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쭘하게 혼자 다녀왔습니다. ㅎㅎ
그러나 혼자라고 느낄 시간없이..
정말 혼신의 힘으로 연기를 하시더군요..
초반부터 너무 힘든거 아닌가 생각했는데
역시나 후반쯤 돼니 배우들의 얼굴에 굵은 땀방울이..
주인공분.. 정말 미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역에 몰입하셨습니다.
뭐 다만.. 별 하나뺀거는.. 너무 리얼해서..호호
사창가라 그런 내용이 있긴했겠지만.
너무도 리얼해서 소리만으로도 다들 뻘쭘..
암튼. 정말 잘봤습니다.

초반부에 관객이 따라가지 못할정도의 설정들로 극에 몰입하지 못하였습니다.
물론 연극이 객석과 무대사이의 벽은 당연히 존재하지만 이것을 무너뜨리는 연출이란 배우의 연기등의 요소가 부족했습니다.
연기를 못했다라는 표현보다 내공 부족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후반부로 가면서 극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요소가 이런 결과를 가져 왔는지 의아하면서도 신기했습니다.
스토리 자체도 신파이고 한데 끝맛은 좋았던 공연입니다.

앞으로 다듬어진 모습이 기대되는 공연이었습니다.

연기의 열정과 실력도 대단했지만,
우선 무대 세팅과 음악이 뛰어났던 것 같다.
앞으로도 좋은 연극 많이 만들기를!

커플들이 쌍쌍이 많이 왔더군요..
근데 내용이 좀 그래서 다들 뻘쭘해 하던데 ㅎㅎ
그 장면만 되면 삭막할 정도로 침묵을.. ㅋ

연기 너무 잘하시더라구요..
전반적으로 내용도 좋고, 연기도 너무 잘하시고..
아쉬운점이라면 위치가 애매..

나쁘지 않은 공연이었습니다.

언제부턴가 일본연극에 호기심이 생기는데요.
작년에 아무 생각 없이 봤다가 경악을 금치 못했던,
신주쿠양산박의 <소녀도시로부터의 메아리>의 여파가 저에겐 아직도 큰 듯 합니다.
대학로 연극과는 또다른 일본 특유의 신비로움이 물씬 풍기는 극이 참신하게 다가오네요.

이 작품은 극단 詩月의 창단공연으로,
00년 초반에 쓰여진 일본극을 번안한 극이랍니다.
원작자는 일본 고전소설에서 모티브를 얻어 극을 썼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일본설화나 신화같은 색채가 다분해요.
우화극(알레고리), 부조리극과 더불어 설화극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안성맞춤격인 작품이었다고나 할까요.
때문에 전설의 고향을 보는 느낌도 들고, 옛날 옛적 할머니가 해주시는 옛날 이야기를 마주하는 느낌도 나요.

스토리는 뭐 재밌습니다.
110분이라는 비교적 긴 분량의 공연임에도, 절로 몰입이 되서 지루할 틈 없이 시간이 후딱 갑니다.
스즈지로의 흥망이 극의 흐름에 따라 시종일관 긴장감 있게 전개되어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매우 드라마틱해요.

무엇보다 인간말종으로 묘사되는(그러나 참된 사랑에 눈을 뜨게 되는) 스즈지로와
갓 난 아기로 시작해서 성숙한 여인의 모습까지 그려지는 하카나
두 인물이 아주 인상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다가왔네요.
저런 배역이라면 어떤 배우라도 탐낼 만 하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연기욕구를 자극하는 매력덩어리 캐릭터였습니다.



아쉬웠던 점을 꼽자면,
일단 조명효과가 너무나도 장면에 따라 많고 휘황찬란해서 화려해 보이기를 넘어 산만하다는 것.
습관상, 소극장안에 들어서면 일단 무대 먼저 살펴보고 조명기를 쭉 둘러보는 편인데요,
이 공연은 조명대에 조명기기가 빠곡하게 들어차 있더군요.
왜저리 많이 매달아놨을까.. 의아했는데 공연보니 이해가 되더군요, 그만큼 조명의 기교가 현란해요.
하지만 저에게는 그 기교라는걸 너무 많이 부려서 오히려 극의 몰입에 방해가 되었네요.

도깨비 연출도 조금 밋밋하고 심심한게 아닌가.
막말로 도깨비와 사람의 차이를 구분치 못하겠더군요.
의상이나 헤어로 조금 표현을 한 것 같은데 별로 티가 나지 않았고 도깨비의 해학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말투나 어휘를 특색있게 구사하던지, 동선이나 동작의 특징을 잡아내던지..
암튼 무언가 도깨비만의 낼 수 있는 아우라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또 하나, 팜플렛은 오타가 심하고 내용이 부실해서 아쉽더군요.
물론 공연 그 자체만으로 후기를 남겨야 되지 않냐 하시겠지만,
기획도 공연의 일부고 팜플렛 제작이 기획의 일이라면 팜플렛에 대한 하소연을 써도 되겠죠?;
명색이 극단의 창단공연인데, 우리나라의 기성극이 아닌 굳이 일본극을 번안까지 하면서 올리게 된 기획의도라던지.
작품의 구체적인 소개 등을 볼 요량이었는데 간단한 시놉 몇 줄 적혀 있어서 힘이 쪽 빠졌습니다.
고승덕 의원의 격려사는 군데군데 오타가 보여서 신뢰감마저 떨어지더군요. 첫 페이지부터 기대감이..

...

사실 설화극이라는 정보를 듣고
온달신화를 희곡으로 풀어낸 최인훈 선생님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류의 강렬한 묵직함을 기대했었는데
그런 것 보다는 잔잔함과 애잔한 순애보로 막을 내리는 달콤쌉싸름한 메시지가 다소 아쉽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봐도 공감하고 재밌게 볼만한 공연임에는 확실합니다.
그만큼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작품이라고 생각되네요.

극단 詩月 창단 축하드립니다 ^^