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인간 내면세곌, 예술가 등을 제외하고, 그대로 드러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 이유는 물론 사회적으로 비정상인으로 분류되어 격리되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차곡차곡 무의식, 잠재의식에 누적되는 부조화/저항/부조리가 어느 순간 용출되면 그것이 현대인의 일탈행위가 되는데, 오히려 인간의 본래 모습에 가깝다고 할 수있다. ''내가장롱롱메롱문열었을때''는 이러한 인간의 내면을 연극 무대에 드러낸 무대로 평가됨된.

난해한 작품임에는 분명하지만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극의 여러 주제가 서로 연관되어 있지만 그 중 복제에 대한 부분이 공연 무대에서는 자주 다루어지지 않아서 그런지 신선하고 생각거리를 많이 안겨주었습니다.

"내가장롱롱메롱문열었을때" (작,연출:동이향 사운드:윤민철 출연:김태근, 하치성, 이소희, 김석기, 임윤진, 하동국 제작:극단 두 극장:대학로 선돌극장 별점:★★★☆☆) 올해 초 창단공연 이었던 "떠도는 땅"을 올렸던 극단 두의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2011년도에 소극장 판에서 초연되었다. 일반적인 연극의 형식을 따르지 않고 독특하고 자신만의 작품 세계을 만들어 온 동이향 연출님의 작품이어서 기대가 되었다. 역시 서사성이나 내용의 이해가 조금은 어려워도 인간복제, 자살, 패륜, 욕망등의 소재를 장롱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이채롭게 풀어낸 것이 좋았다. 극이 시작되기 전 부터 OHP를 활용한 이미지 연출도 특이하다, 그리고, 선돌극장의 특성을 살려서 무대 뒤쪽과 옆의 공간 활용도 돋보인다. "터미널" 에서 보았던 김태근 배우님을 비롯하여 6명의 배우분들의 연기와 움직임도 인상적이었다.

극장 밖을 나오며 서로의 극 이해여부를 묻는 사람들 그 사이로 걸어 나오며 저 역시 그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야기 나눌 사람이 없었을 뿐. 인간복제, 욕망, 살인, 포르노, 폐륜, 일상, 미친 사람들, 자살 그리고 장롱. 연극은 제게 여러 가지 파편적인 단어들로 남아있습니다. 극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제가 온전히 전달받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직 정리가 안 된 생각들을 하얀 벽면의 텅 빈 무대에서 돌아봅니다. 연극은 시작과 함께 화두를 던집니다. ‘똑같이 찍혀 나오는 복제인간’ 극이 시작되고 인간, 인간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각자의 문을 열고 나가는 사람들. 최근 2년새 회사에선 3명이 자살합니다. 자살의 원인을 규명하고 자살의 이용해 혁신을 꾀하려는 회사의 변화 속에서 발맞추지 못하고 경비원으로 좌천되는 남자24. 어느 날 그 앞에 나타난 미친 사람, 남자24는 미친 사람을 쫓아 서울역으로, 그리고 그들 속으로 들어갑니다. 아버지를 죽이는 환상 속에 빠져 사는 남자24의 아들, 포르노에 빠져 사는 남자, 장롱 속 남편의 포르노를 생각하는 아내, 세상에 쓸모 없어진 옛날 남자, 쓸모 있어지기 위해 노력하는 오늘의 여자, 이들 모두 각자의 장롱문을 열었을 때 그들의 무의식의 것들이 펼쳐져 있습니다. 외침과 읊조림, 세상에 모든 미친 사람들이 서울역에 모여 있음을 생각해봅니다. 사람 머리 수 만큼의 외침과 읊조림 그리고 장롱, 이들이 세상에서 잘 살아보자 했을 빛의 시간과 그리고 현재의 어둠. 세상살이는 따뜻한 말 한마디 줄 수 없습니다. 다만 이들은 장롱문을 열었을 뿐입니다. 내가 장롱문을 열었을 때 한명한명 인간들은 복제되었고 한명 한명 인간들은 목을 매답니다. 복제로 만들어진 새로운 세계엔 아무도 없습니다. 해석의 여지가 넉넉하게 자리하고 있고 개인마다 생각할 거리가 다를 것임에 이 극은 오랫동안 회자될 극임이 분명합니다. 선돌극장 안에선 흔히 미장센이라 일컫는 그것이 정말 인상적입니다. 무대 위 6명의 배우들이 극을 연구하고 해석하며 연습하는 모습을 상상해보았습니다. 그들이 나눈 대화, 고민했던 것들이 극 속에서 많은 객석으로 충분히 전달되길 바랍니다. 11일까지입니다 3일동안 많은 사람들이 극을 보길 희망합니다! 내가 장롱롱메롱문 열었을 때 선돌극장 11/24 ~ 12/11

굉장히 우울한 이야기를 재치 있게 잘 풀어낸 연극이었어요.

정말 재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