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의 대략적인 내용은 인간이 아닌 동물, 그 중에서도 가장 인간과 비슷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원숭이의 장기를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 인간은 의료 산업 특히 장기이식기술의 미래로 원숭이에 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그러던 중 한국의 안박사가 원숭이 연구를 위해 원숭이들이 살고 있는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그 곳에서 원숭이를 실험 대상으로만 바라보던 박사는 그들을 관찰하는 도중 그들과 함께 어울리며 그 구성원으로 변모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물론 이야기의 서술 후반 원숭이를 사냥하는 인간들과의 갈등을 통해서 다른 생김새와 낯선 생물에 대해 경계하기 보다는 포용하는 원숭이들과 달리 다른 생명체를 그저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는 잔인한 인간의 면모를 대조적으로 보여주기도 해 단순한 재미뿐만 아니라 교육적인(?) 부분도 있다.

전문적인 마샬아츠 팀이 만들어내는 고난도의 아크로바틱 퍼포먼스는 단 한 순간도 시선을 돌릴 수 없을만큼 관객의 넋을 빼았기게 만들며 더불어 댄서들의 멋진 몸매는 특히나 여성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어 준다. 원숭이들의 언어를 인간의 언어와 달리 표현하기 위해서 의성어나 외래어 등을 차용하여 만들었는데, 이 역시도 상황에 적절하게 녹아들어 재미를 배가시킨다. 다만 해당 언어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막 처리는 장점이기도 하지만 무대에만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배경음을 담당하는 라이브 연주 및 아카펠라, 비트박스 팀은 날 것의 생동감 넘치는 공연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준다.

이렇듯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공연인데, 많은 이들이 더 많이 알고 찾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방의 작은 극단과 퍼포먼스팀이 합작하여 만들어낸 창작극이다보니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또한 다른 유명 극들과 달리 광고도 충분히 하지 못한다. 덕분에 나처럼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는 사람이 아닌 이상 이렇게 재미있고 좋은 공연을 많은 사람들이 못 보고 지나치게 된다는 것이 참 많이 안타까웠다. 특히 공연 시작 후 가장 앞자리에 있었기에 발견하게 된 댄서들의 짠한 모습들 때문에 더 많이 마음이 쓰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고난도의 동작들과 허술한(?) 의상들로 인하여 배우들의 몸에 생긴 상처들이 더욱 더 많이 눈에 띄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든 기색 하나 없이 한 시간이 넘는 공연시간 내내 쉴 새 없이 뛰고 날아다니는 고난도의 퍼포먼스를 지속해 나가는 그들이 대단하게 느껴지며 더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즐겨줬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