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코로나 속 무대 소중해…한국이라 가능한 일” 뮤지컬 ‘캣츠’ 주역 3인방

작성일2020.10.22 조회수8088
트위터 공유 페이스북 공유 RSS 구독
글자크기 본문 글자 크기 확대 본문 글자 크기 축소 스크랩 이전글 다음글 목록



지난 9월 개막한 뮤지컬 ‘캣츠’ 내한공연은 올해가 초연 40주년이라는 것 외에도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많은 도시의 공연장이 문을 닫은 지금, 철저한 방역 아래 현지 제작진의 주목을 받으며 공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온 ‘캣츠’ 배우들은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른다고 말한다. 그만큼 하루하루의 공연을 소중히 여기며 무대에 오르고 있다고.

이번 공연에서 그리자벨라 역을 맡은 조아나 암필(Joanna Ampil)과 럼 텀 터거 역 댄 파트리지(Dan Patridge), 올드 듀터러노미 역 브래드 리틀(Brad Little)은 지난 20일 진행된 공동 인터뷰에서 ‘감사하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조아나 암필과 댄 파트리지는 런던을 중심으로 유럽 각 도시에서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왔고, 브래드 리틀은 2005년 ‘오페라의 유령’으로 한국과 첫 연을 맺은 이후 아예 이곳에 정착할 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이 큰 배우다. 코로나 시대 여러 변화 속에서 공연을 이어가는 소감이 어떤지, 명작 ‘캣츠’가 가진 힘은 무엇인지 이들에게 들었다.

Q 이번 내한공연은 ‘캣츠’ 초연 4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다. 소감이 어떤지. 
댄 파트리지: 
한 예술 작품의 수명이 이렇게 길게 이어지는 것이 놀랍다. 앞으로도 오래 계속될 작품을 특히 이런 시기에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큰 영광이다.

조아나 암필: 지금 내 고국에 있는 친구들은 공연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코로나 시대에도 이렇게 공연을 할 수 있게 해준 한국에 감사하다.

브래드 리틀: 나도 같은 마음이다. 40년 전 이 공연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우리 팀 중 다섯 명도 태어나지 않았을 거다. 그만큼 오래된 작품인데도 그 때 만들어진 훌륭한 요소들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 배우들이 늘 처음과 다름 없는 열정으로 공연을 하고 있어서, 나도 그 모습을 보며 놀라곤 한다.
 



▲ 조아나 암필

Q 코로나 상황이 이어지던 9월 초 공연을 시작했는데, 당시 심정은 어땠나. 
댄 파트리지: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신나기도 했지만, 공연을 하고 싶어도 못하고 있는 고향의 친구들을 생각하면 미안해서 마음을 다잡지 못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최선을 다 하는 것이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서도 좋을 것 같아서, 그들이 보내주는 힘까지 다 모아서 공연에 임하고 있다.

조아나 암필: 개막 전 ‘과연 관객들이 보러 올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좌석 띄어 앉기로 남은) 50%의 객석을 관객들이 다 채워 주셨더라. 관객들로부터 큰 힘을 얻었다.

브래드 리틀: 처음 공연에 참여하기로 계약을 했을 때 한국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1단계였는데, 연습을 시작한 후 2단계, 2.5단계로 올라갔다. 그 때는 솔직히 긴장되고 불안했다. 그런데 한국 분들이 늘 그렇듯 똘똘 뭉쳐서 (단계를) 내려주시더라. 미국인으로서 말하는데, 미국이었으면 절대 그렇게 하지 못했을 거다. 공연을 하는 내내 머릿속에 떠올랐던 단어가 ‘럭키(Lucky)’였다. 이런 시기에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것도 이렇게 세계적인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큰 행운이다.

댄 파트리지: 내가 있던 런던과 비교해봐도 이곳의 문화가 얼마나 다른지, 한국 분들이 (코로나에 대해) 가진 원칙이 얼마나 철저한지 보며 놀랐다. 이렇게 똘똘 뭉칠 수 있는 단결력이 코로나를 이겨온 비결 같다. 
 



