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첼로 선율이 아직도 가슴이 남았어요 ㅠㅠ

세종문화회관에 갔다.

세종문화회관은 꽤 오랜만의 방문이었다. 서울 도심의 한복판에 있으면서, 강남의 예술의 전당과는 또 다른 멋과 운치를 느낄 수 있는 곳.

천천히 건물로 들어가는데, 3월이 되고 날이 풀려서 그런지 사람들의 옷차림이 한결 가벼워진듯 했다.

토요일 오후에는 어디에든 사람들이 많았다. 이곳저곳 이동하는 발걸음 속에서 음악회에 가는 기분은 왠지 모르게 설레고, 두근 거린다. 오늘은 또 어떤 음악을 들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들의 혼신의 눈빛과 동작, 거기에서 나는 또 무엇을 배우고 느끼고 돌아올까.

오늘 공연의 주인공은 트리오 아티스트리였다. 바이올린 변예진, 피아노 김고운, 첼로 변새봄으로 이루어진 이 트리오는 이번이 벌써 3번째 정기연주회라고 한다. 젊고 패기 있는 연주자들의 만남은 언제나 활기를 준다. 그들은 어떻게 만났고, 또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같이 연주를 하고 음반도 발매하는 계기가 되었을까? 문득 그것이 궁금해졌다. 사실 예술을 잘 하려면 동지를 잘 만나야 한다. 어떤 동료는 예술적 영감을 매번 죽이고, 기운을 떨어트리기도 한다. 또 어떤 동료는 나와는 다른 천부적인 재능을 실감케해서 무력감을 주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어떤 동료와 함께 하냐에 따라 나의 예술적 퍼포먼스가 위아래로 요동칠수가 있다. 특히나 연주라는 동시적이며 무대위에서 펼쳐지는 음악이라는 분야는 더욱 그럴것이다. 우리가 아는 유명한 작곡가나 연주자들 모두, 당대에 함께 교류한 라이벌이자 친구와 함께 같이 이름을 알리곤 했으니까. 그런 점에서 이 세명의 젊고 열정 넘쳐보이는 트리오는 참 잘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멋진 연주를 계속 함께 해주주길. 다행히 팜플렛 뒷면에는 22년 12월에 4회 정기연주회가 예술의 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적혀 있었다.

오늘의 곡은 베토벤과 헨델과 할브로센, 그리고 마지막은 베드르지흐 스메타나였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 곡은 마지막에 연주된 스메타나의 곡, 피아노 삼중주 g단조 op.15 였다. 즉흥적인 듯 , 변화를 알수 없게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 다시 정적으로 그러다 폭발적으로 움직이는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앞선 두 곡보다는 훨씬 마음에 와닿았고, 스메타나의 곡들을 많이 들어보지 못했는데, 집에 돌아가 한번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을 마치고 옆의 교보문고에 방문했다.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책을 보고 있었다. 사람들이 읽는 책에서도 결국엔 누군가가 한 말을 찾고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만나는 사람, 공연에서 만나는 사람, 그리고 함께 예술활동을 해가는 동료, 모두가 소중한 사람들이다. 후다닥 지나간 두달을 뒤로 하고 남은 2022년에 더욱 산뜻하고 맑은 기운으로 사람을 만나고 문화를 즐겨야겠다고 다짐한 좋은 시간이었다.

[이 글은 초대권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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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 들었습니다.연주가 너무 좋아서 다음에 세분 정기연주하실 때 또 갈께요.
감사합니다

체임버홀에서 연주자들의 호흡과 감정을 함께 느낄수 있는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덕분에 좋은 곡도 알게되고 힐링도 하고 너무 좋았어요!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트리오 아트스트리 제 3회 정기공연 다녀왔습니다.ㅎ 트리오 아티스트리는 피아니스트 김고운, 바이올리니스트 변예진, 첼리스트 변새봄으로 이루어진 트리오팀입니다. 세 분다 러시아로 음악유학을 다녀오셨으며, 모스크바에서부터 함께 활동한 팀이시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세 분의 호흡이 잘 맞았던 연주였습니다. 트리오 아티스트리는 음반 발매 경력도 가지고 있으신데요, 실내악에 대한 열정이 크신 아티스트팀이신거 같았어요. 이번 정기 공연에서는 베토벤의 피아노 트리오 C단조 3번과 헨델의 파사칼리아 G단조, 세메타나의 피아노 트리오 G단조 15번을 연주하셨는데요, 트리오 작품이다보니 교향곡보다 생소한 음악들이었습니다. 하지만 트리오의 장점, 연주자의 한 호흡 한 호흡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헨델의 파사칼리아는 춤곡의 일종으로, 매우 강렬한 박자의 음악이라 뜨겁게 호응할 수 있는 음악이어서, 클알못인 제가 또 하나의 음악을 알게 되어 참 좋더라구요. 집에 돌아오는 길에 파사칼리아 장르의 클래식을 들으면서 돌아왔습니다. 마지막 곡이었던 세메타나는 드보르작과 함께 애국주의 체코 음악가인데, 트리오G단조 15번은 병으로 두 딸을 연이어 잃고 나서 작곡하신 곡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처음은 발랄하게 시작하더라도 곡 전반에 묻은 무거움과 비극적인 느낌이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곡이 빠른부분조차도 소중한 것을 잃은 분노 혹은 그럼에도 미치지 않기위한 발버둥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음악은 감정의 언어라 어느시대, 어느 문화권을 막론하고 공감할 수 있는 힘이 있나 봅니다. 토요일 저녁, 힐링의 클래식 공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