환은 없지만, 관객들의 상상력으로 함께 공간이동을 해나가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연극 ‘진실X거짓’은 11월 6일부터 내년 1월 27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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