▲ 댄 파트리지

Q 코로나로 인해 극중 동선이 일부 바뀌는 등 변화가 있었는데.
브래드 리틀:
그 모든 변화가 개막 1주일 전에 정해졌다. 당시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빠른 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이 연출님에게 큰 부담이었을 텐데, 적절한 결정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객석 등장 장면에서) ‘메이크업 마스크’를 쓰는데, 이런 변화 속에서도 우리가 예술가로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을 여전히 창조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마스크 속에서도 이 작품의 예술성과 서사 진행에 필요한 미소를 늘 짓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댄 파트리지:  나도 그 장면에서 브래드가 걸어오는 걸 보는데,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도 관객과 교류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그 순간 관객들과 함께 느끼는 전율이 좋고, 관객 분들이 이런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것을 특별하게 여겨 주시는 것도 고맙다.

조아나 암필: 객석의 마스크 풍경이 정말 인상적이다. 공연을 한 번만 보시는 게 아니라 여러 번 또 보러 오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만큼 안전하다고 믿고 즐겨주시는 것 같다.
 



▲ 브래드 리틀

Q 이런 시기에도 공연이 계속되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조아나 암필:
공연은 인간에게 꼭 필요하고 중요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배우 입장에서도, 또 관객 입장에서도 공연을 통해 여러 감정을 표현하고 주고받는 것이 정신건강의 관점에서 꼭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지금 ‘캣츠’를 할 수 있다는 게 내겐 너무 특별한 가치가 있다.

브래드 리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공연은 이 시국에 할 수 있는 여러 단체생활 중 비교적 안전한 행위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의자에 앉아있고, 서로를 대면하는 것이 아니라 한 방향으로 무대를 보고 있지 않나. 또 아무도 말을 하지 않고 오직 박수로 호응을 보낸다. 안전수칙만 철저히 지킨다면 위험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다.
 



Q ‘캣츠’가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조아나 암필: 이유는 너무나 많지만, 일단 이야기가 정말 아름답고 탄탄하다. T.S. 엘리엇이 쓴 시를 바탕으로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만든 음악과 트레버 넌의 연출, 질리언 린의 안무가 어울려 너무도 아름답게 펼쳐진다

브래드 리틀: 게다가 ‘캣츠’의 프로덕션팀은 40년간 시대에 맞게 작품을 조금씩 바꿔가며 공연을 해왔다. 특히 이번 공연은 40년 전 오리지널 버전과 가장 흡사한 공연으로, 많은 분들이 그리워했던 그롤타이거가 등장한다.

Q 극중 특히 마음에 와닿는 가사나 장면을 꼽는다면.
브래드 리틀:
이번 공연 도중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그 후 무대에서 조안나가 ‘메모리(Memory)’를 부를 때 눈이 퉁퉁 부을 만큼 울었다. 그날 조안나가 너무도 아름답게 불러준 ‘메모리’는 평생 못 잊을 것 같다.

조아나 암필: 나는 ‘젤리클 축제(The Jellicle Ball)’ 장면을 좋아한다. 14살 때 그 노래를 라디오에서 처음 들었고, 그 때부터 그리자벨라 역할에 눈독을 들였다.

댄 파트리지:  나도 뮤지컬을 처음 알게 해준 작품이 ‘캣츠’였다. ‘미스터 미스토펠리스(Mr. Mistoffelees)를 듣고 반했는데, 이렇게 내가 프로 배우가 되어 무대에서 그 장면을 연기한다는 것이 늘 특별하다.
 



