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소년같은 외모에 숨겨진 진지한 반전매력 <햄릿:얼라이브> 고은성

작성일2017.11.22 조회수5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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옅은 속쌍꺼풀에 소년 같은 외모, 그와는 전혀 다른 반전의 탄탄한 음색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한 몸에 받은 청년이 있다. 바로 뮤지컬 배우 고은성이다.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수록곡 ‘대성당들의 시대’를 멋지게 소화해 강렬한 첫인상을 남긴 그는 결승전까지 진출하며 일약 대세 뮤지컬 스타로 떠올랐다. 방송의 인기와 함께 소극장과 대극장, 콘서트장과 극장을 오가며 바쁜 활동을 한 그는 오는 23일 개막하는 창작 뮤지컬 <햄릿:얼라이브>에서 햄릿 역으로 새롭게 관객들을 만난다.

고은성은 햄릿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마다 말 한마디, 한마디를 고민하며 신중하게 답을 이어나갔다. 평소 솔직하고 시원시원한 그의 모습과는 달리 지나치게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너무 생각이 많은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한 마디 답으로 자기 생각을 대신했다. “햄릿이 그런 인물인 것 같아요. 끝없이 고민하게 만드는” 조금은 방어적으로 보였던 그의 대답은 아마 진지한 태도로 작품을 준비한 만큼 자신의 생각이 혹시나 왜곡되지 않길 바라는 그의 바람 아니었을까.

 
준비된 자에게 주어진 기회, 햄릿을 만나다

“애초에 햄릿이 올라간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제게 기회가 올 거라곤 생각조차 하지 않았어요.”

고은성이 창작 뮤지컬로 햄릿이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건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에 출연하던 지난 겨울이었다. 성종완 연출을 통해 소식을 접했지만 그는 남의 세상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 작품이 주는 무게감도 무게감이지만, 대선배인 홍광호가 햄릿 역으로 출연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이미 들었기 때문. “광호 형이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부터 '난 할 수 없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처음부터 미련없이 마음조차 안 뒀죠.”

사실 그에게 햄릿은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었던 캐릭터였다. 3~4년 전 연출 및 배우들과 작품 분석하는 눈을 키우기 위해 시작한 스터디에서 햄릿을 공부하며 꿈을 키웠던 것. “당시에 어려운 작품으로 스터디를 하자며 골랐던 것이 <햄릿>이었어요. 그땐 햄릿에 출연할 줄 모르고 시작했던 작업이었는데 지금 보니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작품에 나온 캐릭터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분석했거든요.”

그런 그의 노력을 하늘이 알아준 덕분이었을까. 고은성은 본인의 예상보다도 더 빨리 햄릿 역을 제안받았다. 그것도 국내에서 처음 만들어진 햄릿의 창작 뮤지컬에 홍광호와 함께 더블캐스팅 된 것. 기대조차 하지 않았기에 고은성은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듣고 너무나 깜짝 놀랐다고. “정말 (캐스팅 소식을 듣고) 울 뻔했어요. 근데 동시에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서더라고요. 마음을 편하게 먹기로 했어요. 부담을 버리고 재미있게 즐겨야겠다는 생각뿐이었죠.”
 



부담을 내려놓고 즐기기 시작한 연습… 홍광호는 나의 선생님

홍광호, 양준모, 김선영 등 함께 출연하는 굵직한 선배들과 연습을 시작하며 고은성이 스스로에게 준 과제는 바로 ‘매일 연습실에서 재미있는 무언가를 찾기’였다. 선배 연기자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부담감을 내려놓기 위해 스스로 찾아낸 방법인 것. “부담을 갖고 무언가를 하면 잘 안 되더라고요. 재밌는 걸 찾겠다는 생각을 갖고 연습하다 보니 매일 연습실 오는 게 재밌어졌죠. 선배들과 얘기를 하면서도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특히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광호 형한테요. 제가 연기하는 걸 봐주면서 많은 조언을 해주셨거든요. 정말 좋은 선생님을 둔 것 같았어요.” 홍광호와 함께 대사 하나하나마다 ‘말의 동기’를 짚어가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며 도움을 받았다는 것.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행복하다지만 한편으로 홍광호와 더블캐스팅으로 배역을 맡은 것이 부담스러울 만도 한 상황. 일각에선 홍광호와 그를 비교하는 시선도 있을 수 있는 만큼 배우로서는 두 어깨가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기자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오히려 겸손한 말투로 해맑게 이야기한다. “부담이 클 이유가 없어요. 부담이 크려면 그 사람과 견줄 무언가가 되어야 하는데 전 아직 광호 형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니깐요. 형한테 배우면서 열심히 연습하다 보면 ‘나만의 좋은 것이 나오겠지’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어요.”
 



햄릿의 강렬한 매력…'햄릿은 우유부단하다'는 편견 지워낼 것

<햄릿:얼라이브>를 준비하며 셰익스피어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는 그. 연습하며 알게 된 작품의 매력을 묻자 준비한 듯 이야기를 쏟아낸다 “일단 스토리가 강렬하잖아요. 정말 완벽한 복수극이죠. 극 속의 대사 하나하나들도 와닿는 것들이 많아요.”

또한 창작 뮤지컬인만큼 음악과 내용 모두 새롭게 만들어지다 보니 함께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 역시 즐겁다고. 이미 뮤직비디오를 통해 공개된 극 중 넘버 ‘사느냐, 죽느냐’ 이외에 작품에 대한 또 다른 힌트를 줄 순 없냐는 질문에 고은성은 한참을 고민하더니 조심스럽게 답한다. “제가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관객 분들이 직접 보고 말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힌트만요? 제가 평상시엔 잘 울지 않는 스타일인데, 이번 작품의 음악을 듣고 저절로 눈물이 나더라고요.”

한편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우유부단하다고 알려진 햄릿에 대한 편견을 조금이나마 뒤집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가 연기하는 햄릿이 조금 더 입체적인 인물로 보이길 바랐기 때문. “비록 과정이 험난했지만 햄릿은 결국 복수에 성공하죠. 우유부단한 사람이라면 아마 도망가지 않았을까요? 내적 고민을 하는 모습만 보고 그의 전부를 판단할 순 없다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이 겪었다 해도 쉽게 감당할 수 없는 사건들이니까요. 햄릿의 상황에 이입해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봐 주시면 더 재밌게 작품을 보실 수 있지 않을까요?”
 



음악과 뮤지컬에 미쳤던 올해…내년 목표? 재밌게 사는 것

<햄릿:얼라이브>로 올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고은성.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낸 그에게 2017년은 어떤 의미였을까. “참 아름다운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올해는 정말 음악과 뮤지컬에 제대로 미칠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좋은 기회를 통해 잠시나마 관심을 받았고, 많은 것들을 배우기도 했고요.”

특히 JTBC 예능 프로그램 <팬텀싱어> 출연을 통해 크로스오버 가수로서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건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무대 위에서 연기할 때랑 가수로 무대에 설 때 느낌은 정말 다르거든요. 덕분에 전국투어 콘서트도 했고요. 기회가 되면 뮤지컬 배우이자 가수로서 계속 활동하고 싶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기는 사람이 가장 멋있어 보인다는 고은성의 내년 목표는 의외로 거창하지 않았다. 단지 재밌게 사는 것이라고. “뭘 해내겠다는 열정만으로만 가득차다 보면 놓치는 것들이 많더라고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제 일을 즐기려고요. 저도 그런 사람들을 보면 더 친해지고 싶은 생각이 들거든요.”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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