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을 모르고 봤는데 어렵지 않았다. 무대색감과 소품활용도 배우들 동선과 연기력이 흥미롭고 좋았다.

좋았습니다.

감성팔이를 이용한 눈물 연출, 모든 사람이 관객이다를 표현하기위한 것을 의도 했다면 의도한대로 했다지만.. 바로옆에서 옷을 갈아입는 것은 이해하지만 다리을 떠는 것이 보였고 거기에 시선을 뺏긴 순간 집중을 할 수 없었습니다.

옆에분이랑 같이 졸았네요

이건 진짜 배신이다. 소설 아몬드의 가장 큰 장점은 캐릭터성이 살아 있다는 점이다. 근데 연극은 그 지점에서 완전히 실패했다. 곤이는 평범한 양아치 남고딩이 아니다. 근데 연극에서는 그렇게 그려졌다. 소설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장면, 그니까 곤이가 나방을 죽이는 장면이 완전히 삭제 됐다. 난 그 장면 보려고 연극 보러 간 것이기도 했는데 정말 많이 실망했다. 소설에서 그 강렬한 장면 하나로 곤이의 정체성이 확보됐다. 근데 삭제라니... 각색에 실패하셨어요 진짜. 연극은 전반적으로 윤재보다 곤이의 사건에 치중해 각색됐다. 중요한 건 사건이 아니다. 캐릭터와 감정의 흐름이 중요한 소설이었다. 곤이의 비중이 늘었는데도 곤이에게 애정이 가지 않았다. 다소 과격한 욕과 행동만 기억난다. 진짜 각색에 실패하셨어요... 다음으로 도라 캐릭터... 진짜 매력적인 역할인데 보조적인 여성 캐릭터의 형태로 가둬 버렸다. 뽀뽀 장면 하나를 위해 도라가 존재하는 기분... 이 둘의 로맨스 서사가 거의 생략돼서 화났다기보다 캐릭터에 한계를 지어 버려 화가 났다. 아몬드 이 소설의 핵심은 관계성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읽었다. 도라와 곤이를 만나 각자에게서 윤재가 치유받는 과정. 근데 그런 장면들, 그런 감성들은 다 어디다 버려 버리고, 서사만 남아 버린 걸까. 안타깝고, 실망스럽다. 중요한 점은 그렇다고 해서 서사가 잘 표현 됐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일단 빵집 사장과 윤재의 관계가 인상적인데 빵집 사장은 등장도 하지 않는다. 윤재의 과거 스토리를 핵심만 빠르게 보여주고, 바로 학생이 된 윤재를 다뤘어야 했는데, 소설처럼 똑같이 과거 현재를 오락가락한다. 이게 연극을 이해 어렵게 만드니까 누군가는 철학적이라고 느꼈나본데 이건 철학적인 게 아니라 그냥 각색 실패다. 내용을 명확히 하고 나서, 곤이 도라를 만나고 그 과정에 집중해 극을 끌어나갔어야 했다. 그리고 다소 충격적이던 장면... 윤재가 곤이를 구하러 간 장면에서 영상으로 표현한 거... 진짜 감독님 다 용서해도 이건 용서 못해. 게다가 마지막에 윤재가 엄마가 깨어난 걸 보고 눈물 흘린 장면 어디다 버린 건가요... 그 명장면은 버리고, 이상한 지점에서 감성팔이라니... 진짜 눈물 1도 안 나 버렸네요ㅠㅠ 아무튼 이 연극은 소설에 대한 배신이고, 실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