▲ ‘캣츠’ 공연 – 그리자벨라(조아나 암필)

Q 고양이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어떤 연습 과정을 거쳤나.
브래드 리틀:
‘캣츠’의 고양이들 중 가장 인간적인 캐릭터가 우리 셋 같다. 다른 배우들이 고양이를 표현하는 걸 보면 정말 놀랍다. 연습 기간에 즉흥 표현 수업이 있었는데, 젊은 친구들이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보면서 존경심까지 생기더라. 

댄 파트리지: 모두 정해진 가이드라인을 따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예를 들어 털이 많은 고양이라면, 그 고양이로서 팔을 접고 뻗는 모든 행동에 다 가이드라인이 있다. 그걸 숙지한 다음 자유롭게 즉흥 연기를 하는 거다. 고양이들 안에서도 서열과 나이가 다 달라서 그에 따른 표현도 가지각색이다. 내가 맡은 럼 텀 터거는 락앤롤에 대해서도 알아야 할 게 많았다. 또 배우들에게는 각자 연기하는 고양이를 표현하기 위해 기억해야 할 세 가지 형용사가 주어지는데, 그것도 큰 도움이 됐다.
 



▲ 럼 텀 터거(댄 파트리지)

브래드 리틀: 세 가지 형용사는 트레버 넌 연출이 40년 전 초연부터 배우에게 줬던 숙제다. 배우들은 매 공연마다 각자 주어진 세 가지 형용사를 마음에 새기고 거기 맞는 연기를 펼친다.

조아나 암필: 그리자벨라는 등장 시간이 짧은데, 그 시간 동안 관객들이 내게 집중하게 만들어야 한다. 또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메모리’는 많은 분들이 너무 잘 알고 있는 곡이라 부담도 크다. 매일매일이 큰 도전이다.

브래드 리틀: ‘메모리’를 잘 부를 수 있는 배우는 많지만, 조아나처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잘 없다. 그녀가 부르는 ‘메모리’를 처음 들었을 때 우리 모두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녀는 노래로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진정한 아티스트다.

Q 브래드 리틀은 한국과 인연이 깊은데, ‘오페라의 유령’ 팬텀으로 기억하는 관객이 많을 것 같다.
브래드 리틀:
우리가 직업상 가진 특권이자 도전이 늘 새로운 역할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팬텀도 올드 듀터러노미와 너무 다른 캐릭터인데, 이렇게 완전히 다른 역할을 할 수 있어서 즐겁다. 그간 전세계의 많은 나라를 돌아다니며 공연했는데, 그 중에서도 한국은 내게 제2의 고향이다. 
 



▲ 올드 듀터러노미(브래드 리틀)
 

Q 조아나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팬이라고 들었다.
조아나 암필:
한국 드라마 팬이다. 내가 너무 사랑하는 현빈의 나라에서 실컷 드라마를 볼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이렇게 한국에 있다 보면 언젠가 한국 아이돌과도 한번쯤 마주치지 않을까(웃음).
 

댄 파트리지: 지금 조아나가 상당히 얌전히 얘기한 거다. 분장실에 가보면 정말 온통 현빈 사진으로 도배를 해 놨다(웃음).
 

Q 서울 공연에 이어 대구 공연도 예정돼 있는데.
댄 파트리지:  한국 관객들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관객들이다. 매 공연 후 SNS등을 통해 응원메시지를 받는 것이 일상이 되었는데, 다른 도시에서의 공연도 무척 기대된다.
 

브래드 리틀: 대구는 내가 ‘지킬앤하이드’, ‘오페라의 유령’과 콘서트를 했던 곳이다. 다시 내 지인(팬)들을 만날 수 있어 기대된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에스앤코 제공  
 

☞ 뮤지컬 ‘캣츠' 예매 ☜
 


[ⓒ 플레이DB www.play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공유 페이스북 공유 RSS 구독
글자크기 본문 글자 크기 확대 본문 글자 크기 축소 스크랩 이전글 다음글 목록

댓글쓰기

입력
플레이DB의 모든 공연DB는 다음, 네이트 등 포털사이트 공연정보로 연동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