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히스토리 보이즈> 상위 0.1%의 명문대생이 되기 위하여!

작성일2013.01.02 조회수8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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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들어 홀로코스트에 대한 역사화 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이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이 대두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시각들을 고려,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우리나라에서 홀로코스트에 대한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져 왔으며, 또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역사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시오.’

“먼저 홀로코스트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1차적인 인식부터 이야기 해 보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나치, 대학살, 부정적인 것들이지.”
“유태인이 똑똑한 민족이기에 학살 대상이 되었다는 인식도 있고.”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의 역사에서 민족의 운명을 찾아볼 수도 있겠다.”


수줍은 유태인 소년 포스너 역의 이재균(위)
연극에 관심이 많지만 문학 시간엔 방관하는 크라우더 이형훈(아래)

이것은 무엇이며 여기는 어디인가. 분명 2013년도 대입 논술 문제는 아닌 이 논제를 가지고 열띤 토론이 펼쳐지는 여기는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의 사전 워크숍 현장. 젊고 혁신적인 선생님 어윈 역을 맡은 이명행이 오늘의 주제 홀로코스트에 대해 발제를 하고, 이어 열띤 토론 후 각 배우들에게 주어진 숙제가 만만히 볼 것이 아니다.

오는 3월 8일부터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 예정인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는 명문 옥스퍼드와 캠브리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특별 수업을 받는 영국 고교생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 똑똑하고 개성 넘치는 남학생들과 서로 다른 스타일을 가진 두 교사를 중심으로 역사에 대한 지적이고 다각적인 토론이 신랄하게 오고 가며, 이 과정 속에 성숙하는 인간의 모습과 관계를 엿볼 수 있는 것이 묘미다.

사회, 역사, 문학에 대한 깊고 넓은 인용이 펼쳐지는 작품을 위해 <히스토리 보이즈>의 배우들은 지난 해 12월부터 문학, 역사, 언어를 비롯 샹송 수업까지 아카데믹한 워크숍을 진행 중이다. “꽃미남 남학생들이 나오고, 거기에 동성애 코드도 더해진, 요즘 흔한 작품인 줄 알았다가 대본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린톳 역의 추정화의 말대로 <히스토리 보이즈>는 똑똑하고 매력적인 남학생 여덟 명이 나오고 동성애 소재가 더해져 있지만 ‘흔한 학원물’로 오인하면 큰 코 다친다.


자신감 넘치는 데이킨 역의 김찬호 / 문학 교사 헥터 역의 최용민
자기 주장이 강한 락우드 역의 박성훈 / 장난꾸러기 팀스의 황호진

“학교를 배경으로 학생들의 명문대 입시를 다루고 있는 학원물이 맞다. 다만 작가가 굉장히 영특하게 그 안에 역사를 어떤 시각으로 봐야 할 것인가에 대해 제시하고 있고, 이를 통한 인물들의 성장 드라마이기도 하다. 동성애를 받아들이는 학생과 교사들의 다른 시각들 역시 역사를 다른 앵글로 봐야 한다는 관계의 역전에 중요하게 쓰인다.”

김태형 연출은 위의 설명에 ‘지적 만족감’을 더한다. 화려하고 기승전결이 뚜렷해 결론을 제시해 주는 작품이 아니라, 관객들이 스스로 자극 받고 열린 화제를 갖게 되어 지적 쾌감을 건드릴 것이라는 이야기.


김태형 연출(위)

“중고등학생 시절의 주입식 교육과 전혀 다른 느낌으로, 조사하고 토론하며 공부하는 것이 더 재밌고 다른 각도에서도 이해할 수 있어 훨씬 좋다”는 데이킨 역의 김찬호를 비롯 배우들이 이 작품 속 사제간의 토론 방식을 비롯 한 달여 간의 워크숍에 푹 빠진 모습이다. 다른 나라의 역사지만 이를 논하는 태도를 한국의 경우와 그 밖의 다양한 일에 견주어 본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작가 앨런 베넷이 작품 속에 숨겨 놓은, 캐릭터와 연관된 코드를 찾아가는 희열도 대단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이 때 손을 번쩍 들어 “잠깐!”을 외치는 포스너 역의 이재균. “너무 어려운 쪽으로만 이야기가 되는 것 같은데, 역사적인 사실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볼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통해서 학생과 선생님들 사이의 관계나 감정이 다 연관되어 있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걸 꼭 말하고 싶다”는 그의 설명에 데이킨 김찬호의 재치 있는 한마디가 더해졌다. “명문대를 가고 싶은 사람, 특목고에 재한 중인 학생들이라면 꼭 봐야 하는 작품이에요. 마케팅적으로 말하자면.” (웃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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