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소극장으로 돌아온 16년차 밴드, 델리스파이스

작성일2012.04.13 조회수9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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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6년째를 맞은 밴드 델리스파이스가 오랜 팬들을 소환한다. 이들은 21~22일 NH아트홀에서 팬들에게 소극장 라이브의 진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타이틀은 인기곡 '챠우챠우'의 가사이기도 한 '너의 목소리가 들려'. 마치 더 가까이서 무대를 보고 싶어하는 팬들의 원성(?)에 답하는 듯 하다. 그만큼 이번 공연은 7집 발매 후 줄곧 대형무대에서만 노래해온 델리스파이스가 오랜만에 오르는 소극장 무대. 선곡 역시 오랜 팬들에게는 각별히 반가운 소식이 될 듯하다. '1231' '봄봄' '누가 울새를 죽였나' 등 최근 공연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희귀템'이 레퍼토리에 들어갈 예정. 아래는 한창 공연준비중인 델리스파이스의 김민규, 윤준호를 만나서 나눈 이야기다.
 
이번 공연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김민규 : 이전 공연에서는 주로 7집에 수록된 곡을 불렀는데, 이번에는 그 동안 잘 안 불렀던 옛날 곡들을 위주로 선곡을 하려고 해요. 이제까지 발표한 앨범이 꽤 많은데, 공연을 하면 늘 부르는 곡이 비슷하게 정해지더라고요. 그런 걸 좀 탈피하려고요. 저희에게도, 보는 분들에게도 색다른 자리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무대장치나 조명도 중요하지만, 어떤 곡을 부르느냐에 따라서 공연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거든요.

선곡은 다 하셨나요?

윤준호
: 아직 다 정하지는 않았어요. 일단 후보 곡을 폭넓게 정해놓고 그 안에서 추리고 있어요. 실제 공연에서 10곡을 부르면, 그 전에 일단 스무 곡 정도를 후보로 정해두죠.

선곡이나 공연장 선정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김민규 : 저희는 늘 예전 팬들을 위해서 뭔가를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시지 않는 것 같아요.(웃음) 매번 공연이 끝나고 나면 '이 노래는 왜 안 하냐, 다른 데서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오더라고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도 조금씩은 맞춰주고 싶거든요. 예를 들어 3집에 수록된 '울새를 죽였나'같은 노래는 공연장에서 부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그런 곡을 하면 듣고 싶어했던 분들에게 의미가 있겠죠.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공연은 언제인가요?

윤준호
: 작년에 참가했던 지산락페스티벌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관객들과 오랜만에 만난 공연이기도 했고, 지산락페스티벌이 이제 자리를 잘 잡아서 분위기가 정말 잘 잡혔더라고요. 관중들의 에너지와 우리의 기대가 딱 만나는 접점이 생겨서 에너지가 팡 터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무대에서도 그런 게 느껴지거든요. 그러면 굉장히 짜릿해요. 소름도 돋고. 그 물론 그 전에도 좋은 공연이 많이 있었지만, 예전 일이라 생각이 잘 안 나요.(웃음)

 
작년 9월에는 7집을 발표했고, 얼마 전에는 라이브 앨범도 냈는데요. 오랜만에 작업을 하면 느낌이 좀 다를 것 같아요.

김민규 : 제일 달라진 건 몸이 힘들다는 거에요. 예전에는 녹음 자체가 힘들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만드는 게 힘들었지. 그런데 이제는 몸이 힘들어요.(읏음) 보통 녹음을 하면 8~9시간 동안 하거든요. 세 시에 시작해서 열 한시, 열 두시가 되면 몸도 지치고 귀도 먹먹해지는데, 그런 게 예전과는 다른 것 같아요.

조금 지난 일이긴 하지만, 6집과 7집 사이 5년 반의 공백기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해요.

