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지금까지 이런 연극은 없었다! ‘머더 미스터리’ 컨셉컷 촬영 현장

작성일2019.05.15 조회수2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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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즉흥 뮤지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에 이어 이번에는 즉흥 연극이다. 내달 4일 개막하는 연극 ‘머더 미스터리’가 바로 그 주인공. 공연 소식이 전해지지마자 독특한 컨셉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지난 8일 탄탄한 연기력의 배우들과 연출까지 총출동한 컨셉 컷 촬영 현장에 플레이디비가 단독으로 찾아갔다.

독약, 칼, 총, 밧줄, 폭탄 등 살인 도구(?)들이 가득한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한 스튜디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작품의 분위기처럼 스튜디오의 분위기도 범상치 않았다. 배우들, 스태프들, 관계자들의 왁자지껄한 대화와 카메라 셔터 소리까지 더해지며 촬영장은 금세 열기를 더해갔다. 배우들은 정해진 스케줄대로 촬영팀과 준비팀으로 나눠 분주히 촬영 현장을 오갔다.

‘머더 미스터리’의 시놉시스는 간단하다. 192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일곱 명의 등장인물이 무대에 오른다. 1명은 탐정이고 나머지는 용의자들이다. 매회 관객들이 제안하는 증거,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그날 단 하루 상연되는 무대를 만든다. 진짜 대본도 없으며, 누가 용의자가 될지 희생자가 될지 알 수도 없다. 참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정평, 박주연 배우 (두 번째 사진, 왼쪽부터)
리지 스키키엑 연출 (세 번째 사진)

유쾌한 웃음소리와 함께 촬영장에 등장한 리지 스키키엑 연출은 촬영 중인 배우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그녀는 이 작품에 대해 “확실한 것은 살인이 일어나고, 살인자가 있고, 희생자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게 유일하게 정해진 것이죠.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관객의 제안에 따라 매번 공연이 달라집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매번 쇼는 탐정에 의해서 주도가 돼요. 탐정이 유일하게 관객에게 말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배우과 관객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라고 덧붙였다.

대본도 없는 이 작품의 연습은 어떻게 이뤄질까? 리지 연출은 "‘머더 미스터리’는 한 마디로 스포츠 경기와 같아요.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풋볼 팀의 전략을 쓰고 있어요. 풋볼 팀이 경기에 승리하기 위해서 매번 연습을 하고 어느 정도 수준의 체력을 만든다고 합니다. 우리도 그걸 연극이라는 영역 안에서 똑같이 행하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그동안 작업하면서 배우고 익혀왔던 팀워크, 경기(공연)에 몰입하는 스킬 등을 공유하며 공연 준비를 하고 있어요”라고 강조했다. 

영국 공연에서 배우로도 활약하고, 즉흥 극단에 있으며 학생들에게 즉흥극 강의도 하고 있는 리지 연출은 “즉흥극은 흡사 스포츠를 보는 느낌이에요. 스포츠처럼 매일매일이 다르죠. 주어진 도전 과제도 다르고요. 매 순간 굉장히 신나고 독특해요. 경기에 성공해도 실패해도 그 경기는 그 한번뿐이니 그것 또한 매력적이고요. 경기에 참여하고 관람하는 관객도 매번 달라집니다. 즉흥극을 접하지 못한 관객들이나 부끄러움을 타는 관객들도 부담없이 공연에 참여할 수 있어요”라고 즉흥극의 매력을 줄줄이 읊었다. 
 



강지원, 소정화 배우 (왼쪽부터)

그렇다면 배우들의 입장에서는 어떨까? 이제는 ‘즉흥 달인’이라고 불러도 좋을 배우 한세라와 소정화는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이하 오첨뮤)’ 지난 시즌부터 참여해 올해 공연에도 함께 하고 있다. 두 배우는 즉흥으로 단련돼서 그런 걸까. 새로운 즉흥극 컨셉 현장에서도 긍정의 마음으로 이 상황을 즐기는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듯했다.

“한 번 맛본 놈이 더 무섭습니다.” (한세라)
“이번에는 작곡에서 해방이 됐어요.” (소정화)

‘머더 미스터리’에는 두 배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즉흥극이 처음이다. ‘머더 미스터리’에 참여하는 배우들이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을 자주 보러 왔다고. “세라 언니와 제가 하는 '오첨뮤' 공연도 많이 보러 오고요. 실제 공연 중에 돌발적인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는데, 저희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리지 연출이 연습 첫 주에 엄청 많이 했던 ‘어셉트(accept)’ 밖에 할 말이 없어요.” (소정화)
 



내가 가진 생각이나 버릇도 고치기가 쉽지 않은데, 무대에서 그것도 관객들이 제안하는 상황에서 상대 배우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을까?

“진짜 받아들이는 게 잘 안돼요. 예를 들어 배우들이 연습실을 병원이라고 가정하고 연습을 해왔어요. 어떤 배우는 난 환자, 다른 배우는 의사가 되는 설정을 계획해서 가지고 와요. 그런데 어떤 날은 둘 다 의사로 준비해서 오는 거예요. 예를 들어 “닥터 리, 나도 이 병원 의사일세”. “아니 그게 무슨 말인가 내가 이 병원 의사로 있네”라고 대사를 친다고 해봐요. 이러면 상황을 자꾸 설명해야 하면서 극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어요.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과 계획은 다 버려야 해요. 그래서 연출님도 수용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한세라)

지난해 '오첨뮤'에 처음에 참여했을 때 무슨 상황이든지 즉흥으로 만들어보는 ‘즉흥 병’에 걸렀던 한세라는 이번에는 ‘추리 병’이 생겼다고. “즉흥극은 엄청 에너지를 요하는 작품이라 제가 나중에 뼈만 남을까 두렵지만 ‘머더 미스터리’는 추리라는 새로움이 더해져서 이 작품을 선택할 수 있었어요. 요즘은 자꾸 영화나 소설에서 어떻게 용의자를 잡는지 주의 깊게 보고 있어요. 여름은 또 공포, 스릴러, 추리의 계절 아니겠습니다. 관객 여러분 이번 여름은 우리 '머더 미스터리'와 함께 해요. (웃음)”  
 



한세라, 소정화 배우와는 달리 즉흥극은 처음인 김지휘는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라는 대답으로 즉흥이라는 산을 처음 오르는 배우의 어려움이 느껴졌다. 

“이 공연을 선택한 이유가 배우로서 폭이 좀 더 넓어질 수 있을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어요. 연습 초반이라 어렵지만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후회하자’라는 생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연습실에서 앞에 나와서 뭔가를 즉흥으로 선보인다는 게 힘들더라고요. 뭔가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이렇게 큰 줄 몰랐어요. 작가들이 너무 대단한 것 같아요. 옷을 안 입고 있는 것 같은 느낌. 아, 옷을 입었는데 무대에 올라간 순간 옷이 하나씩 벗겨지는 기분이 들어요. 두렵지만 기대도 되고요. 몰입해서 배워보고 싶어요.”

컨셉컷 촬영장에서 소품과 혼연일체가 되어 끝없는 웃음을 안겼던 ‘머더 미스터리’팀의 배우들을 보니, 리지 연출이 “한국 배우들은 열정적이고, 대담하게 연기하고, 연기하는 걸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관객들이 ‘머더 미스터리’와 작품 속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을 어떻게 느낄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곧 돌아온다.

연극 ‘머더 미스터리’는 오는 6월 4일부터 8월 11일까지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SKON 2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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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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