김민규 : 각자 생활이 있죠. 여행도 하고, 취미생활도 하고. 그런데 이제는 그게 옛날 일이 되버려서 잘 기억이 안나요.(읏음) 7집 앨범을 준비하면서 있었던 일만 기억나요. 다시 일을 시작하니까 쉬었던 건 금방 옛날 일이 되버리더라고요. 그 때는 취미생활을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예전보다 더 넉넉하고 느긋해진 느낌이에요.

김민규 :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해요.(웃음) 어떤 노래는 그 시절의 모습으로 노래하면 좀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노래 중에 좀 예민한 곡들이 있잖아요. 그런 곡들은 좀 더 예민한 모습으로 노래하면 좋을 것 같은데, 지금은 저조차도 그런 노래를 하기가 좀 어색할 때가 있거든요. 안 어울리는 배역을 맡은 배우가 된 느낌이랄까. 어느 정도 나이를 먹었는데 십대 역할을 맡은 배우를 볼 때의 그런 어색함이 있잖아요. 그런 게 아쉽기도 한데, 반대로 예전보다 더 제대로 이해하고 부를 수 있는 노래도 있는 것 같고요.

6집까지 함께 했던 드러머 최재혁씨가 7집에서는 빠지셨는데요.

김민규 : 음악적 방향도 다르고, 쉬는 동안에 그 팀(옐로우 몬스터즈)이 재혁이한테 메인 밴드가 되어버린 것 같아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걸 누구 탓이라고 할 수도 없고. 굳이 따지자면 시간 탓이겠죠. 되돌리기엔 재혁이도 그 쪽으로 너무 많이 가 있었고, 우리도 새 앨범작업을 무조건 미루기만 할 수도 없었으니까 적당한 타협점을 찾은 거죠.



요즘은 가사를 어떻게 쓰시나요?

김민규 : 제 나이가 되면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있어요(웃음) 그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쓰게 되는 것 같아요. 뭔가를 찾아서 하기보다 자연스러운 명상을 통해서?(웃음)

Ep앨범을 작업 중이라고 들었어요.

김민규 : 7집 작업을 하면서 썼던 곡들을 담으려고 해요. 미완성 상태의 곡들이라 7집에는 담지 못했어요. 이를테면 영화의 시나리오만 있는 거죠. 시나리오를 찍고 편집해서 완성하려면 시간이 굉장히 많이 필요하잖아요. 그걸 다 하려고 했으면 아마 작년에 앨범을 못 냈을 거에요. 일단 7집을 먼저 내고, 그 때 미처 작업하지 못했던 것들을 담으려고요. 그 이후에도 또 하겠죠. 그 동안 너무 오래 공백기간을 두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그 때 그 때 바로 작업하려고요.

김민규씨는 쉬는 동안 여행서적을 쓰셨고, 윤준호씨는 자전거 매니아로 알려져 있는데요, 요즘도 꾸준히 취미활동을 하시나요?

김민규: 한동안 캠핑에 빠져서 자주 다녔는데, 지금은 못 간지 1년 된 것 같아요. 다시 가고 싶은데 말처럼 쉽지 않네요.

윤준호 : 쉬는 동안 자전거 관련 프로젝트공연을 기획해서 5번 정도 했어요. 공연 타이틀이 델리스파이스 노래 제목인 '달려라 자전거' 였어요. 그런데 막상 우리 공연으로는 한 번도 못해봤죠. 앞으로 기회가 있다면 델리스파이스와 함께 그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어느새 16년차 밴드가 되었는데요, '델리스파이스다운 음악'을 정의한다면?

김민규 : 우리 음악을 스타일로 정의하면 너무 광범위해져요. 포크부터 락, 헤비한 음악, 댄스오브락… 장르로 따지면 안 해 본 것 없이 거의 다 해본 것 같아요. 다만 이제는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들으면서 '델리스파이스는 내 청춘을 노래했구나, 내 인생을 노래하는구나'하고 생각하는 정도면 좋을 것 같아요. 1~2집을 들으면 청춘이 떠오르고, 7집을 들으면 '아, 내 인생 얘기구나'하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청춘의 대변자, 혹은 인생의 대변자?(웃음)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뮤지커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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